2009 양양의 6·25 비화

쿠폰 뺏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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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11회 작성일 2010-04-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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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뺏기

일제강점기 때 보통학교에서는 ‘쿠폰 뺏기’라는 것이 있었다. 반마다 일정수량(보통 10개)의 쿠폰을 나누어준다. 그리고는 같이 다니다가 무심코 한국말을 하면 옆에 있던 친구가 이를 지적한다. 그러면 자기가 갖고 있던 쿠폰을 지적한 친구에게 하나를 주어야했다. 일주일 혹은 한 달 단위로 이를 계산하여 빼앗긴 쿠폰만큼 일정 벌을 받던 것이 바로 쿠폰 뺏기였다.

이 쿠폰 뺏기가 해방이 되고 난 다음에도 성행하였다. 다만 그 대상이 한국말이 아니라 일본말이었다. 일본어를 배워야 했던 세대에게 다시 한국말을 사용하라는 것은 큰 어려움이었다. 이미 생활 속에 일본어가 파고 들어가 있었던 터였다. 국가 차원에서도 일본 색채를 하루바삐 지워야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이를 완전히 못 쓰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았다.

인공 시대에 통학반이라는 게 있었다. 학생들은 아침을 먹으면 모두 모여 같이 학교로 향해 가고 같이 마을로 돌아오곤 하였다. 이때 조잘조잘 재잘재잘 하면서 무심코 일본어를 섞어 쓰면 먼저 지적한 사람에게 쿠폰 하나를 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