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양양의 6·25 비화

뱀에 물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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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28회 작성일 2010-04-0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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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에 물리면

의용군에 가지 않으려고 우리 시숙이 차골에 숨었다. 그리고는 맏동서가 밤낮으로 사람들 몰래 밥을 해 갖다 주곤 하였다. 가면서 남에게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마치 나물을 하는 것처럼 꾸며 나갔고 또 돌아올 적에도 일을 하다가 오는 것처럼 보이려고 갖가지 일들을 하였다. 한 번은 산에 밥을 갖다 주고 오다가 개울에서 발을 씻는 중이었다. 갑자기 난데없이 뱀이 나타나더니 발을 물었다. 뱀에 물린 발이 퉁퉁 부어올랐다. 의사에게 데려갈 경황이 없었고 또 난리 중이라 의사를 찾기가 만만찮아 급히 응급처치를 했다.

당시 우리 남편은 산에 안 가고 집에서 피난을 했다. 누가 오면은 방구석에 누워 있으면서 환자처럼 위장을 했다. 형수가 뱀에 물리니더 이상 위장을 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급히 뛰어나와 응급조치를 하였는데, 뱀독을 빼는데 호미를 달구어 찔러야 한다고 했다. 급히 불을해놓고 호미자루를 빼내어 불에 달구어 뱀에 물린 곳을 문지르면서 찌르니 물이 파악 나왔다.

사실 이는 소가 병이 났었을 적에 써먹던 방법이었는데 급하니 사람에게도 써먹은 것이었는데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다. 당시 뱀에게 물린 맏동서(이주해, 여․93살)는 지금도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