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양양의 6·25 비화

비행기가 떠야 좋은데 오늘은 비행기가 왜 안 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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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05회 작성일 2010-04-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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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가 떠야 좋은데 오늘은 비행기가 왜 안 뜨지

정병교의 가족은 6․25가 터지자 정선까지 피난을 갔지만 곧 이내 돌아왔다. 다른 누구처럼 인민군이 벌써 진주하여 집에 가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농사를 짓고 있었다. 당시 100일 정치라 불리던 시절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당시 하루도 비행기가 공습을 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주민들은 비행기 공습이 무서워서 낮에도 산으로 피난을 가곤 하였는데,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정병교의 어머니가 길을 가다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

“비행기가 떠야 좋은데 오늘은 비행기가 왜 안 뜨지.”

그런데 마침 곁에 있던 이가 인민위원장의 어머니였다. 그 말을 전해들은 인민위원장은 어머니를 붙잡아 가서 족치기 시작하였다. 누구에게 그런 말을 들었느냐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누구인지를 대었다면 그 말을 한 사람도 붙잡혀 가 모진 고통을 당해야만 했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어머니는 비행기가 뜨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도 알지 못하는 분이었다. 주위에서 어쩌다가 주워들은 말을 무심코 내뱉었을 뿐이었다. 그러니 누구에게 들었는지도 잘 모르는 형편이니 누구라고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쨌든 시댁사람들도 며느리가 집안사람 모두 잡으려고 한다고 며느리(어머니)를 야단하곤 하였다. 어머니는 그렇게 집 안팎으로 고통을 당하였다.

죽리는 절골집, 가운뎃집, 횟골집 등이 지방빨갱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