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문화26호

[특별기고] 안중근의사(安重根義士)와 한시(漢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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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457회 작성일 2015-06-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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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안중근의사(安重根義士)와 한시(漢詩) 이야기
 
전 양양문화원장  양 동 창

 

금년 2015년(을미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입니다.
일제의 국권침탈로 고통 받는 민족과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면서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산화하신 선열들의 명복을 빌면서 수많은 애국지사 가운데 안중근 의사와 한시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계몽운동 및 의병활동

 

  안중근 의사는 1879년 7월 16일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하시여 태어날 때 배에 검은 점이 7개가 있어 어릴 때에는  응칠(應七)이라고  불렀으며 17세에 결혼하여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습니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국권회복운동을 전개하기 위하여  상하이[上海]로 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부친이 사망하자 돌아오셨습니다.   
  그 후 교육운동과 국채 보상운동 등 계몽운동을 벌렸고  1907년 고종의 강제 퇴위와 한일 신협약의 체결로 군대가 해산됨에 따라 의병 활동이 일어났으나 국내활동이 여의치 않아 두만강 부근의 노브키에 포스코를 근거지로 훈련하면서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했으며 이때  이범윤을 총독으로 김두성(金斗星)을 대장으로 추대하고 참모중장이    되었습니다.

 

        국내 진입 작전 당시 읊었던 愛國詩(애국시)

 

男兒有志出洋外 (남아유지출양외)  사나이 뜻을 품고 나라밖에 나왔다가
不事入謀難處身 (불사입모난처신)  큰일을 못 이루니 몸 두기 어려워라.
望須同胞誓流血 (망수동포서류혈)  바라건 데 동포들은 죽기를 맹세하고
莫作世間無義神 (막작세간무의신)  세상에 의리 없는 귀신은 되지 말자. 

 

 

2. 이토히로부미 저격사건

 

  1902년 3월 2일 노브키에포스크에서 함께 의병활동을 하던 12분의 동지들과 단지회(斷指會 :일명 단지동맹)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했다.  안 의사는 침략의 원흉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암살하기로 하고 3년 이내에 성사하지 못하면 자살로 국민에게 속죄하겠다고 맹세하셨다.
  그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의 <원동보(遠東報)>와 <대동공보(大東共 報)>를 통해 이토가 북만주 시찰을 명목으로 러시아의 대장대신(大藏大臣) 코코프체프와 회견하기 위하여 온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안 의사(당시 31세)는 하얼빈과 채가구(蔡家溝)를 거사장로 정하고  채가구에 우덕순과 조도선을 배치하고 그는 하얼빈을 담당했다.
 
   안 의사가 의거 전에 하얼빈에서 지은 “丈夫歌(장부가)”인데 그 당시 일본경찰에 압수되었다고 합니다.
         
             丈夫歌 (장부가)      안중근

 

   丈夫處世兮       (장부처세혜)     장부가 세상 살아감이여
   其志大矣           (기지대의)         그 뜻이 크도다.
   雄視天下兮      (웅시천하혜)      크게 천하를 보노니
   何日成業          (하일성업)          어느 날에나 사업을 이룰 건가.
   時造英雄兮      (시조영웅혜)      때가 영웅을 만들고
   英雄造時          (영웅조시)          영웅이 또 때를 만드는구나.
   東風漸寒兮      (동풍점한혜)      동풍이 점점 추워짐이여
   壯士義熱          (장사의열)          장사의 열은 끓도다.
   憤慨一去兮      (분개일거혜)      분개하고 한번 감이여
   必成目的          (필성목적)           반드시 목적을 달성하리로다.
   鼠窃伊藤兮      (서절이등혜)       쥐처럼 도둑질 하는 저 이등이여
   豈肯比命          (기긍비명)           네가 어찌 살리오.
   豈度至此兮      (기도지차혜)       몇 번이나 이에 이르렀던고
   事勢固然          (사세고연)           사세가 그러하였구나.
   同胞同胞兮      (동포동포혜)       동포여, 동포여,
   速成大業          (속성대업)           속히 대업을 이루리로다.
   萬歲萬歲兮      (만세만세혜)       만세, 만세,
   大韓獨立萬歲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萬萬歲 大韓同胞    (만만세 대한동포)     만만세, 대한동포여!

 

   안 의사는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이토가 코코프체프와 열차에서 회담을 마친 뒤  러시아 의장대를 사열하고 환영군중 쪽으로 가는 순간 권총을 쏘아 이토에게 3발을 명중 시켰다.
   이어 하얼빈 총영사 가와카미[川上俊彦], 궁내대신 비서관 모리[森泰二郞], 만철(滿鐵)이사 다나카[田中淸太郞] 등에게 중경상을 입힌  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현장에서 채포되었다.

   그 뒤 러시아 검찰관의 예비심문과 재판과정에서 한국의병 참모중장이라고 자신을 밝히고 이토가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평화의 교란자이므로 대한의용군사령관의 자격으로 총살한 것이므로 나는 포로로 취급하여 달라 고 주장하였으며 5개월 동안 여러 차례 재판을 받으면서 이토의 죄상을 15가지나 제시하면서 자신의 정당성을 밝혔으나 일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묵살하면서 변호사의 선임까지 허용하지 않았으며 1910년 2월 14 일 사형선고를 받고, 3월 36일 뤼순감옥에서 사형당하셨다.

   <국가에서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다음은 창강 김택영(凔江 金澤榮)이 을사보호조약으로 나라를 잃자     비분강개하여 1908년 중국으로 망명하여 출판활동 중 안 의사가      나라에 보답하여 원수 갚은 일을 듣고 지은 시를 소개합니다..

 

         聞安重根報國讐事(문안중근보국수사)

                            창강 김택영(凔江 金澤榮)
                    
   萬里飄然一粟身  만리에 표연히 떠도는 좁쌀 같은 한 몸
   (만리표연일속신)
   舟中皆敵有誰親  한배 안에 모두 적인데 누구와 친하리오.
   (주중개적유수친)
   今日腐心潛水客  오늘 절치부심 물속에 잠긴 듯 한 나그네요
   (금일부심잠수객) 
   昔年嘗膽臥薪人  지난해 와신상담하는 사람이었네.
   (석년상담와신인)
   張椎荊劒胸藏久 장량(張良)의 철주와 형가(荊軻)의 칼을 가슴속에      (장추형검흉장구) 품은 지 이미 오래고
   魯海屈羅思入濱  노중련(魯仲連), 굴원(屈原)처럼 물(일라 강)에
   (노해굴라사입빈) 빠져 죽는 것도 생각했네.
   此行已決平生志  이번의 거사를 이미 평생의 뜻으로 결심하였으니
   (차행이결평생지)
   不問東關更向津  동관을 불문하고 또다시 항구로 향하였네.
   (불문동관갱향진)
   平安壯士目雙張  평안(황해)출신 장사가 두 눈을 부릅뜨고
   (평안장사목쌍장)
   快殺邦讐似殺羊  마치 양을 죽이듯 나라의 원수를 통쾌히
   (쾌살방수사살양) 죽였구나.
   未死得聞消息好  죽기 전에 이같이 좋은 소식을 듣게 되다니
   (미사득문소식호)
   狂歌亂舞菊花傍  국화 옆에서 미친 듯이 노래하고 춤추네.
   (광가난무국화방)
   海蔘港上鶻磨空  해삼 항(블라디보스톡)에는 송골매가 하늘높이 날     (해삼항상골마공) 아 오르고 
   哈爾濱頭霹火紅  하얼빈 역두는 벼락불로 붉게 물들었다
   (합이빈두벽화홍)
   多小六州豪健客  오대양 육대주의 많은 호걸들이
   (다소육주호건객)
   一時匙箸落秋風  가을 낙엽 떨어지듯 일시에 수저를 떨어뜨렸다
   (일시시저낙추풍) 
   從古何嘗國不亡  예로부터 망하는 나라 어이없으랴.
   (종고하상국불망)
   纖兒一倒壞金湯  금성탕지(金城湯池) 굳은 성도 어린아이가 헐었
   (섬아일도괴금탕) 구나.
   但令得此撑天手  단지 하늘을 괼 만한 이런 분이 있으니
   (단령득차탱천수)
   却是亡時也有光  도리어 나라 망한 때에 광채는 빛나리라.
   (각시망시야유광)

 

    * 魯海屈羅(노해굴라) - 노중련은 바다에서 순사하고 굴원은 멱라수 에 빠져 죽음
   * 東關更向津(동관경향진)-안중근 의사의 행적(산동-상해-북간도- 블라디브스톡)
   * 平安壯士(평안장사) - 실제로는 황해도 장사인데 착각한 듯.
   * 海蔘港(해삼항) - 러시아 블라디브스톡 항
   * 未死 : 이미 죽어야 하는데 아직 못 죽었다는 뜻
   * 邦讐 : 나라의 원수

   * 창강 김택영(凔江 金澤榮 : 1850 ~1927년)은 매천 황현(梅天 黃 玹)과 문장의 영재 이건창(寧齋 李建昌)과 더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유학자로 1905년 학부 편집위원이 되었으며 시인 산문가 비평가로서 반봉건적 문화운동을 벌렸고 탁월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역사책을 집필하였음.

 

 

3. 안중근 의사와 의암 류인석(毅菴 柳麟錫)

 

   춘천문화원과 의암학회 자료에 의하면 안 의사가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그대는 의병이라고 말하는데 의병의 총지휘자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팔도 총독 김두성(金斗星)이며 강원도 사람이다.”라고  답변하자 일제는 김두성을 찾기 위하여 혈안이 되었으나 끝내 찾지 못하였다.
   또한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 저격거사를 류인석 선생에 보고 했고 이에 류인석 선생은 거사가 성공하면 “이토히로부미의 동양평화를 교란하는 죄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격려했다고 했다.
   조동걸 국민대 교수는 1969년 “안중군 의사 재판 기록상 인물 김두성 고”에서 김두성은 류인석 장군의 가명이라고 밝혔다. 의암선생은 “다행이 죽이면 국가의 원수를 갚을 뿐 아니라 동양의 평화를 교란하는 죄를 더욱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는 대의명분을 온 천하에 천명하여 세계인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4.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

 

    안 의사의 유묵은 수십 편이 있습니다. 그중 한시와 관련된 몇 수만 소개합니다.  

  <보물 제 569-9 호> 이백시를 차운하여 쓴 유묵


            五老峯(오로봉)   

   五老峯爲筆(오로봉위필)  오로 봉으로 붓을 삼고
   三湘作硯池(삼상작현지)  삼상의 물로 먹을 갈아
   靑天一丈紙(청천일장지)  푸른 하늘 한 장 종이 삼아
   寫我腹中詩(사아복중시)  뱃속에 담긴 시를 쓰겠다.

 

       이백(李白)의  望盧山 五老峯(망려산 오로봉) 
  
   盧山東南五老峰(려산동남오로봉)  여산 동남쪽 오로 봉이여

   靑天削黜金芙蓉(청천삭출금부용) 푸른 하늘에 금색연꽃이 불쑥 솟아 있구나.
   九江秀色可攬結(구강수색가람결) 구강의 빼어난 경치를 모두모아 놓았으니 
   吾將此地巢雲松(오장차지소운송) 내 장차 이곳에서 구름과 소나무를 벗 삼아 살리라.

 

  <보물 제 569-11 호>
 
   思君千里(사군천리)  천리 밖 임금님을 걱정하니
   望眠欲穿(망면욕천)  바라보는 눈 허공을 뚫으려 하네.
   以表寸誠(이표촌성)  작은 충성을 표하였으니
   幸勿負情(행물부정)  저의 충정을 저버리지 마소서.
   * 고종황제에게 남긴 유묵이라고 함.

 

  <보물 제 569-21 호>

 

   欲保東洋(욕보동양) 동양을 보호하려면
   先改政略(선개정략) 먼저 전략을 고쳐야한다.
   時過失機(시과실기) 때를 놓쳐 실기하면
   追悔何及(추회하급) 후회한들 무엇하리요.

 

  <보물 제 569-12 호 >

 

   丈夫雖死心如鐵(장부수사심여철) 장부가 비록 죽을 지라도 마음은  쇠와 같고
   義士臨危氣似雲(의사임위기사운) 의사는 위태로움에 이를지라도 기운이 구름과 같도다.
   年年點檢人間事(연년점검인간사) 해마다 세사일 헤아려 보니

   惟有東風不世情(유유동풍불세정) 다만 봄바람만이 세태를 따르지  않네.

 

 

5.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

 

  중국 하얼빈 도안구 안승가 85호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3년 박근혜 대통령께서 중국 방문시 시진핑 주석에게 요청하여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일본의 반발을 예상하여 극비리에 하얼빈 역의    기존 1등석 승객대기실을 허물고 2014년 1월 19일 기념관을 개장    하였으나 일본의 반발이 거세였다고 합니다. 기념관에는 1909년 10    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이토를 암살하는 모형과 사진 등 유품 300    여점이 전시되어 있으나 매우 협소하였습니다.

  * 하얼빈(哈爾濱)은 중국의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로 겨울은 길고 여름은 짧으며 그 짧은 여름도 덥기보다 시원한 느낌을 주고 빙설 문화가 발전한 곳이며 “얼음의 도시”로 빙설 및 피서 관관광지로 면적은 5.78 평방키로미터 이고 인구는 960만 명이라고 합니다.

 

 <하얼빈 항일 유적지 탐방>

 

  강원도 문화원 연합회에서는 2014. 5. 20.부터 5. 23.( 3박 4일) 하얼빈과 목단강 지역의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하였다.
  필자도 일행과 함께 안중근 기념관, 백야 김좌진 생가와 일본 군국주의의 세균전쟁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  731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으며 안중근의사의 기념관을 하루 속히 확장 보완하여 대외에 일본의 만행을 만천하에 고발하는 사적지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참고자료


   1. 컬러판 한국사 (신흥서관)
      편저자 李鉉淙  朴性鳳  河炫綱
   2. 춘천문화원과 의암학회 자료
   3. 안태평의 한문교본 대가법첩
   4. 강원도민일보(제6751호) 기사
   5. 인터넷 자료 안중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