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문화26호

명승 - 대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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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96회 작성일 2015-05-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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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번지에 위치한 영산 설악산의 지붕이며 가장 높은 주봉(1,708m)이다. 또 내설악, 외설악의 분계점이며 중청봉, 소청봉이 그 밑쪽에 자리 잡고 있다.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나갈 수가 있고, 중청봉에서 비선대 쪽으로 나갈 수도 있다. 또 대청봉과 중청봉을 거쳐 소청봉을 지나 독주암 능선을 타고 오색약수로 나갈 수도 있다. 소청봉에서 서북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오색령에 이른다. 수억만 개의 돌이 널려 있는 넓고 넓은 암산으로 가는 것 같다. 이곳에 기이한 것은 떼를 지어서 자라는 잣나무, 주목들이 서로 기어서 지면으로 퍼져 녹해를 이루고 있다.
대자연의 신기도 여기서 볼수 있다. 드디어 상봉에 이르면 돌산 그리고 야원이 펼쳐진다. 입체의 설악산이 한 눈에 전개되어 영기에 머리 숙여진다. 설악의 대청봉에서“일출낙조”가 신기하다고 한다. 붉은 해가 공중에 떠서 공중에서 진다고 한다. 산봉에“요산요수(樂山樂水)”라 새긴 비가 세워졌다. 상봉에서 왼쪽으로 내려다보면 천만군병을 거느리고 창검기치를 높이 휘두르는 듯 하는 천불동 계곡의 천의 꼴을 지닌 바위들이 기상천외의 광경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천불동 오른쪽에 솟아있는 운주봉 구름이 치마폭처럼 깔려 운주봉의 허리를 걸쳤으니 그 아름다움이야 말로 선인만이 맛볼 수 있는 선경이다. 감격, 감동, 감탄, 경탄, 신비“아!”하는 소리가 한꺼번에 터지려는 충동을 느끼는 상봉이다. 어디 그것뿐이랴. 다시 눈을 돌리면 무변광대(無邊廣大)한 동해가 보인다. 바다와 창공과의 선이 명확하게 보인다.
손짓으로 가리키고 싶은 지암(地岩)엔 북쪽 하늘에 한없는 포물선도 보인다. 속초항의 청초호, 영랑호도 호숫가에 자리 잡은 마을도 보인다. 낙산,양양, 강릉이 한 눈 아래에 보이며, 위대한 자연 앞에 엄숙하게 수그러지는 것 같다. 수천 수백의 높고 낮은 봉이 모조리 청봉 앞에 무릎을 꿇고있고, 대청봉은 군림하는 듯하다.


옛날에는 청봉(靑峰)을 봉황대(鳳凰臺)라 불렀다 한다. [雪華山人無盡子의 五歲庵事蹟記] 때로는“봉황대의 정상인 봉정이 이 산의 극한 곳이다”라고 기록하였다.
[鳳頂卽岳極處成海應의 東國名山記] 노산(鷺山)은“봉황대”, “봉정”, “청봉”이란 명칭이 옛 신앙의 근원이었던“광명(光明)”에서 나온 말이라고단정하였다. 동국명산기에서 청봉이라는 까닭을 살펴보면 청색으로 보인다 하여 그 봉우리를 청봉이라 하였다. “달견지표묘이청 고지기절이명왈청봉 (達見只●●而靑故指其絶而名曰靑峰)”정상에 오르면 허허로운 산야 같아 누구나 두리번거리며 살핀다. 그러면 눈에 띄는 것은 돌집 정도뿐이다. 이곳은 대청봉 산신을 모셔둔 제단이다. 누구의 성의에서인지 돌담을 쌓아 담을 돌렸다.
그리고“설악산신령(雪嶽山神靈)”왼편에“팔도산신중도신령(八道山神中道神靈)”이라고 써서 각각 세웠고 한 가운데 위패에“설악산봉국가천왕불신지위(雪嶽山峰國可天王佛神之位)”라고 써서 세워 놓았다. 지금은 없어졌으나 이 유풍은 자연을 숭배하던 우리 조상들의 믿음에서 나타난 것이다. 설악산은 입체미를 갖고 상봉에서 보면 설악의 미가 한 눈에 보
이며 설악산 곳곳을 찾지 않아도 다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설악산에 설해(雪海)를 보는 것이 또한 장관이다. 봄, 여름, 가을철에 골짜기마다 안개가 덮인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붉은 꽃바다를 이룬다. 대청봉 위에서 설악산을 보지 않으면 천하의 경치를 말할 수 없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