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비화

17. 동 파이프를 뜯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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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74회 작성일 2016-03-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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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동 파이프를 뜯어서


이흥만 (남, 77세, 손양면 동호리)

면담일 : 201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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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초된 군함에서 동 파이프 등을 뜯어서 고물상에 팔았다 .

피란 갔다 돌아오니 동호리 남쪽 끝 앞바다에 시커먼 큰 군함이 바닷가 모래불에 박혀 있었다 . 사람들은 무서워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 . 시간이 흘러 반년이 흘렀을까 ? 가보니 군함 밑에 구멍이 났는데 그리로 들어가 보니 칸칸마다 총과 총알 폭탄 대포가 있고 별 이상한 것들이 있었다 .

대포는 머리를 넣어 봐도 들어갈 큰 대포도 있다 . 부처님도 있고 식당에는 그릇들도 많았다 . 군함이 처음엔 육지에 닿아있었는데 홍수가 지면서 떠밀려 바다에 떠 있었다 . 우리는 그 속의 구리 파이프를 뜯어다 동네에 도랑 ( 배수구 ) 에 파이프를 놓고 쓰니 좋았다 . 그러다 고철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친구들인 이흥만 , 장기성 , 장세환이 뜯어서 고물상에 팔기로 했다 .

군함 속에 부처님으로 쌀 5 가마니 값을 받았다 . 처음에 구리파이프를 뜯어서 속초 고물상에 가지고 갔다 . 차가 없어 걸어서 가거나 운이 좋으면 군용차를 얻어 타고 가기도 했으며 , 처음 쌀 1 말 값을 처 주었는데 , 몇 번 그렇게 팔러 다니다 요령이 생겨 망치 , 쇠톱 , 스패너 등 공구를 사서 이용하니 더 많은 고물을 뜯을 수 있었다 . 다른 사람들도 돈이 생기니 하고 싶었지만 헤엄을 쳐 들어가야 하고 또 잠수를 해서 군함 속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고 또 무서워서 용기를 내서 하지 못했다 . 내가 군에 입대하여 1 군사령부에 근무할 때 잠수병으로 뽑혀 양평 다리 놓을 때 철 와이어를 메고 강을 건너는 일을 했을 정도로 물에는 단련 되어 있었다 .

다음은 주문진에도 가지고 가서 팔았다 . 파도가 심하여 죽을 뻔 한때도 있었 으며 , 그러던 중 군함 속에 부처님이 있어 그것을 꺼내 속초에 가서 팔았는데 , 그 다음날 고철을 뜯어 팔러가니 고물상 주인이 부르더니 어제 부처님 값을 더 처 주겠다며 쌀 5 가마니 값을 준다 . 기분이 아주 좋아 왔는데 지금 생각하니 금이 아니면 보물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