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시기 양양군민이 겪은 이야기 Ⅱ

조산리 최용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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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58회 작성일 2018-03-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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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술 (남, 82세, 양양읍 조산리)
■ 면담일 : 2015. 4. 22



◆ 집터에 굴을 파고 나뭇가지로 하늘을 가리고 겨울을 났다.


양양초급중학교 2학년 때에 전쟁이 났다. 모친이 혼자 계셔서 피란은 가지 못했다. 1·4후퇴 때 조산리 전체가 화재가 났는데 인민군이 사용할까봐 불을 질렀다고 하였는데, 피란 가라고 하여 바닷가에 나간사이 집에 불이 나서 숟가락도 하나 건지지 못했다.
집 앞에는 잘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었는데 다리를 놓는다고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여 나무를 넘어뜨리고 잘라갔다. 그 폭파소리에 놀란 새끼를 가진 암소가 죽기도 했다.
겨울인데 집이 국군이 태워 없애서 의지할 곳이 없어 집터에 터널을 파고 소나무 가지를 위에 걸치고 대충 하늘을 가리고 굴 같은 곳에서 겨울을 났다.
봄이 되어 나뭇가지와 흙과 돌을 쌓아 토막집 2칸을 지어 살았다. 갑자기 집이 타고 식량과 옷과 이불도 다 타서 6남매와 겨울을 나기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