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3.1만세 운동사

1. 독립선언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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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99회 작성일 2019-11-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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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선언서가 전국적으로 배포 확산될 때 우리 양양에서는 독자적으로 다음과 같이 두 갈래로 입수하였다. 하나는 유림의 이석범 선생이 파고다 공원3‧1운동 현장에서 배포될 때 취득하였고,다른 하나는 당시 개성 호수돈여학교 조화벽학생이 가지고 왔다.


1919년 1월 21일 고종(高宗)황제(皇帝)가일본인에의해 독살되었다는 소문이 2월에 양양에 전해지 자, 2월 20일 저녁에현산 공원에 이종만(李鍾萬) 옹을 비롯한 유림(儒林) 20여 명이 모여 경성을 향하여 ‘망곡(望哭)’을 한 후 임천리 이교완(李敎完)의 집에 모여 ‘국상(國喪)의 예(禮)는 복상(服喪)으로 조의(弔意)를 표하는 것이 도리’ 이라며 고종황제의 ‘인산(因山)’에 참례할 사람들을 선정하기 위하여 협의한 결과, 이석범선생을 비롯한 10여명을 상경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2월 25일과3월1일 양일에 걸쳐 유림들이 육로를 이용하여 경성에 올라갔다.


이때 61세이신 이석범 선생이 경성에가서 파고다 공원 3‧1독립만세운동의 현장에서 배포하는 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를취득하여 비밀리에 몸에 숨겨 오던 중에 일본군경의 검문검색을 피하기 위하여 검문소에서 소변을 보는 척 하면서 버선 속에 숨겨 무사히 일행과 함께 3월 20일에귀향할 수 있었다.
유림의 대표들은 독립선언서를 가지고 제일 먼저 양양 유림대표 이종만 옹을 찾아가 파고다 공원에서 목격한 3‧1독립만세운동을 이야기하고 양양에서도 이 운동을 일으키는 것을 결의하였다.

‘경성처럼 독립운동은 대중화하고,일원화하고,비폭력으로 한다.’ 라고 정하고 양양 유림 참여와 함께 양양의 독립만세운동이 시작되었다.


한편 경성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당시 양양감리교회 조영순 전도사의 딸 조화벽(趙和璧)은 개성에있는 호수돈여학교 재학 중3월3일 개성의 학생 비밀결사대원으로 만세운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 조선총독부에서 임시휴교령을 내리자, 독립선언서를 가방에 숨겨 가지고 경원선 열차를 이용하여 원산에도 착한 후 다시 뱃길을 이용하여 대포 항에 도착하였다. 당시의 상황을 조화벽은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학교(호수돈여학교)에서 만세운동를 한 후 학생들이 지방으로 분산하였다. 내가 대포항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가방과 몸의 소지물건을 전부 압수하고 나를 일경서장 관사로 끌고 가 심문을 하였다. 그러나 가방의 버선목 솜 속에 숨겨놓은 독립선언서는 발각되지 않았다.”


양양감리교회에서는 개화 세력 조화벽을 중심으로 청년부 김필선(金弼善),김재구(金在龜), 김규용(金圭容), 김계호(金啓鎬), 김주호(金周鎬), 김봉운(金鳳運) 등이 비밀리에 합력(合力)하여 독립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양양감리교회5대 김영학 목사와 조영순 전도사의 신앙지도를 받은 청년부는 항일정신과 독립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 입수한 獨立宣言書(독립선언서)


吾等(오등)은 玆(자)에아我( )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此(차)로써 世界萬邦(세계만방)에고告( )하야 人類平等(인류 평등)의大義(대의)를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子孫萬代(자손만대)에 誥(고)하야 民族自存(민족자존)의 政權(정권)을永有(영유)케 하노라.
半萬年(반만년) 歷史(역사)의 權威(권위)를 仗(장)하야 此(차)를 宣言(선언)함이며, 二千萬(이천만) 民衆(민중)의 誠忠(성충)을 合(합)하야 此(차)를 佈明(포명)함이며, 民族(민족)의 恒久如一(항구여일)한 自由發展(자유발전)을 爲(위)하야 此(차)를 主張(주장)함이며, 人類的(인류적) 良心(양심)의 發露(발로)에 기基因( 인)한 世界改造(세계개조)의 大機運(대기운)에순順應幷進( 응병진)하기 爲(위)하야 此(차)를提(제기)함이니, 起(시) 是ㅣ天(천)의明命(명명)이며, 時代(시대)의 大勢(대세)ㅣ며,全人類(전 인류) 共存同生權(공존동생권)의正當(정당)한 發動(발동)이라, 天下何物(천하 하물)이던지 此(차)를 沮止抑制(저지 억제)치 못할지니라.
舊時代(구시대)의 遺物(유물)인 侵略主義(침략주의),强權主義(강권주의)의 犧牲(희생)을 作(작)하야 有史以來(유사이래) 累千年(누천 년)에 처음으로 異民族(이민족) 箝制(겸제)의 痛苦(통고)를 嘗(상)한 지 今(금)에 十年(십 년)을 過(과)한지라.我(아)生存權(생존권)의 剝喪(박상)됨이 무릇 幾何(기하)ㅣ며, 心靈上(심령상) 發展(발전)의 障애(장애)됨이 무릇 幾何(기하)ㅣ며, 民族的(민족적)尊榮(존영)의毁損(훼손)됨이 무릇 幾何(기하)ㅣ며, 新銳(신예)와 獨創(독창)으로써 世界文化(세계문화)의 大潮流(대조류)에 寄與補裨(기여보비)할奇緣(기연)을遺失(유실)함이 무릇 幾何(기하)ㅣ뇨.

噫(희)라, 舊來(구래)의 抑鬱(억울)을 宣暢(선창)하려 하면, 時下(시하)의苦痛(고통)을 파탈하려하면 장래의 협위를 삼제하려 하면, 民族的(민족적)良心(양심)과國家的(국가적) 廉義(염의)의 壓縮銷殘(압축소잔)을 興奮伸張(흥분신장)하려 하면, 各個(각개)人格(인격)의 正當(정당)한 發達(발달)을 遂(수)하려 하면, 可憐(가련)한 子弟(자제)에게 苦恥的(고치적)財産(재산)을 遺與(유여)치 안이하려 하면,子子孫孫(자자손손)의 永久完全(영구완전)한 慶福(경복)을 導迎(도영)하려 하면, 最大急務(최대급무)가 民族的(민족적)獨立(독립)을 確實(확실)케 함이니, 二千萬(이천만 )各個(각개)가 人(인)마다 方寸(방촌)의 刃(인)을懷(회)하고, 人類通性(인류통성)과 時代良心(시대양심)이 正義(정의)의 軍(군)과人道(인도)의干戈(간과)로써護援(호원)하는 今日(금일), 吾人(오인)은 進(진)하야 取(취)하매 何强(하강)을 挫(좌)치 못하랴. 退(퇴)하야 作(작)하매 何志(하지)를 展(전)치못하랴.
丙子修好條規(병자 수호 조규) 以來(이래) 時時種種(시시종종)의 金石盟約(금석맹약)을食(식)하얏다 하야 日本(일본)의 無信(무신)을 罪(죄)하려 안이 하노라. 學者(학자)는 講壇(강단)에 , 政治서家(정치가)는實際(실제)에서, 我(아) 祖宗世業(조종세업)을 植民地視(식민지시)하고, 我(아) 文化民族(문화민족)을 土昧人遇(토매인우)하야, 한갓 征服者(정복자)의快(쾌)를 貪(탐)할 뿐이오, 我(아)의 久遠(구원)한社會基礎(사회기초)와 卓락(탁락)한 民族心理(민족심리)를 無視(무시)한다하야 日本(일본)의 少義(소의)함을 責(책)하려 안이 하노라. 自己(자기)를策勵(책려)하기에 急(급)한吾人(오인)은他(타)의 怨尤(원우)를 暇(가)치 못하노라. 現在(현재)를 綢繆(주무)하기에 急(급)한吾人(오인)은 宿昔(숙석)의 懲辯(징변)을暇(가)치못하노라.
今日(금일) 吾人(오인)의 所任(소임)은 다만 自己(자기)의建設(건설)이 有(유)할 뿐이오, 決(결)코他(타)의 破壞(파괴)에 在(재)치 안이하도다. 嚴肅(엄숙)한良心(양심)의 命令(명령)으로써 自家(자가)의新運命(신운명)을開拓(개척)함이오, 決(결)코 舊怨(구원)과 一時的(일시적) 感情(감정)으로써 他(타)를 嫉逐排斥(질축배척)함이 안이로다. 舊思想(구사상), 舊勢力(구세력)에 기미(기미)된日本(일본) 爲政家(위정가)의功名的(공명적)犧牲(희생)이된 不自然(부자연), 又(우)不合理(불합리)한 錯誤狀態(착오상태)를 改善匡正(개선광정)하야, 自然(자연),又(우) 合理(합리)한 政經大原(정경대원)으로歸還(귀환)케 함이로다.
當初(당초)에 民族的(민족적)要求(요구)로서 出(출)치 안이한 兩國倂合(양국병합)의 結果(결과)가, 畢竟(필경) 姑息的(고식적) 威壓(위압)과  差別的(차별적) 不平(불평)과  統計數字上(통계숫자상) 虛飾(허식)의 下(하)에 서利害相反(이해상반)한 兩(양) 民族間(민족간)에영永遠( 원)히 和同(화동)할 수 없는 怨溝(원구)를去益深造(거익심조)하는 今來實積(금래실적)을觀(관)하라. 勇明果敢(용명과감)으로써 舊誤(구오)를 廓正(확정)하고, 眞正(진정)한理解(이해)와 同情(동정)에기基本( 본)한 友好的(우호적)新局面(신국면)을 打開(타개)함이 彼此間(피차간) 遠禍召福(원화소복)하는 捷徑(첩경)임을 明知(명지)할것 안인가.
또 二千萬(이천만) 含憤蓄怨(함분축원)의 民(민)을威力(위력)으로써 拘束(구속)함은 다만 東洋(동양)의 永久(영구)한平和(평화)를保障(보장)하는所以(소이)가 안일 뿐 안이라, 此(차)로因(인)하야 東洋安危(동양안위)의 主軸(주축)인四億萬(사억만) 支那人(지나인)의 日本(일본)에 대對(한) 危懼(위구)와猜疑(시의)를 갈스록 濃厚(농후)케 하야, 그 結果(결과)로 東洋(동양) 全局(전국)이 共倒同亡(공도동망)의悲運(비운)을 招致(초치)할 것이 明(명)하니, 今日(금일) 吾人(오인)의 朝鮮獨立(조선독립)은 朝鮮人(조선인)으로 하여금 邪路(사로)로서 出(출)하야 東洋(동양) 支者(지지持자)인重責(중책)을 全(전)케 하는 것이며, 支(지나)로 하여금那寐(몽매)에도 免夢(면)하지 못하는 不安(불안), 恐怖(공포)로서 脫出(탈출)케 하는 것이며, 또 東洋平和(동양평화)로 重要(중요)한一部(일부)를 삼는 世界平和(세계평화), 人類幸福(인류행복)에 必要(필요)한 階段(계단)이 되게 하는 것이라.이 엇지 區區(구구)한 感情上(감정상) 問題(문제)ㅣ리오.
아아, 新天地(신천지)가 眼前(안전)에전展開( 개)되도다. 威力(위력)의時代(시대)가 去(거)하고 道義(도의)의 時代(시대)가來(내) 하도다. 過去(과거) 全世紀(전세기)에 鍊磨長養(연마장양)된 人道的(인도적)精神(정신)이 바야흐로 新文明(신문명)의 曙光(서광)을人類(인류)의 歷史(역사)에 投射(투사)하기 始(시)하도다. 新春(신춘)이世界(세계)에 내來(하) 야  萬物(만물)의 回蘇(회소)를 催促(최촉)하는도다.凍氷寒雪(동빙한설)에 呼吸(호흡)을 閉蟄(폐칩)한 것이 彼一時(피일시)의 勢(세)ㅣ라 하면 和風暖陽(화풍난양)에氣脈(기맥)을 振舒(진서)함은 此一時(차일시)의 勢(세)ㅣ니, 天地(천지)의 復運(복운)에 제際(하)고 世界(세계)의 變潮(변조)를 乘(승)한 吾人(오인) 아모 주躇(주저)할 것업스며, 아모 忌憚(기탄)할 것 업도다. 我(아)의 固有(고유)한 自由權(자유권)을 護全(호전)하야 生旺(생왕)의樂(낙)을飽享(포향)할 것이며, 我(아)의 自足(자족)한 獨創力(독창력)을 發揮(발휘)하야 春滿(춘만)한 大界(대계)에 民族的(민족적) 精華(정화)를 結紐(결뉴)할지로다.
吾等(오등)이滋(자)에분奪기起( )하도다.良心(양심)이我(아)와同存(동존)하며 眞理(진리)가 我(아)와 幷進(병진)하는도다. 男女老少(남녀노소) 업시陰鬱(음울)한古巢(고소)로서 活潑(활발)히 起來(기래)하야 萬彙군象(만휘군상)으로 더부러 欣快(흔쾌)한 復活(복활)을 成遂(성수)하게 되도다.千百世(천 백세)祖靈(조령)이吾等(오등)을陰佑(음우)하며 全世界(전세계) 氣運(기운)이吾等(오등)을外護(외호)하나니, 着手(착수)가 곳成功(성공)이라. 다만,前頭(전두)의 光明(광명)으로 驀進(맥진)할 따름인뎌.



公約三章(공약 삼장)


-. 今日(금일) 吾人(오인)의 此擧(차거)는正義(정의), 人道(인도),生存(생존),尊榮(존영)을 爲(위)하는 民族的(민족적) 要求(요구)ㅣ니, 오즉自由的(자유적) 精神(정신)을 發揮(발휘)할 것이오, 決(결)코 排他的(배타적) 感情(감정)으로 逸走(일주)하지 말라.
-. 最後(최후)의 一人(일인)까지, 最後(최후)의 一刻(일각)까지 民族(민족)의正當(정당)한 意思(의사)를 快(쾌)히 發表(발표)하라.
-. 一切(일체)의行動(행동)은 가장 秩序(질서)를 尊重(존중)하야, 吾人(오인)의 主張(주장)과 態度(태도)로 하여금 어대까지던지 光明正大(광명정대)하게 하라.



朝鮮民族代表


孫秉熙吉善宙李弼柱白龍城金完圭金秉祚金昌俊
權東鎭權秉悳羅龍煥羅仁協梁甸伯梁漢黙劉如大
李甲成李明龍李承薰李鍾勳李鍾一林禮煥朴準承
朴熙道朴東完申洪植申錫九吳世昌吳華英鄭春洙
崔聖模崔麟韓龍雲洪秉箕洪基兆



○ 독립선언서


우리는 이에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려 인류 평등에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이로써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에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반만년 역사의 권위에의지 하여 이를 선언함이며, 이천만 민중의 충성을 합하여 이를 두루 펴서 밝힘이며, 영원히 한결같은 민족의 자유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이며, 인류가 가진 양심의 발로에 뿌리박은 세계 개조의 큰 기회와 시운에 맞추어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이 문제를 내세워 일으킴이니, 이는 하늘의 지시이며, 시대의 큰 추세이며, 전 인류 공동생존권의 정당한 발동이기에천하의 어떤 힘이라도 이를 막고 억누르지 못할 것이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강권주의에희생되 어 역사가 있은 지 몇 천 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민족의 억누름에 뼈아픈 괴로움을 당한 지 이미 십 년이 지났으니, 그동안 우리 생존권에 빼앗겨 잃은 것이 그 얼마이며, 정신상 발전에장 애를 받은 것이 그 얼마이며, 민족의 존엄과 명예에손상을 입은 것이 그 얼마이며, 새롭고 날카로운 기운과 독창력으로 세계 문화에이바지 하고 보탤 기회를 잃은 것이 그 얼마나 될 것이냐. 슬프다. 오래 전부터의 억울함을 떨쳐 펴려면, 눈앞의 고통을 헤쳐 벗어나려면, 장래의 위협을 없애려면, 눌러 오그라들고 사그러져 잦아진
민족의 장대한 마음과 국가의 체면과 도리를 떨치고 뻗치려면, 각자의 인격을 정당하게 발전시키려면, 가엾은 아들딸들에게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아**려면 자자손손에게 영구하고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끌어대어 주려면, 가장 크고 급한 일이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니 이천만 사람마다 마음의 칼날을 품어 굳게 결심하고, 인류공통의 옳은 성품과 이 시대를 지배하는 양심이 정의라는 군사와 인도라는 무기로써 도와주고 있는 오늘날,우리는 나아가 취하매 어느 강자인들 꺾지 못하며, 물러가서 일을 꾀함에무 슨 뜻인들 펴지 못하랴. 병자수호조약 이후 때때로 굳게 맺은 갖가지 약속을 저버렸다 하여 일본의 배신을 죄주려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제에서 우리 옛 왕조 대대로 닦아 물려온 업적을 식민지의 것으로 보고, 문화 민족인 우리를 야만족같이 대우하며 다만 정복자의 쾌감을 탐할 뿐이요, 우리의 오랜 사회 기초와 뛰어난 성품을 무시한다 해서 일본의 의리 없음을 꾸짖으려는 것도 아니다.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기에바 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이 없다.
현 사태를 수습하여 아물리기에 급한 우리는 묵은 옛일을 응징하고 잘못을 가릴 겨를이 없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자기 건설에있 을 뿐이요, 그것은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써 자기의 새 운명을 펼쳐나갈 뿐이오, 결코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써 남을 시새워 쫓고 물리치려는 것도 아니로다. 낡은 사상과 묵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정치가들의 공명에희생된 불합리하고 부자연스러움에 빠진 이 어그러진 상태를 바로잡아 고쳐서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올바르고 떳떳한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고자 함이로다. 당초에 민족적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던 두 나라의 합방이었으므로 그 결과가 마침내 억누름으로 유지하려는 일시적인 방편과,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영 원히 함께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더욱 깊게 만드는 오늘의 실정을 보라. 날래고 밝은 결단성으로 묵은 잘못을 고치고, 참된 이해와 동정에그 기초를 둔 우호적인 새로운 판국을 타개하는 것이 서로 간에 화를 쫓고 복을 불러들이는 빠른 길인 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또 원한과 분노에 쌓인 이천만 민족을 위력으로 구속하는 것은 다만 동양의 영구한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닐 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 동양의 안전과 위태로움을 좌우하는 굴대인 4억 중국인이 일본에대 하여 가지는 두려움과 시새움을 갈수록 두텁게 하여, 그 결과로 동양의 온 판국이 함께 넘어져 망하는 비참한 운명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니, 오늘날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생존과 번영을 이루게하는 동시에일 본으로 하여금 그릇된 길에서 벗어나 동양을 붙들어 지탱하는 자의 중대한 책임을 온전히 이루게 하는 것이며, 지나인으로 하여금 꿈에도 잊지 못할 괴로운 일본 침략의 공포심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또 동양 평화로써 그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필요한 단계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 어찌 사소한 감정상의 문제이리오. 아,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왔도다. 과거 오랫동안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적 정신이 이제 막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였도다. 새봄이 온 세계에 돌아와 만물이 되살아나기를 재촉하는구나. 혹심한 추위가 사람의 숨을 막아 꼼짝 못하게 한 것이 저 지난 시대의 형세라 하면,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은 이 한때의 형세이니, 천지에 돌아온 운수에접하고 세계의 새로
바뀐 조류를 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도 없으며 아무 거리낄 것도 없도다. 우리의 본디부터 지녀온 권리를 지켜 온전히 하여 생명의 왕성한 번영을 실컷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천지에순수하 고 빛나는 민족 문화를 맺게 할 것이로다. 우리는 이에 떨쳐 일어나도다.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함께 나아가는 도다. 남녀노소 없이 어둡고 답답한 옛 보금자리로부터 활발히 일어나 삼라만상과 함께 기쁘고 유쾌한 부활을 이루어내게 되도다. 먼 조상의 신령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새 형세가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고 있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다만,앞길의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이로다.



공약 3장
-. 오늘 우리의 이번 거사는 정의, 인도와 생존과 영광을 갈망하는 민족 전체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결코 배타적인 감정으로 정도에서 벗어난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
-.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하게 발표하라.
-. 모든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며, 우리의 주장과 태도를 어디까지나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조선민족 대표


손병희, 길선주, 이필주, 백용성, 김완규, 김병조, 김창준,
권동진, 권병덕, 나용환, 나인협, 양전백, 양한묵, 유여대,
이갑성, 이명룡, 이승훈, 이종훈, 이종일, 임예환, 박준승
박희도, 박동완, 신홍식, 신석구, 오세창, 오화영,  정춘수,
최성모, 최린,  한용운, 홍병기, 홍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