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문화32호

12월 - 양양 서면 수리에 도적사(道寂寺)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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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22회 작성일 2021-02-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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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적사지(道寂寺址)의 현황
도적사는 양양군 서면 수리 절 골에 위치하고 있는데, 지금은 寺址의 일대가 경작지와 묘지로 조성되어있다. 사지는 좌우에 능선이 둘러싸고 있고, 서쪽과 남쪽으로는 수로가 조성되어 있어 지형적으로 아늑한 자리에 위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지의 남쪽 지역은 단을 이루고 있으며 조성된 경작지가 논으로 활용되고 있고, 북쪽 지역은 오랫동안 경작을 하지 않아 잡목들이 자리하고 있고 사지의 북쪽 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2개의 묘지가 좌우로 조성되어있다.
주민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봉분이 있는 자리에 원래에는 작은 규모의 법당이 세워져 있었다고 하는데 주변에는 많은 량의 기와편이 산재되어 있다.
사지는 어느 시기에 경작지로 조성되면서 원래의 모습이 많이 변형된 상태이고, 사지의 지표상에는 건축부재로 활용된 석재와 기와 편과 자기편들이 광범위하게 확인되고 있어 비교적 큰 규모의 사찰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사지의 좌우 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많은 량의 기와 편과 자기편이 확인되고 있어 경작지를 조성하면서 출토된 유물들이 다량 폐기 또는 유실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도적사지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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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사지(道寂寺址)와 수리 마을 표기 위성지도>

 
 
2. 도적사의 역사
현재 양양의 도적사에 대한 연혁에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실을 기록해주는 기록은 없는 상태이다.
다만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 도적사의 위치와 폐사 여부를 알려주는 기록이 전하는데, 조선 전기의 대표적 지리지인『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도적사는 정족산(鼎足山) 자락에 있으며, 정족산은 양양도호부에서 서남쪽으로 40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杞園集』“기원선생연보”에 의하면 어유봉(魚有鳳:1672~1744)이 1692년 가을 처남이었던 홍유인(洪有人:1667~1694)과 함께 도적사에서 글을 읽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17세기 중후반경까지 도적사가 유지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輿地圖書』에는 도적사가 정족산 자락에 있었는데 폐사되었다고 기록되어있고, 『峴山誌』에도 부 남쪽 15리 수동(水洞)의 북쪽에 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고 기록하면서, 숙종 16년(1690년)경신에 화적(火賊)에 의해 겁탈 당한 바가 있어 중들이 모두 슬퍼하여 흩어졌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조선 영조(재위 1724~1776)때의 유학자인 신경준(申景濬: 1712~1781) 이 찬술한『伽藍考』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았으나, 1799년에 편찬된『梵宇攷』에는 도적사가 정족산에 있다고만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정족산 자락에 있었던 도적사는 창건이후 사찰로써의 기능을 유지되다가 조선 후기인 17세기 말이나 18세기에 들어와 폐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조선시대의 중요 지리지에 도적사가 전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양양지역에서 중요한 사찰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도적사와 명주사 표기 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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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사가 표기되어있는 대동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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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사가 표기되어있는 동여도>

 

 
3. 도적사지 출토 유물
도적사의 연혁을 알려주는 다수의 유물들이 수습되었는데, 고려시대에 건립된 청석탑재(靑石塔材)를 비롯하여 건물에 활용되었던 석재, 기와편, 자기편 등이 수습되었고, 조선 전기의 분청사기 편, 조선 후기의 기와편과 백자편 등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부도(浮屠) 부재로 보이는 6각형 대석과 옥개석, 확석 등이 수습되었는데, 이 석조 유물들은 청석탑 상층부와 함께 현재 양양문화원에 소장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도적사와 관련된 기록과 사지에 유존(有存)되고 있는 유적 유물로 보아 도적사는 불교가 크게 성행했던 고려시대에 창건되어 꾸준하게 법등이 밝혀지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의 기조로 불교계가 크게 위축되었지만 도적사는 폐사되지 않고 법등을 이어갔다.
그러나 도적사는 오래가지 못하고 17세기 말이나 18세기 대에 들어와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적사지 출토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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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梵語:고대인도 표준문장어)가 새겨져있는 고려시대 청석탑 상층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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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浮屠) 부재(浮材)로 추정되는 육각형 대석(중간석)과 옥개석. 그리고 확석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