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8. 高積浮雲 고적치(高積峙)의 뜬구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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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50회 작성일 2021-02-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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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高積浮雲 고적치(高積峙)의 뜬구름-4


139쪽


高積峰高泛彼雲 고적치 봉우리 높아 저 구름 떠 있음에

英英郁郁金柯分 밝고 무성하여 금 같은 가지로 나뉘었네.

根生泰岳千層石 천 층의 바위 뿌리는 태산에서 생겨나고

影近蓬萊五彩文 다섯 빛깔 문양 그림자는 봉래(蓬萊)에 가까워라.

油然欲雨龍藏跡 용 감춰진 자취에 유연히 비 내리려 하고

任意隨風鶴不群 학 무리 짓지 않음에 임의로 바람을 따른다오.

有誰採去深深處 누가 약초 캐러 가서 깊은 곳에 있는가?

數曲芝歌隱隱聞 몇 곡의 지초(芝草) 노래가 은은히 들리는구나.

齊根(제근)


高峰積起出浮雲 높은 봉우리 쌓여 올라 구름이 나오니

雲白山靑兩色分 흰 구름과 푸른 산 두 색으로 나뉘었네.

淡影悠悠含水氣 담담한 그림자 유유히 물기운을 머금어

奇形郁郁布文文 기이한 모양은 빛나게 문채 나는 문양을 펼쳤다.

施雨神龍能變態 비 내리는 신룡(神龍)은 모양을 변하고

有時仙鶴却爲群 때로 선학(仙鶴)은 무리를 버리기도 하는구나.

蒼空舒捲無窮盡 푸른 하늘에 감추고 펴짐이 무궁함을 다하니

造物神功見又聞 조물주의 신공을 보고 또 들을 수 있다오.

敬堂(경당)


高峰矗立上浮雲 높은 봉우리 곧게 선 위로 구름 떠 있고

如霧如烟淡不分 안개인 듯 연기인 듯 담담하여 나누기 어렵네.

還將雨色村容暗 다시 비의 색으로 마을 모습이 어두워지더니

歸擁山頭樹影文 돌아가 산머리를 안아 나무 그림자에 무늬 있구나.

浪吟可歎前留跡 멋대로 시 읊다가 전에 남긴 자취에 탄식하고

洞闢時看晩采群 골짜기 열려 늦게 나물 캐는 무리를 때로 본다오.

塵外遊仙誰識否 속세 밖에 노니는 신선을 누가 알아보는가?

遠林鳥語此中聞 먼 숲에 새 욺을 이 속에서 듣는구나.

漢奎(한규)


積翠峰頭有白雲 푸르름 쌓인 봉우리 머리에 흰구름 있으니

陰陽一理萬殊分 음양(陰陽)이 한 이치이나 만 가지로 나뉜다오.

無心讀罷歸來䝬 무심히 읽기 마치자 재물이 돌아오고

山晝草成封禪文 낮 산에서 초(草)한 문장으로 봉선(封禪)126)을 하네.

丹鳳休來留住士 단봉(丹鳳)127)에서 쉬러 왔다가 머물러 산 선비요

碧蘿豈濕別離群 은사는 어찌 습한데 무리와 이별하였나?

法界三千知不遠 삼천(三千) 법계(法界)가 멀지 않음을 아나니

過江穿破一鍾聞 강을 지나 뚫고 한 종소리 들린다.

復來(복래)


高積靑峰半入雲 높이 쌓은 푸른 봉우리 반쯤 구름에 들어

明星上應尾箕分 밝은 별과 위에서 응하여 미기(尾箕)128)를 나누리라.

朝來楚峽看仙跡 아침에 초협(楚峽)129)에 와서 신선 자취를 보고

晝出漢封有瑞文 낮에 한(漢)나라 봉토를 나오니 상서로운 문자 있네.

隱士被留任管領 은사(隱士)는 머물러져 관리를 맡게 되었으나

禮僧遙望自爲群 예승(禮僧)은 멀리 바라보며 저절로 무리 짓는구나.

有時滿戶團傾盖 때로 집안 가득한 술병을 기울이지

世外是非不欲聞 세상밖의 시비 듣고 싶지 않다오.

駿秉(준병)


高積峰頭起白雲 고적의 봉우리 머리에 흰 구름이 이니

合時容易又輕分 쉽게 합하기도 하고 가볍게 나뉘기도 하네.

非烟非霧淡淡色 연기도 아니고 안개도 아닌 담담한 색은

如火如綿郁郁文 불 같기도 하고 솜 같기도 한 빛나는 문양이라.

不義於人輕富貴 남에게 의롭게 하면서 부귀를 경시하지 않으면

有光其處出仙群 그곳에 빛이 있어 신선 무리를 벗어나지.

太虛異日能施雨 하늘이 다른 날 비를 내리게 하여

一洗塵埃世所聞 한번 때를 씻어 세상에 들음이 있으리라.

昇楀(승우)


山尖高積起浮雲 산끝이 높게 쌓여 뜬구름 일어나니

未及崇朝四海分 아침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사해가 나누어진다오.

施雨霏霏均潤物 비를 부슬부슬 내리게 하여 사물을 고루 적시니

從龍㭗㭗織成文 용을 따라 가득히 문채를 이루었네.

悅怡只可幽拪客 기쁨은 단지 그윽이 사는 나그네에게 할 수 있고

縹緲猶存羽化群 아득함은 오히려 신선이 된 무리에게 오히려 있도다.

一髮靑鬟雖小者 쪽 찐 머리에서 머리털 하나가 비록 작아도

奇峰多作使人聞 기이한 봉우리 많아 사람을 듣게 한다오.

基復(기복)


高峰積翠起浮雲 높은 봉우리 푸르름 쌓아 뜬구름이니

玉葉金柯散又分 옥 같은 잎과 금 같은 가지는 흩어져 나뉘었네.

幾近蓬萊常五色 얼마나 봉래가 가까워 항상 다섯 색인가?

也從芒碭有奇文 또 망탕(芒碭)130)을 따라 기이한 무늬가 있다오.

興時知有龍噓氣 흥할 때는 용이 부는 기운 있음을 알고

深處將看鶴出群 깊은 곳을 보면 학이 무리에서 나왔어라.

鬱鬱玆山難可仰 빽빽한 이 산은 바라볼 수 없으니

鼎有鐺耳世人聞 솥에 귀가 있음을 세상 사람이 듣는다네.

基成(기성)


仰觀七景在浮雲 우러러 일곱 번째 경치가 뜬구름에 있음을 보니

出峀無心連又分 드러난 봉우리는 무심히 이어졌다가 나뉘었구나.

聳作層峰高秀勢 높이 빼어난 세는 높이 솟아 층봉(層峯)을 만들고

亘如匹練細成文 가늘게 이룬 무늬는 뻗어서 짝을 이루었도다.

曉天影濕歸龍伴 새벽하늘에 그림자도 습하여 돌아가는 용과 짝하고

古巷光述下鶴群 옛 항구는 광채 지어 내려오는 학과 무리 지었네.

早晩山頭誰有管 이르고 늦은 산머리는 누가 관리하는가?

猶留啼鳥日相聞 오히려 머물러 우는 새는 날마다 서로 듣는다오.

昌楀(창우)


高積峰頭有白雲 고적치 봉우리 머리에 흰 구름이 있으니

寸膚初合遍相分 처음에 작게 합하다가 다시 서로 나뉘네.

晴天爭發芙蓉色 부용(芙蓉)의 빛 갠 하늘에 다투어 발하고

絶壁重開錦繡文 비단 수놓은 무늬 절벽에 거듭 열린다.

無意蔽空雖所欠 뜻 없이 하늘을 가림은 비록 없는 것이라도

論功作雨孰爲群 공을 논함에 비 만듦은 누구의 무리인가?

古來富貴終如許 예로부터 부귀는 끝내 허여한 듯하였으니

深處人家罕覩聞 깊은 곳에 인가는 보고 들음이 적도다.

黃崑(황곤)


高積山高起白雲 고적치 산이 높아 흰 구름이니

英英郁郁有時分 찬란하고 무성하여 때로 나눔이 있네.

檻前飛落峰綿形 봉우리는 비단 형세로 난간 앞에 날아 떨어지고

壁上歸開錦繡文 비단 수놓은 무늬 절벽 위로 돌아가 열렸구나.

此地也應多隱者 이땅 또한 응당 은둔한 사람이 많아

斯間庶幾有仙群 이 사이는 거의 신선 무리가 있으리라.

箇中管領猶功業 그 속을 관리함이 오히려 공이지만

不義榮名豈欲聞 의롭지 않은 영예와 이름을 어찌 듣기 바라리오?

炳濟(병제)


126) 봉선(封禪):고대 제왕이 천지에 제사를 지내는 큰 전례이다. 태산(泰山)에다 제단을 쌓아 하늘의 공에 보답하는 것을 봉(封)이라 하고, 양보산(梁父山) 위에다 장소를 만들어 땅에다 제사를 지내어 땅의 덕에 보답하는 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127) 단봉(丹鳳):단봉성(丹鳳城)의 준말로, 황제의 도성을 가리킨다.


128) 미기(尾箕):28수(宿)중 미성(尾星)과 기성(箕星)이다.이는 조선의 분야(分野)에 해당한다.


129) 초협(楚峽):초협은 촉 땅의 무산(巫山)을 가리킨다. 춘추 시대 초(楚)나라 회왕(懷王)이 고당(高唐)에 노닐다가 꿈속에 신녀(神女)를 만나 동침하였는데, 신녀가 떠나면서 “첩은 무산(巫山)남쪽 높은 봉우리에 사는데,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 비가 되어 매일 아침 저녁 양대(陽臺) 아래에 있습니다.”하였다 한다. 『文選宋玉高唐賦』


130) 망탕(芒碭):망탕은 망산(芒山)과 탕산(碭山)이다. 진시황이 동남방에 천자의 기운이 있다 하여 동쪽으로 순시를 나가 그 기운을 억누르자 고조(高祖)가 도망하여 망산과 탕산의 산중에 숨어다녔다. 그러나 여후(呂后)는 고조가 아무리 깊은 산중에 있어도 늘 찾아내었으므로 고조가 이상히 여겨 그 방법을 물으니, 여후가 말하기를, “당신이 계신 곳에는 항상 하늘에 운기(雲氣)가 서려 있어서 그 구름을 따라가면 늘 당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史記卷8高祖本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