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8. 高積浮雲 고적치(高積峙)의 뜬구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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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65회 작성일 2021-02-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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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高積浮雲 고적치(高積峙)의 뜬구름-3


135쪽


千丈峰頭一点雲 천 길 봉우리 끝 한 점 구름 끼어

樹間玉葉不相分 숲 사이 옥 같은 잎을 서로 구분하기 어렵네.

常近蓬萊祥有色 항상 봉래(蓬萊)가 가까워 상서롭게 빛이 있고

暫過石壁繡成文 잠시 석벽(石壁)을 지나도 수놓은 문채를 이루노라.

靑山苔濕龍施雨 용이 비를 내리니 청산에 이끼가 습하고

碧落天遮鳥失群 새가 무리를 잃어 푸른 하늘을 가로지른다.

從知富貴皆如許 부귀는 모두 허여한 듯함을 알았으니

於我何求達與聞 나에게 어찌 영달과 들림을 구할까?

退齋(퇴재)


高積峰頭萬朶雲 높이 쌓인 봉우리 머리에 만 갈래 구름은

山靈川氣合無分 산의 영험함과 내의 기운으로 모두 구분키 어렵구나.

從風不散龍成彩 용이 이룬 문채 바람에도 흩어지지 않고

如霧深藏豹變文 표범의 변하는 무늬 안개처럼 깊이 잠겼네.

出峀溶溶輕拖影 도도히 봉우리에서 나와 가벼이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浮虛点点晩成群 점점이 허공에 떠서 늦게야 무리를 이룬다오.

樵夫斜日忘歸否 나무꾼은 석양에 돌아감을 잊었는가?

伐木聲聲這裡聞 나무베는 소리 이 속에 들려온다.

訥庵(눌암)


高積峰高郁郁雲 고적치 봉우리 높아 무성한 구름은

無心聚合有時分 무심히 모이고 때로 나뉘기도 하네.

施雨從龍多變化 비를 내리는 용을 따르니 변화가 많고

隨風伴鶴散奇文 바람 따라 학을 짝하니 기이한 문양이 흩어진다.

只可悅怡高士宅 다만 고사(高士)의 집이 즐길 만하지만

惟應禮拜老禪群 오직 늙은 스님들의 예배(禮拜)에 응한다오.

陰包陽激升降氣 음(陰)이 싸고 양(陽)이 치면 기(氣)가 오르고 내리니

或引雷聲下界聞 간혹 우렛소리를 이끌어 하계(下界)에 드린다네.

石澗(석간)


峰高高積上浮雲 봉우리 높은 고적치 위에 구름이 뜨니

玉葉金柯萬朶分 옥 같은 잎과 금 같은 가지가 만 갈래로 나뉘었네.

合作盖形擎日色 합하여 만든 지붕 모양은 태양 빛을 받들고

散如篆烟畫天文 흩어진 듯한 연기는 천문(天文)을그린 듯하다.

採芝誰識尊師處 영지 캐는 스승 있는 곳 누가 아는가?

禮佛應多老釋群 예불 올리는 늙은 스님들 응당 많구나.

疑汝或從巫峽去 네 혹시 무당 따라 협곡에 가는지 의심하니

謾成暮雨不堪聞 멋대로 내리는 저녁 빗소리 들림을 감당하기 어렵네.

菊下(국하)


坐看無心出峀雲 앉아서 무심히 나오는 봉우리 구름을 보니

有時相合有時分 때로 서로 합하고 때로 서로 나뉘는구나.

朝過絶壁開圖畫 아침에 절벽을 지나니 그림 같은 경치 열리고

暮散空林綴篆文 저녁 빈 산에는 흩어지는 연기가 이어지네.

獨去閑情將斂跡 홀로 가는 한가한 마음에 자취를 거두려 하니

長隨何處逈超群 오래 따르며 어느 곳에서 멀리 무리를 벗어날까?

莫言高積峰頭在 고적치(高積峙) 봉우리에 있다고 말하지 말게

忽送晴雷下界聞 갑자기 개인 우레 보내면 하계(下界)에 들릴 터이니.

滄農(창농)


高積西南峰上雲 높이 쌓인 서남쪽 봉우리 위에 구름 일어

觀其變者若難分 그 변화를 보아도 구분하기 어려운 듯하다.

風態雨心眞活畫 바람 모양 비 마음이 참으로 살아있는 그림 같고

龍鱗鳥羽自奇文 용 비늘 새 날개가 저절로 기이한 문양이라.

使氣龍光應寶化 기를 부린 용의 광채는 응당 (氣) 보물이 되고

擬烟鶴像不鷄群 연기 헤아린 학의 형상 닭과 무리 짓지 않는다오.

輪囷蕭索如何日 윤균(輪囷)125)으로 새끼를 꼼이 어느 날일까?

爲霱爲卿願與聞 상서로운 구름에 경상(卿相)이 됨을 듣기 원하노라.

晩翠(만취)


高高積積吾家物 높고 높이 쌓고 쌓은 우리 집 물건은

盡是太虛中 모두 허공에서

無事往來雲 일없이 왕래하는 구름이라.

莫敎市竪探 저잣거리의 장사치가 탐하는 것을 가르치지 말라.

此路疑九分 이러한 길은 의심함이 대부분이요

也怒十分 또 분노함이 확실하다.

吟風弄月猶詩債 음풍농월(吟風弄月)은 시의 부채[詩債]와 같으니

何必經天緯地文 하필이면 천하를 경영하는 문장(文章)을 하랴!

日日偸閑來且去 날마다 틈날 때면 가는 것은

魚鱗得所 물고기도 하는 것이고

麋鹿成群 사슴도 무리를 이루는 것이다.

悠悠然自樂地 할 일 없이 스스로 즐기는 곳에서

何事十里外風聲聞 무슨 일로 10리 밖 바람 소리를 듣겠는가?

東溟(동명)


高積峰頭晩出雲 높게 쌓인 봉우리 머리에 늦게 구름 일자

有村咫尺不相分 지척의 마을도 분간하기 어렵구나.

烟深古洞龍成彩 안개 깊은 옛 골짜기에 용이 문채를 이루어

霧鎖何山豹變文 안개가 닫은 어느 산이 표범 변하는 무늬인가?

起處査然籠萬樹 일어나는 곳 아득하게 만 나무를 둘렀고

屯時宛似擁千群 멈출 때는 완연히 천의 무리를 안은 듯하네.

騰天好作人間雨 하늘에 올라 사람에게 비 내리기를 좋아하니

隱隱雷聲這裡聞 은은한 우렛소리를 이 속에서 들을 수 있다오.

竹翁(죽옹)


高積萬重疊疊雲 고적치에 만 겹으로 첩첩한 구름에

秦山楚水盡三分 진나라 산과 초나라 물이 모두 셋으로 나뉘었네.

不移欲雨還無跡 비 오려 함이 옮기지 않아도 다시 자취 없고

常有非凡或異文 항상 비범하나 간혹 다른 문양이 있다오.

古沼藏深龍吐氣 옛소(沼)에깊이 잠긴 용이 기(氣)를 토하고

老松籠影鶴飛群 늙은 소나무 그림자 둘러 학은 무리 지어 나는구나.

遙知誰可持相贈 누가 가진 것 서로 줌을 멀리 알겠는가?

手指明明耳得聞 손으로 가르쳐 줘야 분명히 들을 수 있으리라.

寄隱(기은)


高峰積氣結爲雲 높은 봉우리에 쌓인 기운이 구름이 되어

浮去浮來故不分 떠서 가고 떠서 오며 분간하기 어려워라.

只較陰晴留作色 다만 흐림과 개임을 비교하고 남겨 색을 만들고

肯隨虹螮變成文 기꺼이 무지개를 따라 변하여 문채를 이루는구나.

中峰拪宿同僧侶 가운데 봉우리에 살며 승려와 함께하나니

上界徘徊任鶴群 상계를 배회함은 학(鶴) 무리에 맡겼어라.

莫向人間風雨出 사람들 향해 비바람 내지 말지니

朝非暮是我曾聞 아침에 그른 것이 저녁에는 옳음을 일찍이 들었나니.

素軒(소헌)


高積山頭多白雲 고적치 산머리에 흰 구름이 많아

有時而聚有時分 때로 모이고 때로 흩어지기도 한다오.

隨風散作英英氣 영롱한 기운도 바람을 따라 흩어지기도 하고

如火熾成郁郁文 빛나는 문채가 불같이 이루어지기도 하다네.

峰光羅列鳳龍勢 봉황과 용의 형세로 봉우리 광채가 펼쳐지고

林影掩藏麋鹿郡 사슴의 무리 숲 그림자에 감춰져 있다오.

遙望五采玲瓏裡 멀리 바라보니 다섯 빛깔 영롱한 속에

必也其人有所聞 반드시 그 사람이 들 바 있으리라.

文式(문식)


125) 윤균(輪囷):반송(盤松)의 가지에 옹이가 있어 울퉁불퉁 기괴한 형상을 나타낸 말인데,여기서는 겉 모습은 기굴(崎崛)하지만 가슴에는 천자를 보필할 기국과 역량이 있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