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6. 爐峰明月 향로봉의 밝은 달-4

페이지 정보

조회 967회 작성일 2021-02-26 11:31

본문

6. 爐峰明月 향로봉의 밝은 달-4


105쪽


少焉明月上爐峰 잠시 사이에 밝은 달이 향로봉에 떠오르니

天送姮娥夜喜逢 하늘이 항아(姮娥)를보내 밤을 잘 만났구나.

宇宙淸虛蟾倚杖 우주에 청허(淸虛)한 달을 지팡이에 의지해 보고

江山寥落鶴飜松 강산에 쓸쓸한 학은 소나무에서 날갯짓한다.

玉欄客倒盃中影 옥 난간에 나그네는 술잔 속 그림자를 기울이고

珠箔女羞鏡裡容 구슬발에 여인은 거울 속 얼굴을 부끄러워하는구나.

李白蘇仙千載後 이백과 소식 신선이 떠난 천년 후에

令人亦愛景光濃 사람이 또 경관이 짙음을 사랑하게 한다오.

齊根(제근)


玉輪浮上掛爐峰 옥같은 달 떠올라 향로봉에 걸려 있으니

峰勢崢嵘入夜逢 봉우리 세 우뚝함을 밤에 만났다네.

吳質學仙剗肉桂 오질(吳質)102)은 신선을 배우다 육계(肉桂)103)를 찍고

姮娥不老等喬松 항아(姮娥)는 늙지 않아 큰 소나무와 같구나.

天地精神都怳惚 세상에 정신이 모두 황홀하니

樓臺風致不從容 누대의 풍경이 조용하지 못하네.

散步良宵庭畔立 좋은 밤에 천천히 걷다가 뜰 가에 서 있으니

千尋脩竹綠陰濃 천 길 깊은 대숲은 푸른 그림자가 짙어라.

敬堂(경당)


烟亦香爐月亦峰 안개도 향로봉에 끼고 달도 봉우리에 있으니

景光今夜意中逢 마음속에 있는 광경을 오늘 밤에 만났네.

淡形來照千層水 담담한 모양으로 와서 천 층의 물을 비추니

奇影獨頑數尺松 기이한 그림자 홀로 몇 척의 소나무는 완고도 하다.

郯島客歸乘興趣 담도(郯島)에손님은 흥취 속에 돌아가고

吳洲人在想音容 오주(吳洲)104)에 사람은 음성과 모습 생각하리라.

若使詩翁看可讀 만약 시 짓는 늙은이가 읽을 수 있다면

無眠此際杯酒濃 잠들지 못하는 이 사이에 술이 진하리라.

漢奎(한규)


天作高峰月上峰 하늘이 높은 봉우리 만들어 달이 봉우리에 떠오름에

香烟初歇適丁逢 향기로운 안개 처음 걷힐 때 마침 만났다네.

窓前影動千尋竹 창 앞에 그림자는 천 길의 대나무가 움직이고

澗畔凉生百尺松 시냇가 서늘한 기운 백 척의 소나무에서 생긴다오.

東海精神人自蹈 동해의 정신은 사람들이 저절로 찾고

南樓風致客相容 남쪽 누각의 풍경은 나그네가 서로 용납하네.

蟾宮深處期攀折 달 궁전 깊은 곳에서 꺾어오기 기약하니

一樹桂花点点濃 한 그루 계수나무의 꽃은 점점이 진하리라.

復來(복래)


漁城東畔有爐峰 어성 동쪽에 향로봉이 있으니

十五夜來月正逢 15일 밤에 뜨는 달을 바로 만났다오.

竹舘照來琴復嘯 대숲 집에 비춰오고 거문고에 다시 퉁소 울리며

草堂遙憶水涓松 초당의 먼 생각에 물은 소나무 따라 흐르네.

也應吳斧難於桂 응당 오질(吳質)의 도끼는 계수나무에 어렵고

料得仙娥艶彼容 신선 항아(姮娥)는 얼굴이 고움을 알겠구나.

淸興斯間猶不淺 이 사이의 맑은 흥취 얕지 않으니

疎簾高捲影淡濃 성긴 발 높이 걷으니 그림자는 담담하기도 하다.

駿秉(준병)


香爐峰上月生峰 향로봉 위로 달이 봉우리에 뜨자

天借佳期夜正逢 하늘이 좋은 때를 빌려주어 밤에 마침 만났네.

桂魄初生從遠海 멀리 바다로부터 계수나무 혼백 처음 생기고

氷輪宛轉掛疎松 성긴 소나무에 걸린 얼음 바퀴 완전히 둥글구나.

五更樓上多豪興 오경에 누대 위에는 호걸의 흥이 넘치고

萬里雲間對玉容 만 리 구름 사이로 옥의 얼굴 대한다.

散步欲歸山下寺 천천히 걷다가 산 아래 절로 돌아가려 함에

明光入戶淡淡濃 밝은 광채 문을 비추어 담담하고 진하여라.

昇楀(승우)


對案香爐月上峰 책상 마주한 향로봉에 달이 떠오르니

歡情猶似故人逢 기쁜 마음 친구를 만난 것과 같네.

初從海底臨丹闕 처음엔 바다 밑 용궁으로부터 나오더니

漸向山頭映翠松 점차 산머리를 향하여 푸른 소나무를 비추네.

意味箇中知料得 그속에 의미를 이해하여 알고

風流幾處不從容 몇 곳은 풍류 있어 조용하지 않는구나.

今宵我欲停盃問 오늘 밤 술잔 멈추고 묻나니

萬里天衢色正濃 만 리 하늘의 색은 짙기만 하네.

基復(기복)


海天明月出爐峰 바다의 하늘에 밝은 달이 향로봉에 떠오르자

豪士風流幾處逢 호방한 사람의 풍류 어느 곳에서 만나는가?

斤斧多年難斫桂 도끼는 오랫동안 계수나무 찍기 어렵고

房靜夜櫳見疎松 방문 고요한 밤에 성근 소나무를 보네.

聊知玉兎搗靈藥 아쉬운 대로 옥토끼 영약(靈藥)을 찧음을 아나니

正是姮娥粧美容 바로 항아(姮娥)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한 것이라.

散步窓前眠不得 천천히 걸으며 창 앞에서 잠들지 못하더니

蒹葭秋水露華濃 가을 물 갈대에 이슬 꽃 진하구나.

基成(기성)


快觀五景上爐峰 다섯 번째 경치 상쾌히 보러 향로봉에 오르니

夜色如年月又逢 밤빛은 일 년 같이 길더니 달을 또 만났네.

驚夢林禽啼碧澗 숲의 새가 푸른 시내에서 울어 놀라 깨고

弄輝雲鶴下靑松 구름 속 학이 푸른 소나무에 내려밝 음을 희롱하네.

隱映江山銀世界 은은히 비추는 강산은 은빛 세계요

玲瓏石壁玉形容 영롱한 석벽(石壁)은 옥을 형용한 듯하다.

興來我欲停盃問 흥에 겨워 술잔 멈추고 묻나니

不識誰家酒氣濃 잘 모르겠지만 누구 집의 술이 익었는가?

昌楀(창우)


門對香爐第一峰 향로봉 가장 높은 봉우리를 문에서 대하니

夜來明月好相逢 밤이 되자 밝은 달을 잘도 만났구나.

銀河光沒遙看瀑 은하수 빛 사라져 아득히 목포가 보이고

桂子香高不礙松 계수나무 향기 높아 소나무에 막히지 않네.

上帝玉盤可長物 상제(上帝)의 옥쟁반은 오래 할 만한 물건이요

嫦娥寶鏡爲誰容 항아는 보물 거울로 누굴 위해 얼굴 단장하는가?

竹林獨坐淸無寐 대숲에 홀로 앉아 있으니 맑아 잠들지 못하고

衿抱殷勤酒意濃 가슴에 은근히 술 생각 깊어진다.

黃崑(황곤)


月出香爐千丈峰 향로 천 길 봉우리에 달이 떠서

破昏消息夜來逢 어둠 깨뜨렸다는 소식에 밤에 와서 만났구나.

婆娑影活天香桂 한가로운 그림자 천연 향기의 계수나무에 성하고

淡泊氣淸小檻松 담박한 기운 작은 난간 소나무에 맑네.

江上載歸漁子舟 강 위에는 어부의 배가 돌아가고

雲間相對美人容 구름 사이에는 미인의 얼굴을 서로 대하네.

天街夜色凉如水 하늘의 밤빛이 서늘하여 물과 같음에

完轉氷輪淡復濃 완연한 얼음 바퀴 담담했다가 다시 진해지네.

炳濟(병재)


102) 오질(吳質):오질은 전설상의 선인(仙人)인 오강(吳剛)을 말한다.질(質)은 그의 자이다.오강은 서하(西河)사람으로 일찍이 선도(仙道)를 배우다가 과실(過失)을 짓고 달 속으로 귀양 가서 항상 계수나무만 찍고 있다고 하므로, 당(唐)나라 이하(李賀)의 이빙공후인(李凭箜篌引)에, “오질은 잠 안 자고 계수나무만 기대 있다[吳質不眠倚桂樹].”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103) 육계(肉桂):5~6년 이상 자란 계수나무의 껍질을 이름.


104) 오주(吳洲): 이백(李白)의 「송장사인지강동(送張舍人之江東)」시의, “오주에서 만약 달을 보거든 천리 밖에서 나를 생각하기 바란다[吳洲如見月千里幸相思].”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古文眞寶前集卷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