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11. 帽巖漁笛 모암(帽巖, 관모암)의 어부 피리 소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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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18회 작성일 2021-02-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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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帽巖漁笛 모암(帽巖, 관모암)의 어부 피리 소리–3

 

龍山落帽掛高岩 용이 사는 산에 떨어진 관모가 높은 바위에 걸러

吹笛漁人亦非凡 피리 부는 어부도 또한 비범하네.

嶰谷疎篁風外響 골짜기에 트인 대숲은 바람 밖에 울림이 있고

秋江紅蓼月中帆 가을 강에 붉은 여뀌는 달 속에 돛배 같네.

荷肩竿竹同聆律 어깨에 멘 낚싯대는 율령을 들은 것과 같고

遍體苔衣似着衫 몸이 미친 이끼 옷은 적삼 입은 듯하구나.

好是雲間韶濩奏 구름 사이에서 소호(韶濩)166) 연주함이 좋으니

洋洋水族出聽咸 낭랑한 소리 물고기 어룡들 모두 나와 들으리라.

竹翁(죽옹)

 

襟水枕山鍾帽岩 물을 입고 산을 베개 삼았다가 모암을 만나니

數聲漁笛也超凡 몇 가락 어부의 피리 소리 또 속세를 벗어났네.

柰川閑設游魚網 내천(柰川)에 물고기 잡는 어망을 한가히 설치하고

花嶝遙望落照帆 화등(花嶝) 석양에 돛배를 아득히 바라본다.

互荅苔磯投巧釣 이끼 낀 물가 바위에 교묘히 낚싯대 드리워

何妨蓼雨濕寒衫 여뀌에 비 내려 찬 적삼 적신들 무슨 방해가 되랴?

曲終不見問無處 굽이가 끝남이 보이지 않아도 물을 곳 없으니

誰某居人姜李咸 아무개 사는 사람은 강 씨와 이 씨라네.

寄隱(기은)

 

短笛斜陽傍帽岩 석양에 모암 옆에서 짧은 피리 부니

漁翁閑意出群凡 어부의 한적한 뜻이 출중도 하구나.

橫來蘆荻花間道 갈대꽃이 꽃 사잇길로 날려 오고

泛去木蘭月下帆 목란(木蘭) 핀 달빛 아래에 돛배가 떠서 가네.

白鷺羞同黃鶴玉 백로는 황학의 옥과 같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綠不換簑紫羅衫 푸른 도롱이는 붉은 비단 적삼과 바꾸지 않는다오.

曲終仍向雲門入 굽이가 끝남에 운문(雲門)을 향하여 들어가니

古樂何時復奏咸 옛 음악을 어느 때 다시 다 연주할까?

素軒(소헌)

 

如帽方圓名是巖 관모처럼 각지고 둥글어 이 바위 이름 지음에

奇形怪狀見非凡 기이한 모양과 괴상한 형태가 비범함을 드러냈네.

手弄落梅長短曲 장단의 곡조를 손으로 연주하며 지는 매화 희롱하고

中懸明月去留帆 가고 머무는 돛배 가운데는 밝은 달이 매달렸네.

隱釣行裝靑蒻笠 숨겨진 낚시터는 푸른 부들 삿갓으로 행장을 꾸렸고

近山制度碧蘿衫 가까운 산은 푸른 담쟁이덩굴의 적삼을 꾸미는구나.

魚龍出聽潛蛟舞 어룡이 나와 듣고 잠긴 교룡 춤을 추니

能使物情曁若咸 모두 물정을 함께 할 수 있을 듯하구나.

文式(문식)

 

漁笛蕭蕭自帽岩 모암에서 어부의 피리 소리 쓸쓸하고

淸閑適趣亦非凡 맑고 한가로운 흥취 또한 비범하도다.

聲聲折柳春如水 소리마다 버들가지 꺾어 봄은 물과 같고

曲曲落梅月滿帆 굽이마다 매화꽃 떨어져 달이 돛배에 가득하네.

夢隔紅塵陌紫路 속된 세상 번화한 거리와 꿈은 멀리 떨어져

載歸綠笠靑簑衫 푸른 삿갓에 푸른 도롱이 입고 배 타고 돌아가리.

更和棹歌歌款乃 다시 뱃노래[棹歌]에 화답해 어부가[款乃歌] 부르니

慣聽鷗鷺集聽咸 늘 갈매기 해오라기 듣듯이 모두 모여 들어보세.

齊根(제근)

 

一帶寒江白帽岩 한 줄기 차가운 강에 흰 모암은

帽岩漁笛出塵凡 모암에 어부의 피리 소리 속세를 벗어났네.

武夷山下雲生石 무이산(武夷山) 아래 구름 이는 바위요

赤壁江中月滿帆 적벽강(赤壁江) 속 달 가득한 돛배라오.

妙曲將來傳樂府 묘한 곡조 들려와 악부(樂府)를 전하고

餘音遠播舞輕衫 남은 음은 멀리 퍼져 가벼운 적삼에 춤을 춘다.

鳳笙龍管非關事 봉황 생황과 용 피리가 관여할 일 아니니

忘世斯間適趣咸 이 속에서 세상 잊고서 모두 유유자적하세나.

敬堂(경당)

 

漁笛秋風下帽岩 가을바람에 어부의 피리 소리 모암 아래에 퍼지니

分明數曲聽非凡 분명 여러 굽이에 들림이 비범했으리라.

飛花流水人閑地 흐르는 물에 꽃잎 날려도 사람들 한가한 땅이요

小棹靑山客到帆 푸른 산에 작은 노로 나그네 실은 돛배라네.

只疑游子聲聲濁 다만 노니는 사람은 소리마다 탁한가 의심하여

誤認晴朝采采衫 개인 아침 화려한 적삼을 오인하네.

鸞管鳳蕭餘外響 난 피리 봉황 퉁소 밖의 울림이

來傳詩韻和相咸 시운(詩韻)을 전해 와 서로 모두 조화롭구나.

漢奎(한규)

 

特立江中一帽巖 강 안에 우뚝 선 한 모암(帽巖)은

漁人長笛亦殊凡 어부가 길게 피리 불며 또한 비범하다.

柯亭昔日中卽竹 가정(柯亭)167)은 옛날에 알맞은 것이 대나무였고

赤壁淸宵進士帆 적벽(赤壁)은 맑은 밤에 진사(進士)의 돛배였네.

楊柳飄搖驚遠夢 버들은 바람에 흔들려 멀리 꿈을 놀라게 하고

梅花落盡襲香衫 매화꽃 다 지며 향기가 옷에 스며오네.

飛禽率舞龍吟水 나는새는 모두 춤을 추고 용은 물을 뿜으니

樂府何時雜頀咸 즐거운 마을은 어느 때나 모두 호(頀)168)가 섞였구나.

復來(복래)

 

石丈儼然化帽巖 석장(石丈)169)이 분명히 모암(帽巖)이 되었거니

聲聲漁笛聽非凡 어부의 피리 소리마다 비범함을 듣는다오.

折來楊柳風生壑 바람 이는 골에서 버들을 꺾어서 오니

落盡梅花雪滿帆 눈이 가득한 돛배에는 매화가 다 덜어져 있네.

遠客乍聞懷古里 먼 나그네는 잠시 듣고서 고향을 생각하고

村童依和曳輕衫 마을 아이는 온화한 날씨에 얇은 옷을 질질 끈다.

曲終江上無人見 곡 끝나도 강가에 사람들 보이지 않고

山澤相通氣自咸 산과 못이 서로 통하여 기가 절로 함께하는구나.

駿秉(준병)

 

溪上兀然一帽岩 시냇가에 우뚝이 한 모암(帽巖)이있으니

數聲漁笛弄非凡 어부의 피리 소리 몇 가락은 비범함을 즐기는구나.

秋江明月南飛鶴 가을 강 밝은 달에 학(鶴)은 남으로 날아가고

春水紅桃逐去帆 봄물에 붉은 도화(桃花)는 돛배를 따라가네.

折柳玉關難見色 버들 꺾어도 옥관(玉關)170)에서는 색깔 보기 어렵고

落梅江城襲輕衫 지는 매화는 강가 성에서 가벼운 적삼으로 진다오.

斷續斜陽無限景 석양에 끊어졌다 이어지는 무한한 경계는

村童啞嘔共聽感 시골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와 함께 들린다.

昇楀(승우)

 

漁笛溪邊有一岩 어부의 피리 소리 울리는 시냇가에 한 바위 있으니

形如冠帽不爲凡 모양이 관모(冠帽)와 같아 평범하지 않도다.

有時聽去龍吟水 용이 읊는 물소리를 때로 들으며 가고

永夜載歸月上帆 달뜨자 돛배는 밤에 싣고 돌아오네.

裂石穿雲知隱者 바위를 찢고 구름을 뚫는 은자를 알아도

落梅折柳濕征衫 매화를 따고 버들을 꺾자 나그네 적삼을 적신다.

鼓吹宦海還如夢 관로(官路)의 길을 고취해도 도리어 꿈과 같아

惟有漁翁志氣咸 오직 어부 지기(志氣)만을 가졌어라.

基復(기복)

 

冠帽爲形一石岩 관모의 형상이 된 한 바위에

漁人長笛出塵凡 어부의 긴 피리 소리는 평범한 속세가 아니라오.

溪深如有垂翁釣 계곡은 깊어 낚시 드리운 늙은이 있을 듯한데

地僻恨無到客帆 땅은 외져 이르는 사람 없음을 원망한다네.

折柳春光未及塞 버들 꺾어도 봄빛이 외지에 이르지 않더니

落梅香臭疑盈衫 매화 떨어지니 향기가 옷에 스몄나 의심한다.

白蘋紅蓼晴江興 흰 마름 붉은 여뀌가 맑은 강에서 피니

斷續斜陽感意咸 석양에 끊어졌다 이어지는 모든 감흥이라.

基成(기성)

 

終觀十景步東岩 끝내 10경을 보고 동쪽 바위로 걸어가니

漁笛斜陽亦匪凡 석양에 어부의 피리 소리 또한 비범하구나.

沙岸爭飛驚夢鳥 모래 언덕엔 졸다 놀란 새가 다투어 날고

渡頭暫住暮歸帆 포구 머리엔 저녁에 돌아가는 돛배가 잠시 머물렀네.

和歌釣客欹輕笠 낚시꾼은 가벼운 삿갓을 기울이고 화답하는 노래하니

黙聽溪翁立短衫 계곡 늙은이는 짧은 적삼으로 서서 묵묵히 듣는다.

數曲聲中頓忘世 몇 곡의 소리 속에 세상일 잊음에

江村烟月俗熙咸 강촌 안개와 달에 백성들 모두 기뻐하네.

昌楀(창우)

 

欹笠漁翁傍帽岩 삿갓 기울인 어부 옆이 모암이니

數聲秋笛脫塵凡 가을피리 몇 소리에 속세를 벗어난다오.

一竿在手忘投餌 한 낚싯대 손에 있으나 미끼 던지는 것 잊고

小艇容人不掛帆 작은 배는 사람 태워도 닻을 올리지 않았다오.

響落靑山逢住錫 울림 끊어진 청산에서 머무는 사람 만나고

曲終紅照滿征衫 굽이 끝나자 붉은 노을에 옷깃을 적시네.

此眞取適非魚取 이는 참으로 알맞음을 취할 뿐 물고기 잡지 않으니

庶見飛潛遂性咸 거의 날고 잠기는 사물이 모두 성품 이룸을 보리라.

黃崑(황곤)

 

石尖冠帽作奇巖 바위끝 관모는 기이한 암석을 만들고

漁笛善鳴物大凡 어부의 피리 소리 아름답게 울려 비범하네.

雲穿武夷來晉鶴 구름을 뚫고 무이산171)에서 진(晉)나라 학이 왔고

月明牛渚弄桓帆 달이 밝은 우저(牛渚)172)처럼 돛을 올리고 놀았네.

淸音絶世傾人耳 맑음 소리 세상에 없어 사람의 귀를 기울이게 하고

妙曲入神執子衫 묘한 곡조 신묘함에 들어 그대 옷을 붙잡는다오.

紅蓼白蘋無恨景 붉은 여뀌 흰 마름의 무한한 경치에

聲聲相感澤山咸 못과 산이 모두 소리마다 서로 감응하는구나.

炳濟(병제)

 

166) 소호(韶濩): 소호(韶頀)라고 쓰기도 하는데, 소(韶)는 순(舜) 임금의 음악이고 호(濩)는 탕(湯) 임금의 음악이다. 禮記注疏樂記

 

167) 가정(柯亭):가정은 지금의 절강성(浙江省)소흥시(紹興市)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옛날부터 품질 좋은 대나무가 생산되는 곳이라 한다. 진(晉)나라 복도(伏滔)가 지은 「장적부(長笛賦)」의 서문(序文)에 “한(漢)나라 채옹(蔡邕)이 강남(江南)으로 피난 갔다가 가정의 관(觀)에 목(椽木)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나무가 특이한 것을 보고 그것으로 피리를 만들어 불었더니, 소리가 절묘했다고 한다.” 하였다.

 

168) 호(頀): 탕(湯) 임금의 음악을 이름.

 

169) 석장(石丈):원림(園林)안에 있는 절벽이나 큰 바위를 높여 이르는 말로 석장인(石丈人)이라고도 한다.북송(北宋)의 문인이자 서화가인 미불(米芾)은 천성이 기이한 것을 좋아하였는데,무위군(無爲軍)에 부임하였을 적에 청사(廳舍)에 있는 기석(奇石)을 보고는 매우 좋아하여 즉시 의관(衣冠)을 정제하고 그 돌에게 절을 하고 그 돌을 석장(石丈)이라고 불렀다. 宋史卷444 米芾傳

 

170) 옥관(玉關):중국 감숙성(甘肅省)돈황(敦煌)에 있는 옥문관(玉門關)의 준말로,여기서는 외딴 지방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171) 무이산(武夷山): 무이산의 산신인 무이군(武夷君)이 진 시황(秦始皇) 2년에 마을 사람들을 산꼭대기로 초청하여 만정(幔亭)의 연회를 베풀고 술과 음식을 주었다는 ‘무이만정(武夷幔亭)’의 고사를 말한다. 雲笈七籤卷96

 

172) 牛渚(우저): 동진(東晉) 때에 사상(謝尙)이 우저(牛渚)의 풍월(風月)에 즐거이 놀았다는 고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