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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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37회 작성일 2021-02-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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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2


31쪽


常常雲氣覄雲門 늘 구름의 기운이 운문을 덮고 있어

知有新龍降雨痕 새로운 용이 비를 내린 흔적을 알게 되네.

人向洞中開別業 사람이 골짜기를 향하니 안에 별장이 있고

水從天際注深源 물을 하늘 끝을 따라 깊은 근원으로 흐르는구나.

樹林翳日烟霞邃 숲이 해를 가려안개 와 노을이 깊고

峰嶂沉洲錦繡飜 산봉우리는 물에 잠겨 수놓은 비단같이 나부낀다.

巖上書留三字鋟 바위 위에는 세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文章往跡可堪言 문장의 지난 자취는 말을 대신할 만하네.

笑堂(소당)


一道飛泉出石門 한 길로 떨어지는 폭포 석문에서 나오고

雲空巖老有書痕 구름 뜬 하늘에 바위는 늙어 글씨 흔적 있네.

莫敎人掃寒梅逕 사람들 찬 매화 길 쓸어내지 못하게 할 것이니

共得天光活水源 하늘빛과 맑은 물의 근원을 모두 얻을 수 있네.

山客成茅仁智樂 나그네는 띳집을 만들어 산수를 즐기고

吾家留筆古今飜 내 집에 남은 글씨 고금을 찾아본다오.

偶游此地居然得 우연히 이곳을 유람하다가 뜻밖에 얻었는데

感慕夕陽歸未言 석양에 마음이 끌려 말하지 못하고 돌아가네

雪隱(설은)


山南泉石一雲門 산의 남쪽 아름다운 곳에 하나의 운문이 있으니

我脚未登耳有痕 나는 아직 오르지 못하였고 소문만 들었네.

倒壁錯盤平鋪地 절벽은 어지럽고 평평한 땅이요

澄潭落瀑上流源 맑은 연못에 떨어지는 폭포에 상류는 근원이라 하네.

春水桃花漁子至 봄 물에 복숭아꽃 피어 어부도 이르고

夕陽楓葉亂鴉飜 석양에 단풍잎 어지러이 갈까마귀 날아오른다.

紫芝達洞人何在 붉은 지초 있는 달동(達洞)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捿息當年欲無言 거처하는 그해에 말하려 해도 말이 없구나.

蓮宇(연우)


西南林壑鎖雲門 서남쪽의 산 깊은 곳에 운문이 숨겨져 있는데

百道飛泉漬石痕 백 갈래 내리는 폭포에 온갖 돌들이 담겨 있네.

夕氣蒼凉通絶峽 저녁 기운 황량하니 험한 협곡으로 통하고

天光活潑露眞源 하늘빛 활발하니 참된 근원이 드러나는구나.

巖間歲月人情積 바위 사이에서 지나는 세월에 인정이 쌓이고

山外烟塵世事飜 산 밖에 먼지는 세상일로 번다하다.

鷗夢不驚沙渚暖 갈매기 꿈꾸다 모래밭의 온기에 놀라지 않고

閑翁志趣與誰言 한가로운 늙은이의 흥취를 누구와 말하랴!

素山(소산)


雲藏泉石護爲門 구름이 감춘 풍경 보호하듯 문을 이루고

地逈稀看杖屨痕 땅이 머니 지팡이와 신의 흔적 보기 드물다.

楓林繞山穿客逕 단풍나무 숲이 산을 둘러싸도 나그네는 길을 뚫고

桃花照井訪仙源 복숭아 꽃 우물에 비추자 선원(仙源)을 방문하네.

鳥啼落日蒼蒼下 새 지저귀고 지는 해는 푸르고 푸르게 지는데

魚戱淸波白白飜 물고기 노니는 맑은 물결은 희고 희게 뒤집힌다.

欲問斯間多小景 이 사이 작은 경치 얼마나 많은가 붇고자 해도

漁翁樵竪顧他言 어부와 나무꾼은 고개 돌려 딴소리 하네.

白又(백우)


白雲紅樹掩山門 흰 구름과 붉은 숲이 산문(山門)을 가렸는데

飛錫幾多訪舊痕 스님은 방문한 옛 흔적 얼마나 많은가?

造物奇形留石面 사물을 만든 기이한 형상은 돌에 남아있고

溢瓢甘味有泉源 박에 가득한 단맛은 샘에서 비롯되었네.

翠壁秋暮楓光暮 푸른 벽 가을 저녁에 단풍 빛 저물고

閑境月明鶴舞飜 한가로운 경계 달 밝고 학이 춤을 추네.

歸路回思前古事 돌아오는 길에 옛일을 다시 생각하는데

庵虛隱隱聽經言 암자는 비었는데 은은히 경 읽는 소리 들린다.

聾巖(농암)


淸寒子亦出雲門 청한자(淸寒子, 김시습)도 운문(雲門)을 나섰는데

蔡相仙書尙有痕 채상(蔡相, 채팽윤)의 신선 글씨 오히려 흔적 남았네.

石臼多年如遺鉢 절구는 오랫동안 남아있는 사발 같고

山臺無處覓靈源 산의 누대는 신령스러운 근원을 찾을 곳 없구나.

水白便令巢許洗 물 맑으니 문득 소부와 허유36)가 귀를 씻도록 하였고

桃紅焉識晉秦飜 도화 붉어도 어찌 진(晋)과 진(秦)이 바뀜을 알랴?

斷磚殘礎餘仙址 깨진 벽돌의 부스러기가 신선의 터에 남아있는데

我欲辨眞已忘言 나는 진실을 분별하고자 해도 이미 말을 잊었네.

樵史(초사)


數家村落隔雲門 몇 집 사는 마을이 운문(雲門)과 떨어져 있는데

幾個居人道舊痕 사는 사람이 다니던 길 흔적이 몇 개 있구나.

剛斧乍攀昇桂殿 단단한 도끼를 잠깐 들어 훌륭한 집을 짓고

蹇槎輒入溯河源 삐뚤어진 뗏목으로 문득 강의 근원을 거슬러 오른다.

祥泉迸嵌籠山去 상서로운 샘은 깊은 굴에서 솟아 산을 휘감아 흐르고

老石縣崖倒水飜 늙은 바위는 깎아지른 절벽에서 물을 거꾸로 쏟네.

孰有詞如陶謝手 누가 도연명과 사영운과 같은 글솜씨 있어서

起余十景盡情言 나에게 10경을 진정으로 말할 수 있으랴?

石下(석하)


淸泉白石闢雲門 맑은 물과 흰 바위가 열린 곳이 운문이니

曾是仙翁過去痕 일찍부터 신선의 과거 흔적이 있구나.

芳草生間商洛界 향기로운 풀 피어나는 사이가 상락(商洛)37) 같고

桃花通底武陵源 도화꽃 통하는 끝이 무릉도원이리라.

老蛟藏氣朝烟歇 교룡이 기운을 감추니 아침 안개 사라지고

小鳥盡情夕照飜 작은 새 마음껏 석양에 날아가네.

欲問古人採藥處 옛사람이 약초 캐는 곳 묻고자 해도

千峰萬壑摠無言 천 개 봉우리 만 개의 골짜기는 말하지 않는구나.

松隱(송은)


一景雲間闢洞門 한 경치는 구름 사이에 골짜기 문이 열렸는데

淸泉白石洗塵痕 맑은 샘과 흰 바위는 먼지 흔적 씻는구나.

半山風雨呈新骨 반 산은 비바람에 새로운 기골 드러내고

百道氷霜秘舊源 백갈래 길은 서리에 옛 근원을 숨겼네.

芹葉微開銀索轉 미나리 잎이 약간 피어 은빛 줄을 두른 듯하고

蘚花錯落錦紋飜 이끼 꽃 들쭉날쭉 비단 무늬 나부낀다.

至今巖面龍蛇篆 지금도 바위에는 용과 뱀 같은 글씨 있는데

留得庵名永有言 머물러 암자 이름 얻었음은 영원히 전하리라.

迂軒(우헌)


居然泉石助雲門 변함없는 자연이 운문(雲門)을 도우니

不染世間累跡痕 세간의 거듭된 흔적에 물들지 않았네.

別界有天疑杞國 별계에 있는 하늘 세상 기(杞) 나라인지 의심하나니

武陵何地是桃源 무릉(武陵)이 어는 곳인지 이곳이 도원(桃源)일세.

箇中不識風霜劫 그 속에 풍상의 영겁(永劫)을 알지 못하니

此外渾忘歲月飜 이 밖에는 세월의 흐름을 모두 잊었네.

歸家若問如斯景 돌아가 이 같은 경치 묻거들랑

難以形容未敢言 형용할 수 없어 말할 수 없다 하게.

南溪(남계)


石上雲生古寺門 옛 절 문 바위 위에 구름 생기고

千秋佛劫尙餘痕 영겁의 세월에도 오히려 흔적 남았구나.

蘚花自補靑山骨 이끼 꽃은 절로 청산의 뼈를 보충하고

茅棟彙成活水源 띳집이 무리는 살아 있는 물의 근원을 이루네.

暮景淸閒風正好 저녁 경치 맑고 한가로운 풍경 정말로 아름답고

洞天寥寂鳥雙飜 골짜기 하늘 적막한 속에 새가 쌍으로 나는구나.

佳麗名庄如許樂 아름답고 유명한 별장 즐거움을 허락한 듯

居人永矢不忘言 사는 사람 맹세코 말을 잊지 못하리라.

訥庵(눌암)


36)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소부가 순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물려주겠다는 말을 듣고 영수에 귀를 씻고 소에게 물을 먹이려다가, 그 이야기를 소부로부터 들은 허유가 더러운 소리를 들은 귀를 씻어 낸 물을 먹일 수 없다며 더 상류로 올라가 물을 먹였다는 고사를 말한 것이다.


37) 상락(商洛):진(秦)나라 말기에 시황(秦始皇)의 학정을 피하여 상산사호(商山四皓)가 은거하였던 상락(商洛)의 남전산(藍田山)을 말한다. 상산사호는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