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1. 漁城十景總題 어성 10경을 함께 쓰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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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29회 작성일 2021-02-2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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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漁城十景總題 어성 10경을 함께 쓰다-2


15쪽


依峽臨江漁有城 협곡에 의지한 강가 어촌에 성 (城)이 있으니

古云隱者一村成 예로부터 은자들이 한 마을을 이루었다 하네.

千釣呂磯雲寂寞 천 개의 낚시의 여기(呂磯)21)는 구름이 적막하고

一絲嚴瀨月空明 한가닥 엄뢰(嚴瀨)22)는 달이 하늘에 밝구나.

鳴泉老石多精毓 울리는 샘물과 늙은 바위는 정기를 기름이 많고

朽梓良蹄待價聲 썩은 재목과 좋은 발굽은 흥정을 기다린다오.

欲識此中奇絶處 이가운데 기이한 절경이 있는 곳 알고자 하면

試看十景別天生 시험 삼아 10경의 별천지가 생기는 것을 보게나.

蓮宇(연우) 李鍾萬(이종만)


逐水漁舟泊古城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깃배 옛 성에 정박하니

十區佳景類天成 열 개의 아름다운 풍광 하늘에서 이루었네.

撫琴蓬海淸商發 동해에서 거문고 다듬어 청상곡(淸商曲) 연주하고

採玉荊山寶氣明 형산(荊山)에서 옥 채취하니 보배로운 기가 밝구나.

隱士盤旋林不愧 은사가 머물러도 숲은 부끄럽지 않고

詩人裝綴畫舞聲 시인이 꾸민 것은 춤추는 소리를 그림 그린 것이네.

龍洲書室憑高矚 용주(龍洲)의 서실(書室) 높이 올라 보아야 하니

谷裡蘭香自此生 골짜기 안의 난꽃 향기 이곳으로부터 생긴다오.

素山(소산) 權宗胤(권종윤)


漁樵一路掛西城 어부와 나무꾼이 다니는 길 서쪽 성에 비껴있는데

踏盡烟霞歷歷成 연기와 안개를 밟고 다니며 역력히 이루었네.

佳境未曾料如此 아름다운 경치 이렇게 좋은 것이 없으니

故人自得記分明 옛사람은 스스로 분명히 기억했으리라.

慇懃點拈雲無跡 은근히 구름 한 점을 집었으나 자취가 없고

次第登詩畵有聲 차례로 시를 올림에 그림에 소리가 있구나.

曲曲溪山誰管領 굽이굽이 계곡과 산은 누가 맡아서 다스리길래

鶴龜松竹㧾長生 학과 거북, 소나무와 대나무가 모두 장수하는가?

白又(백우) 李顯奎(이현규)


漁罷更何唱渭城 고기 잡기 마치고 어찌 다시 위성곡23)을 부를까?

自酣泉石膏盲成 자연의 경치를 스스로 사랑하는 고질병이 생겼네.

怒瀑和灘消寂歷 성난 폭포는 여울과 어울려 적막해지고

暮鍾伴月發神明 저녁 종은 달을 벗 삼아 신명을 발한다.

遠樹浮雲何所意 먼 나무와 뜬구름은 무엇을 뜻하며

斜陽釣笛自爲聲 석양에 낚시와 피리 소리는 저절로 시가 되네.

景光如許無人識 풍광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허여한 듯하니

我獨任之快樂生 나 홀로 임하는 유쾌함이 생기는구나.

聾岩(농암) 金鍾冕(김종면)


南畔五臺疊作城 남쪽 오대산은 첩첩이 성을 이루었는데

僧藍俗宇共生成 불사(佛舍)와 세속의 집이 함께 사는구나.

雙峰寂寂花陰重 쌍봉은 적적하고 꽃그늘 지천이요

二水沄沄峽氣明 두 물은 소용돌이치니 협곡 기운 밝도다.

眠狗村邊看虎跡 면구촌(眠狗村) 가에서 호랑이 자취 살피고

葛烏峴下聽鵑聲 갈오현(葛烏峴) 아래에서 두견새 소리를 듣네.

誰寫曲屛云十景 누가 병풍을 그려 10경이라 했는가?

宛如竿籟壁間生 마치 대숲 소리가 벽 사이에서 생기는 것 같네.

蕉史(초사) 金商褧(김상경)


只聞傳誦詠漁城 단지 어성의 시가 읊는 것을 전해 들었는데

十景重重筆下成 경이 거듭거듭 붓끝에서 이루어졌10 구나.

此物云佳全草昧 이 물건은 아름답다 하지만 모두 풀에 묻혀

其然將寫未分明 그런 까닭에 무얼 그려야 할지 분명하지 않네.

心頭碧落群山色 마음속에 푸른 하늘은 뭇 산의 색이요

耳畔寒流衆水聲 귓가에 찬흐름은 여러 물소리라오.

依樣葫蘆君莫笑 조롱박을 본떴다고24) 그대 비웃지 말게

石林頹臥老書生 비스듬히 누운 석림(石林)은 늙은 서생 같구나.

石下(석하) 李濟說(이제열)


晩來探景到漁城 늦게야 경치 찾아 어성에 도착하니

水水山山磨琢成 물은물대로 산은 산대로 갈고 닦아 이루었네.

古汀石白雲初起 옛 물가 바위 흰 곳에 구름 처음 일어나는데

芳樹烟靑月復明 꽃나무에 안개 푸르고 달은 다시 밝구나.

龍淵銀瀑呈佳色 용연(龍淵)에 은빛 폭포는 아름다운 색을 드러내고

魚笛珠鍾奏別聲 어부의 피리와 주옥같은 종은 특별한 소리 연주하네.

花嶝柰川其下地 화등(花嶝)과 내천(柰川)이 그 아래의 땅이니

隱居行義幾董生 은거하며 의 행함은 얼마나 동중서25) 같은가!

松隱(송은) 金冀鎔(김기용)


訪山問水到漁城 산 넘고 물 넘어 어성에 도착하니

奇景玲瓏滿數成 영롱하고 기이한 경치 가득 이루었네.

月笛雲鍾烟外起 달과 구름에 피리와 종소리 안개 밖으로 일고

魚灘石瀑夕西明 물고기 여울과 폭포는 저녁 서쪽에서 빛난다.

筆端甲乙難題品 붓끝으로 우열 가려 등급 쓰기 어렵고

匣裡峨洋未放聲 상자 안의 거문고는 아직 소리를 내지 않았네.

別有靈區人不識 별도로 신령스러운 곳 있어도 사람이 알지 못하니

碧蘿深處紫芝生 푸른 담쟁이 넝쿨 우거진 곳에 붉은 영지 자란다오.

迂軒(우헌) 金聖濟(김성제)


五臺來脉護漁城 오대산에서 내려오는 줄기 어성을 보호하고

峰壑重重景十成 봉우리와 골 겹겹이 펼쳐져 10경을 이루었다.

洞口深深多別怪 골짜기 입구 깊고 깊어 괴이한 경치 많아

指頭歷歷數分明 손끝으로 하나하나 분명하게 수를 세보네.

地氣精靈無俗界 땅 기운의 정령 세속에는 없고

村容窈窕有名聲 마을의 모습 아름다워 이름이 높도다.

欲盡諸詩鱗次詠 여러 시를 차례대로 다 읊고자 하니

自然還愧繁華生 자연에 도리어 번화함 생겨 부끄럽구나.

南溪(남계) 李容海(이용해)


環里皆山繞作城 온 동네 다 산으로 둘러 일부러 성을 만든 듯하고

無邊十景此中成 끝없는 10경이 이 안에 이루어져 있구나.

墾田多實人家給 일군 전답은 결실도 많아 인가가 넉넉하고

曠野䟽通日月明 넓은 들은 막힘없어 해와 달이 밝구나.

前川烟淨鳥相語 앞 내는 안개도 맑아 새가 서로 대화하고

古寺風輕鍾落聲 옛 절은 바람도 경쾌히 종소리 전하네.

泉石居然茅棟結 아름다운 경치 있는 곳에 띳집을 지어

淸閑志趣付平生 맑고 한가로운 뜻에 평생 의지한다오.

退齋(퇴재) 李憲在(이헌재)



21) 여기(呂磯):어성(漁城)의 지명으로 추측됨.


22) 엄뢰(嚴瀨): 엄뢰는 은거하는 곳을 뜻한다.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동려현(桐廬縣)의 동강(桐江)에 있는 지명으로 엄릉뢰(嚴陵瀨)라 하는데, 후한(後漢)의 은사(隱士)인 엄광(嚴光)이 은둔하여 낚시질한 곳이라 한다. 엄광은 어려서 광무제(光武帝)와 친한 사이였는데, 광무제가 즉위하자 곧 성명을 바꾸고 부춘산(富春山) 속에 은거하여 낚시질하면서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한다. 『後漢書』 卷113,「嚴光列傳」.


23) 위성곡(渭城曲): 당(唐)나라 왕유(王維)의 시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에 “위성의 아침 비 가벼운 먼지 적시니[渭城朝雨浥輕塵], 객사엔 푸릇푸릇 버들빛 싱그럽네[客舍靑靑柳色新]. 그대에게 다시 한 잔 술 권하노니[勸君更進一杯酒],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가 없다오[西出陽關無故人].”에서 차용한 것이다. 이 시에 곡을 입힌 것이 이른바 「양관곡(陽關曲)」 또는 「위성곡(渭城曲)」으로, 이별곡을 뜻한다. 『全唐詩 卷128 送元二使安西』 『樂府詩集 卷80 近代曲辭2 渭城曲』


24) 조롱박[葫蘆] 본떴다고: 옛사람을 모방하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창안해 냄을 이른다. 송 태조(宋太祖)가 한림학사(韓林學士) 도곡(陶穀)을 조롱하기를, “듣건대 한림학사는 제서(制書)를 초할 때 옛사람의 작품을 베껴 가며 조금씩 말만 바꾸었을 뿐이다. 이는 바로 세속에서 이른바 ‘조롱박 모양만을 본떠서 그려 낸다[此乃俗所謂依様畫葫蘆耳].’는 것일 따름이니, 힘쓴 것이 뭐가 있다고 하겠는가.” 한 데서 온 말이다. 『東軒筆錄卷1』


25) 동중서(董仲舒):‘ 동생(董生)’은 한(漢)나라 때의 대유(大儒)인 동중서(董仲舒)로, 그가 일찍이 ‘휘장을 깊이 내려 치고 방 안에 들어앉아 글을 강독하면서[下帷講誦],’ 제자들을 가르칠 적에 3년 동안이나 밖을 나가지 않고 학문에 정진(精進)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깊이 들어앉아 독서에 전념하는 것을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