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11. 帽巖漁笛 모암(帽巖, 관모암)의 어부 피리 소리–2

페이지 정보

조회 839회 작성일 2021-02-22 18:36

본문

短髮蕭蕭傍帽岩 짧은 머리로 쓸쓸히 모암 옆에 있자니

斜陽一笛也超凡 석양에 한 피리 소리가 또 비범하구나.

落梅和月飄寒笠 지는 매화는 달과 어울리나 바람에 삿갓이 차고

截竹鳴風掛小帆 휘어진 대나무 바람에 울며 작은 돛배에 걸렸네.

江鳥不驚眠蓼岸 강 새는 놀라지도 않고 여뀌 핀 강가에서 잠들고

水仙何惡泣荷衫 수선(水仙)155)은 무얼 싫어해 연꽃 적삼을 적시는가?

世人誰識曲中趣 세상사람들 곡 속에 운치를 누가 알랴?

出聽空洲魚若咸 나아가 빈 모래톱에서 물고기 같음을 들어보라.

白又(백우)


碧水澄潭一帽巖 푸른 물 맑은 연못에 모암이 있으니

斯翁漁笛是非凡 이 늙은 어부의 피리 소리가 비범하구나.

弄之忘世同沙鳥 희롱하며 세상 잊음이 모래톱 새와 같고

恐洩閑機擁霧帆 걱정 잊은 한가로운 기미에 안개 낀 돛배를 감쌌네.

復欲淸高橫夜月 맑게 높아지려는 한밤의 달은 빗겨 있고

已辭榮利着蘿衫 영리(榮利)를 이미 사양하고 거친 옷 입었다오.

箇中意味誰能識 그 속에 의미를 누가 알겠는가?

滿眼風烟我自咸 눈 가득한 풍경도 모두 자신으로부터 이니라.

聾岩(농암)


魚籃尊士幻慈岩 물고기 바구니 든 높은 선비가 바위에 미혹되어

獨釣何人逈出凡 홀로 낚시하던 어떤 사람이 특출하였는가?

長把葉端無孔笛 길게 잡은 잎의 끝은 피리 구멍 없어도

好吹岸上大慈帆 불기 좋아해 강가에 돛배를 사랑하였네.

響處夢驚龍女殿 울리는 곳은 용녀(龍女)가 전각에서 자다 놀라고

曲終淚灑鮫人衫 곡조 끝나자 교인(鮫人)156)이 적삼을 적시게 하네.

魚游鳥駭簧音巧 물고기 노닐고 새가 놀라는 생황 소리 교묘하여

山裡松篁率舞咸 산속에 소나무와 대숲은 모두 춤을 춘다오.

蕉史(초사)


異境奇觀卓犖岩 다른 경계 기이한 경관이 우뚝 빼어난 바위와

臨風漁笛掃塵凡 바람에 어부의 피리 소리는 속세의 때를 쓸었다네.

蕭條轉入緱仙弄 소슬한 가지 점점 구선(緱仙)157) 기롱으로 들어갔고

颯畓仍隨楚客帆 바람 거센 논은 이에 초객(楚客)의 돛배 따랐다오.

林靄厭霞來遠眺 숲 아지랑이는 노을이 싫어 와도 멀리서 보고

川華受月上輕衫 시내의 꽃은 달빛 받아 위가 가벼운 적삼이네.

某邱某水須將見 어느 언덕 어느 물도 장차 보려고 하면

萬像伊時爲我咸 만상이 그때 모두 나를 위한다오.

石下(석하)


一聲漁笛動西巖 어부의 피리 소리 한가락이 서쪽 바위에 울리자

靜聽始知意不凡 고요히 듣고 뜻이 범상치 않음을 비로소 알았네.

夜月渭川垂直釣 밤에 달뜨자 위천(渭川)158)에 낚시 드리우고

秋風吳海放孤帆 가을바람에 오해(吳海)에 외로운 돛배 띄웠지.

此地尙餘紅蓼岸 이 땅은 오히려남아 붉은 여뀌의 강언덕이요

其人宛在綠簑衫 그 사람 완연히 푸른 도롱이 입고 있구나.

望美西方終不見 아름다운 서쪽을 보아도 끝내 볼 수 없으니

將懷椒糈要巫咸 산초와 양식을 가지고 무당에게 물어볼까?

松隱(송은)


十景碧灘白帽岩 열 번째 경치인 푸른 여울에 흰 모암은

短簑長笛也非凡 짧은 도롱이에 길게 피리 불어 또한 비범하네.

將歸東海霜侵鬂 서리가 귀밑머리 침범하여 동해(東海)로 돌아가려니

欲放西湖雪滿帆 눈이 돛배에 가득함에 서호(西湖)에 정박하고 싶네.

萬點梅花吹蒻笠 만 점의 매화 꽃잎 부들 삿갓에 날리고

一江蘆月上荷衫 한줄기 강 갈대에 달은 연잎 적삼 위로 떠 오른다.

憐君古調無人和 임 그리는 옛 곡조는 응답할 사람 없어

願入勻天雜頀咸 균천(勻天)159)에 들어 호(頀)160)와 섞이기를 바라네.

迂軒(우헌)


閑把漁竿上釣岩 한가로이 낚싯대 들고 낚시터 바위에 오르니

一雙吹笛異仙凡 한쌍의 피리 소리에 신선과 범부(凡夫)가다르네.

粧石千年留古跡 천년 세월에 바위 장식하여 옛 자취 남겼고

烟波十里出孤帆 십 리의 안개 물결에 외로운 돛배가 나아간다.

洞府風搖靑蒻笠 신선 사는 곳은 바람에 푸른 부들 삿갓이 요동치고

江干雨透碧蘿衫 강 언덕은 비가 푸른 넝쿨 적삼을 뚫는구나.

名區逸興淸如許 명승지의 빼어난 흥은 맑음을 허락한 듯하고

竟日忘歸聽亦咸 석양이 되어도 모두 듣느라 돌아감을 잊었네.

南溪(남계)


漁歌一曲傍西巖 서쪽 바위 곁에서 어부의 노래 한 곡조 울리니

鳴則不平物大凡 울림은 평범하지 않고 대범한 것이로다.

杏壇琴奏停歸棹 행단161)의 거문고 연주 돌아가는 배를 멈추게 하고

寒寺鍾鳴到夜帆 조촐한 절의 종소리 울려 잠자는 돛배에 이르네.

紅桃流水携長竹 붉은 복숭아꽃 물에 흐르는데 긴 낚싯대 들고

細雨斜風拂短衫 가는 비 기운 바람에 짧은 적삼 휘날린다.

款乃聲中千古意 어부의 노래 속에 천고의 의미 있으니

有人沽酒聽來咸 사람 있으면 모두 와서 듣고 술에 취해보세.

退齋(퇴재)


把笛漁翁上帽巖 피리 쥔 어부가 모암에 올라

臨風吹送曲殊凡 바람결에 보내는 곡조 비범도 하다.

聲聲折盡三春柳 소리마다 삼월 봄 버들을 다 꺾자니

汎汎歸遲斜日帆 둥둥 떠 석양에 돛배로 돌아감이 더디네.

滿江淸興問秋月 강 가득한 맑은 흥을 가을 달에 묻나니

平楚孤烟愁客衫 평지 숲에 외로운 안개는 객의 마음을 근심케 한다.

如聽棹歌心萬古 만고에 뱃노래 듣는 마음과 같아

始知山澤氣通咸 비로소 산과 연못의 기운 다 통함을 알겠구나.

訥庵(눌암)


巖下淸川川上巖 바위아래맑은 시내요, 시내 위는 바위이니

尋常漁笛聽非凡 늘 어부의 피리 소리 들어도 비범하구나.

萬波自息龍歸海 용이 바다로 돌아가니 만길 파도도 절로 사라지고

一鶴閑飛月上帆 달이 돛배 위로 뜨자 한 마리 학이 한가롭게 나네.

聲聲隔水弄仙樂 소리마다 물을 건너 신선의 음악을 희롱하고

曲曲臨風飄客衫 굽이마다 바람과 같이하여 객의 적삼 날리게 한다.

蘆花影裡云何者 갈대꽃 그림자 속에 무엇을 말하려는가?

物外閑情自得咸 세상 밖 한가한 정취에 모든 것 저절로 얻으리라.

石澗(석간)


抛却世忙傍帽岩 모암 곁에서 세상의 번다함 문득 던져버리니

而翁意趣異諸凡 옹(翁)의 의취(意趣)는 범인과 다르구려.

烟晴蘆渚斜陽笠 안개 개어 갈대 물가에 삿갓 기울었고

日晏波頭掛一帆 해 늦은 물결 머리에 한 돛이 걸렸어라.

淸亮暫諧樵者葉 서늘한 날씨에 나무꾼은 잎 무성하여 잠시 좋아하고

宕繁劇笑舞娥衫 무성히 춤추는 예쁜 적삼에 마구 웃는다.

臨流唱晩江天暮 강가에서 늦게 노래함에 강하늘 저물어가고

魚子雙雙出聽咸 물고기도 쌍쌍이 나와 모두 듣는구나.

菊下(국하)


投竿橫笛上高巖 피리 소리 흐르는 높은 바위에 올라 낚싯대 던짐에

取適漁翁逈出凡 어부는 알맞음을 취하여 속세를 벗어났구나.

移坐靑山烟雨笠 안개비에 삿갓을 쓰고 푸른 산으로 옮겨 앉으니

雙飛白鶴夕陽帆 석양에 닻을 올리자 흰 학이 쌍으로 나네.

細和楚竹聲聲律 가늘고 조화로운 초죽(楚竹)162)은 소리마다 운율 있고

半脫江籬短短衫 반쯤 벗은 강리(江籬)163) 짧고 짧은 적삼 같네.

問爾滄浪歌有節 너에게 창랑가(滄浪歌) 절조 있음을 묻노니

屈原何事願彭咸 굴원(屈原)은 무슨 일로 팽함(彭咸)164) 되기를 원했나?

滄農(창농)


一笛撗秋兀帽岩 한 피리 소리가 우뚝한 모암을 가을에 울리니

魚聽蛟舞響超凡 울림이 비범하여 물고기 듣고 교룡은 춤을 추네.

柳風梅雨忘收釣 버들에 바람 불고 매화에 비 오는데 낚시 거둠 잊고

鴈塞星樓只倚帆 기러기 변방 가고 별 뜨는 누각의 돛대에 기대네.

竿竹截吹元勝肉 대나무 잘라 피리 붊은 원래 고기보다 좋고

烟簑腰抻不須衫 안개에 도롱이 입고 허리 펴니 적삼이 필요 없네.

滄浪一曲蘆花月 창랑(滄浪)의 한 굽이 갈대꽃에 달이 뜸에

感有心來聽願咸 감흥 있어 마음으로 왔으니 함께 듣기를 원한다오.

晩翠(만취)


丈人浮石雲加帽 어른이 돌을 띄우고 구름이 모자를 더했는데

年古不老世稱岩 해가 오래되어도 늙지 않아 바위라 한다네.

江上獨饒漁釣趣 강가에서 홀로 넉넉한 물고기에 낚시하는 흥취 있어

問諸沙礫分聖凡 모래와 자갈에 물으니 성(聖)・범(凡)으로 나뉜다네.

何來春 어찌 오는 봄은

水上武陵尋路客 물가에 무릉 길 찾아가는 나그네가

疎雨聲中乍繫帆 성근 빗소리 속에 잠시 매인 돛배에 잠시 머무는가?

君莫說炎凉風雨 그대 덥고 서늘한 비바람 이야기하지 말게

度來苦吾家延    오는 고통 우리 집에 끌어오면

歷雲作衣苔作衫 지난 구름은 옷이 되고 이끼는 적삼이 된다오.

榮辱是非何等事 영욕과 시비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歸來一笛弄彭咸 돌아와 피리 소리에 모두 팽조(彭祖)165)처럼 즐기세.

東溟(동명)


155) 수선(水仙): 물의 신(神)이다. 두보의 「도죽장인(桃竹杖引)」에 “뿌리 자르고 껍질 벗기매 자옥과 같으니,강비와 수선이 애석해도 어쩔 수 없어라.[斬根削皮如紫玉, 江妃水仙惜不得.]”라고 하였다. 古文眞寶前集


156) 교인(鮫人):남해(南海)에 살고 있다는 인어(人魚).늘 쉬지 않고 교소(鮫綃)라는 비단을 짜며,울면 눈물이 진주(眞珠)로 변하며 나온다 한다.述異記


157) 구선(緱仙):구선은 생황으로 봉황 울음소리를 내며 이락(伊洛王)에子서 노닐던 왕자교( 喬)가 도사 부구공(浮丘公)을 따라 숭고산(崇高山)에 올라가 30여 년 동안 신선술을 닦고는 지산(緱氏山)에

서 학을 타고 승천했다는 고사를 말한다. 列仙傳王子喬


158) 위천(渭川):위천에서 낚시질하였던 강태공(姜太公)의 일을 말함.


159) 균천(勻天):‘鈞天’이라고도 표기하는데 균천광악(鈞天廣樂)의 준말로, 천상(天上)의음악이나 궁중의 음악을 말한다. 춘추 시대 진(晉)나라 조 간자(趙簡子)가 꿈에 천제(天帝)의 거처에서 노닐면서 균천광악을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史記卷43 趙世家여기에서는 성대한 음악을 가리킨다.


160) 호(頀): 탕(湯)임금의 음악을 이름.


161) 행단(杏壇):행단은 공자의 묘전(廟前)에있는단(壇)의 이름인데,공자가 생도들을 모아 놓고 여기에서 강학을 했으므로,후세에는 흔히 강학하는 곳의 뜻으로 전용하기도 한다.


162) 초죽(楚竹):초죽은 중국초(楚)땅에서 나는 대나무이다.당(唐)나라 유종원(柳宗元)의시「어옹(漁翁)」에, “어옹이 밤에 서암 곁에 묵더니[漁翁夜傍西巖宿], 새벽에 맑은 상수를 긷고 초죽으로 불을 때누나[曉汲淸湘燃楚竹].”라고 하였다.


163) 강리(江籬):홍조류(紅藻類)꼬시래깃과에 속한 해초(海草).흑자색 또는 암갈색으로,수많은 가지가 있어 흐트러진 머리카락 같은 모양이다.우무를 만들 때 우뭇가사리와 섞어서 쓴다.우리나라, 일본,사할린,타이완 등 따뜻한 지방의 옅은 바다에 난다. 초나라 대부(大夫) 자초(字椒)와 초회왕(楚懷王)의 동생 사마자란(司馬子蘭), 두 사람은 모두 간사한 소인이었다. 그래서 「이소(離騷)」에 이 두 사람이 시속을 따라 변절한 것을 풍자하여, “진실로 시속을 따라 흐르다 보면[固時俗之流從兮], 또 뉘라서 변하지 않을쏘냐[又孰能無變化]. 산초와 난초가 이와 같음을 보노니[覽椒蘭其若玆兮], 하물며 게거와 강리 따위야 말해 무엇 하랴[又況揭車與江籬].”라고 하였다.


164) 팽함(彭咸):은(殷)나라의 개사(介士)로서뜻을 얻지 못하자 강물에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165) 팽조(彭祖): 팽조는 성은 전(籛)이고, 이름은 경(鏗)이다. 요(堯) 임금의 신하로 하(夏)나라, 상(商)나라, 주(周)나라까지800여 세를 살았다고 하는 전설상의 인물이다. 莊子逍遙遊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