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양양의 6·25 비화

5중대 털보 중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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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81회 작성일 2010-04-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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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중대 털보 중대장

6․25가 터지기 전에 동해안을 사수하고 있던 군대는 8사단 10연대였다. 연대 사무실은 강릉 화부산에 있었는데, 현남면, 현북면에서 주로 활동하던 부대는 10연대 소속으로 흔히 5중대, 6중대로 알려진 두 개 중대였다. 그 중 5중대 중대장 털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전해진다.

이 사람은 성명보다도 멋있게 기른 구레나룻 때문에 털보중대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워낙에 모습이 털보이다 보니 팔로군 출신이란 루머까지 떠돌았다. 6․25가 터지기 전이라도 국경에서 분쟁은 수시로 일어났다. 이 분쟁은 1948년-9년경이 더욱 치열했는데, 당시 38선을 넘나드는 공비를 색출하는 데 털보 중대장이 일가견이 있었고 싸움도 곧잘 하여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너무 많은 전과를 올린 것이 문제였다. 오늘은 몇 명을 잡았고, 또 오늘은 몇 명을 사살하였다 하니 한두 번이어야 믿지 너무 자주 보고를 하니 믿지못하겠다는 것이었다.

하루는 미군 쓰리쿼터가 오더니 인구 다리 밑에다가 가마니를 버리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하여 동네 꼬마아이들이 나가 가마니를 열어 살펴보니 바로 잘라진 사람의 머리가 들어있었다. 털보 중대장이 공비들 머리를 베어 상급자에게 보이고는 곧바로 이 곳에다 버린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털보 중대장이 자신의 말을 증명하려고 공비의 머리를 베어 상급자에게 보이고 곧바로 이 곳에 내어버린 것이라 생각했다. 혹은 아마도 상부에서 머리를 잘라 오라는 명령이 있지는 않았을까 추측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후로는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상부에서도 더 이상 털보중대장에게 증명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