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비화

27. 영어 배우려 하우스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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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57회 작성일 2016-03-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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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영어 배우려 하우스보이


박제철 (남, 82세, 양양읍 성내리)

면담일 : 201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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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를 배우려고 조산에 있는 미군부대 하우스보이로 들어갔다 .

친구들이 고등학교 2 학년에 다니고 있어 그들이 같이 다니자고 했다 . 5 년간의 학교를 뛰어넘어 고등학교 2 학년에 가려니 인민학교만 다녀서 다른 교과는 따라가겠는데 영어와 수학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 그래서 조산에 있는 미군 KMG 부대에 영어를 배우러 하우스보이로 취직했다 . 하루에 30 단어씩 외우고 미군에게 회화로 활용하였다 . 미군들은 회화는 하는데 글씨를 쓰라고 하면 스펠링을 틀리게 썼다 . 아침 일찍 출근하여 부대에서 하는 일은 자기가 맡은 막사에 청소하고 미군 구두 닦고 잔심부름이 전부였다 . 영어를 7 개월간 배우고 PX 에서 그

당시 귀하게 여긴다던 손목시계를 사서 구입한 후 미군부대에서 나왔다 .

학력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5 개 학년을 넘어 고 2 학년 2 학기에 편입하였다 . 다음은 수학공부를 하려고 시작했다 . 하여 내가 알고 있는 김기정 선생님을 찾아 갔다 . 밥상을 놓고 나에게 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쳐 주시는데 기본이 없으니 도저히 알 수가 없다 . 삼각함수 , 싸인 코싸인 , 탄젠트는 알지 못하고 외우기만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 9 월에 학교에서 시험을 보러오라고 연락이 왔는데 영어와 수학만 본다고 했다 . 고순재 선생님이 다음 문제를 내고 교실로 가셨다 .

- 내일 날이 좋으면 강현 비행장으로 놀러갈까 한다 .
- 차기 대통령은 이승만씨를 추대하겠다 .


- ROKA( 로카 ) 는 무슨 약자인가 ?


- NP 와 MP 는 어떤 약자인가 ?

나는 추대란 말을 잘 몰라서 원한다고 했더니 교장선생님이 잘 활용했다고 기뻐하셨다 .


- 학력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5 개 학년을 넘어 고 2 학년 2 학기에 편입했다 .

다음은 수학시험 . 권 교감선생님이 문제를 제시했다 . 그런데 도저히 모르겠어서 얻어들은 싸인 , 코싸인 연필로 그리면서 시간을 끌었더니 교장선생님이“영어는 잘하는데 수학은 왜 못하느냐”고 하신다“ . 저는 수학은 좋아하지 않아 공부를 안했습니다 . ”라고 말하니까“그러면 고등학교 1 학년에 편입하여라 . ”교장 선생님 , 친구들이 2 학년인데 열심히 할 테니 2 학년에 넣어 주세요라고 하였더니“너 중학교 어디 다녔니 ? ”예 강릉 천주교회에서 운영하는 명신중학교에 다 녔습니다 . 라고 말하니까“그러면 증서를 가져와 봐 . ”나는 미리 예견하고 그 학교를 같이 다니던 친구교복을 가져왔다 . 명신학교는 교복에 명신 이란 단추가 달려 있었다 .

당시 그 학교는 교회에서 세운 학교이기 때문에 학적부가 없어서 명신학교를 택한 것이다 . “ 내일 부모님을 모시고 오너라 . ”그렇게 해서 어머니를 모시고가서 초등학교 1 년 중학교 3 년 고등학교 1 년 모두 5 개 학년을 뛰어넘어 고등학교 2 학년 2 학기에 편입하게 되었다 .

입학금은 시계를 7 만원에 팔아서 내고 친구들과 같이 다니게 되었다 . 학교를 다니면서 열흘 배운 수학실력으로는 따라 하기가 힘들었다 . 다른 교과는 줄줄 외웠다 . 훈민정음 서문 , 독립선언서 등 그래서 고문 선생님에게는 인정을 받았 는데 수학은 전연 달랐다 . 수학 선생님에게 솔직하게 저 학교 못 다녔습니다 . 라고 말씀드리고 수업시간에 참고서로 공부하겠다고 허락을 받았다 . 모든 교과에서 외우는 시험은 다 맞을 수 있어서 똥 뱃장을 부려 시험을 치루지 않아서 양고 1 회로 졸업할 때 꼴찌인 43 등을 했다 .

그로부터 얼마 후 공무원시험에 합격 손양면에 첫 발령받아 공직생활을 시작 했으며 각 읍 면사무소의 호병계일을 주로 담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