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문화27호

산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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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42회 작성일 2016-03-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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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최우수상]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상평초등학교 6학년 이예지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텔레비전이 켜있다. 소파에는 할아버지가 앉아서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계신다. 할아버지는 일찍 일어나신다.
나는 아침밥을 할아버지랑 같이 먹는다. 할아버지랑 밥 먹는 것은 깜깜한 어둠 같다. 항상 내 밥그릇에는 밥이 수북이 있다. 할아버지는 내 생각하시느라
“다 먹어야 돼.”
하지만 밥이 너무 많다.
“아침에는 이렇게 많은 밥 못 먹어요.”
“안 돼. 다 먹어야 돼.”
아침에는 할아버지를 못 이긴다. 밥 먹을 때는 좀 그렇지만 무엇을 사줄 땐 천사다. 내가 과자, 아이스크 림을 먹고 싶다고 하면
“알았어. 다음에 꼭 사줄게.”
그리고 다음에 꼭 사주신다. 약속은 잘 지키는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차리고 밥을 드시고 커피 한 잔을 하신다. 짧은 휴식이지만 즐겁다. 그리고 일하러 가신다. 양양에너지월드 홍보관에서 일하신다.
일 마치고 저녁 때 집에 오셔서 할아버지와 커피 한 잔을 하신다. 티비를 보면서 커피를 드신다. 커피를 드시며 눈이 감길랑 말랑 하신다. 일이 힘들면 커피에 들어간 카페인도 효과 없다. 카페인이 오히려 잠을 오게 하나보다. 눈이 감길랑 말랑 하시지만 잠을 꾹 참고 저녁밥을 차리신다. 저녁밥을 먹고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신다.
“요번은 송이가 잘 나려나?”
“마이 나면 좋겠는데.”
“예지야, 커피 두 잔.”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더라도 벌떡 일어나서 자동으로 부엌으로 가면서 대답한다.
“네… 네.”
부엌으로 달려서 맥심 커피 두 잔을 끓인다. 컵에 따뜻한 물을 부으면 김이 모락모락 난다. 그리고 커피 냄새가 부엌에 가득하다. 나는 커피를 쟁반에 올려 들고 거실로 간다. 커피를 들고 거실에 갈 때 커피 냄새가 내 쪽으로 온다. 그럴 때면 나도 빨리 커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를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내가 탄 커피를 드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피로가 확 가시는 얼굴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웃고 있는 얼굴을 보면 나도 피로가 확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