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문화29호

[건강상식]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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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13회 작성일 2018-02-0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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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수술은 꼭 필요한 환자만 제대로 받아야


오전 외래 진료는 보통 9시 반에 시작하는데 그 시간보다 일찍 침대에 실려 내원하는 환자는 대부분 허리디스크가 파열되어 걷지 못하는 환자일 가능성이 많다. 지난 주 분당에서 다른 병원을 거쳐 내원한 34세 여자환자 역시 심한 엉치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일어나 앉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평소 강남에 위치한 유명 입시 학원에 주말도 없이 자가운전으로 출퇴근하면서 수학을 가르쳤다는 그 환자는 운동량 부족으로 최근 체중이 5킬로 가량 늘었다고도 했다. 아파서 고통스러워 보였지만 차분한 환자에 비해 침대 옆에서 손을 꼭 잡고 있는 보호자인 남편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불안해 보였는데, 타원에서 2주전
촬영후 가져온 MRI 사진을 검토하고 있는 내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선생님 꼭 수술이 필요한가요? 찾아보니 디스크 환자 중에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정도라고 하던데...


맞는 얘기다. 교과서적으로도 허리디스크를 앓는 경우 보존적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 반응이 없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군이 대략 10-15% 정도이다. 나머지 90% 가량의 대다수 환자들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물론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지 치료가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꾸준하면서도 적절한 근력운동과 통증치료 정도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의사가 개입할 부분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당장의 통증을 개선시킬 수 있는 통증치료 정도이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통증의 강도와는 관계없이 디스크 파열로 인한 신경마비로 발목이나 발가락, 무릎관절이나 고관절 등에 근력이 저하되거나, 심한 신경압박으로 인해 대소변장애가 발생하였을 경우이다.


다시 그 수학강사의 얘기로 돌아가보면. 처음 증상이 생긴 건 한달 쯤 전이었는데 그 당시는 허리쪽 통증만 있어서 인근 한방병원에서 침맞고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 후 증상의 호전이 있는 듯 하다가 2주 전부터는 엉치와 다리 쪽으로 통증이 내려와 인근 병원에서 MRI를 찍고 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았으나 통증의 강도가 심하지 않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라는 믿음 하에 통증치료만 몇 차례 해왔다고.
그러다가 통증이 심해지니 그때서야 부랴부랴 사진을 들고 내원하였던 것이다. 정작 환자인 수학강사는 안타깝지만 본인이 그 10%에 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나 보호자인 남편은 허리에는 절대로 칼을 대서는 안된다는 그릇된 믿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다가가 발가락과 발목을 움직여보라고 말한 후, 보호자인 남편에게 양쪽의 근력을 직접 비교해보라고 말씀 드렸다. 환자는 4-5번 디스크 파열로 왼쪽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드는 힘이 오른쪽에 비해서 반이상 감소되어 있는 상태였다. 디스크파열에 의한 신경손상은 마치 전선케이블을 양 끝에서 잡아당기는 것과 같은 손상을 준다. 전선을 감싸고 있는 고무재질 때문에 겉으로 봐서 전선줄은 멀쩡해 보이지만 안쪽의 구리선 가닥들이 몇 가닥 끊어지는 손상을 입어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 결과로 손상 입은 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 마비가 발생되는 것.


의사의 입에서 수술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아직도 일부 환자들은 본인이 왜 하필 그 10%에 해당하는 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MRI를 들고 수술하지 않고도 낫게 해준다는 광고나, 주위 사람 누구가 허리에 주사 한방 맞고 좋아졌다는 뜬소문에 끌려 여기저기 치료쇼핑을 시작한다. 환자들의 이런 약한 마음을 악용해서 완치가 되는 수술비보다 훨씬 비싼 비수술치료만을 전문적으로 권하는 병원들도 이미 주위에 많이 등장한지라 악화가 양화를 위협하는 상황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은 아니다.
다행히도 그 수학강사는 합리적 사고에 익숙한 전공 탓인지 본인의 상황을 바로 인지하였고 무사히 수술을 받은 후 퇴원하였으며 현재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해왔다.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


■ 정의
추간판이 돌출되어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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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
척추의 퇴행성 변화는 다른 근골격계와는 달리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부터 나타난다. 추간(척추 사이의)판이 노화됨에 따라 추간판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에 원심성의 균열(circumferential fissure)과 방사성 파열(radial tear)이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옆으로 옮겨 놓으려고 하면 과다 굴곡된 상태에서 압박력과 염전력을 받아 추간판 중앙의 수핵은 더 이상 섬유륜에 쌓여있지 못하고 방사성 균열 사이로 비집고 나와 추간판 탈출증을 유발하게 된다.


■ 증상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 환자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방사통이다. 탈출된 추간판이 신경근을 자극하게 되어 신경근이 분포하는 다리에 감각 이상이 초래된다. 제5 요추 신경근이 자극되면 안쪽 발등에 감각 이상을 호소하고, 제1 천추 신경근이 자극되면 발등의 외측에 감각 이상을 호소한다. 대개 감각 저하나 무감각을 호소하지만 통각 과민으로도 나타난다. 근력 또한 약해져서 제5 신경근 이환 때에는 족부 신전근이 쇠약해지고 이 때는 발 뒤꿈치로 걷는 것이 어려워진다. 드문 경우이나, 돌출된 수핵이 크고 중앙에 위치한 경우 대소변 기능이나 성기능 장애 및 하지 마비가 올 수 있다.


■ 진단
추간판 탈출증의 진단은 진찰과 방사선 검사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을 진단하기 위한 대표적인 이학적 검사는 하지 직거상 검사(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펴고 통증이 느껴지는 쪽 다리를 천천히 올려 고관절이 90도 될 때까지 들어올리는 검사)이다. 바로 누운 후 무릎을 편 채로 다리를 서서히 올려 보았을 때, 다리 뒤로 전기가 흐르듯이 뻗치는 통증이 발생하여 정상 쪽에 비하여 아픈 다리를 올릴 수 없으면 양성이다. 이 외에도 다리의 감각이나 근력이 떨어지며, 심부 건 반사에 이상이 초래되어 슬개 건 반사나 아킬레스건 반사가 소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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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방사선 검사는 우선 단순 방사선 검사를 시행한다. 단순 방사선 검사에서 정상 요추 만곡의 감소 외에는 추간판 탈출증을 진단할 만한 특이 소견은 없지만 다른 진단을 감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검사이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가장 진단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모든 추간판 탈출증 환자가 자기공명영상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찰만으로도 추간판 탈출증 진단이 어느 정도 가능하며, 전체 환자의 80~90% 정도는 약 1~2달 간의 안정 및 보존적 치료만으로 잘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간판 탈출증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정밀 검사를 시행하는 것보다 일단
안정과 보존적 치료를 하고, 진단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나 수술이 필요할 때 정밀 검사를 시행해도 된다.


■ 치료
추간판 탈출증의 치료는 보존적인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는 증상이 지속된 기간, 통증의 강도, 재발의 횟수, 환자의 직업, 나이, 성별, 작업량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1) 보존적 치료
보존적인 요법으로는 절대 안정, 소염 진통제의 복용, 골반 견인, 열 치료, 초음파 치료, 피하 신경 전기 자극(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TENS), 마사지, 코르셋이나 보조기의 착용, 경막 외 부신피질 호르몬 주사(epidural steroid injection), 복근강화 운동, 올바른 허리 사용법에 대한 교육 등이 있다.
급성 증상이 있는 경우 절대 안정이 도움이 되지만 그 기간은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좋다. 골반 견인은 전반적인 요통의 대증적인 치료로 사용되며, 이는 침상 안정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킨다. 가능하면 급성 동통이 사라지는 대로 코르셋을 착용하여 보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코르셋은 장기간 착용하면 근육의 위축이 초래되므로 복근 및 등 근육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충분한 보존적 치료 없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과잉치료가 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수술적 치료
수술적 요법은 보존적인 치료를 6~12주 하여도 효과가 없는 참기 힘든 통증이 있거나, 하지 마비가 초래되어 호전되지 않거나 진행되는 경우, 대소변 장애가 초래되는 경우, 동통이 자주 재발하여 일상 생활이 어렵고 여가 선용에 지장이 있는 경우 시행한다. 수술 전 주된 증상이 신경근 자극에 의한 하지 방사통이 아니라 요통일 때에는 추간판 절제 수술을 시행하여도 요통은 별로 호전되지 않는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기존의 절개 후 수술하는 고전적 방법부터 최소 침습적 수술이 있고, 최소 침습적 수술로는 수술 현미경 하의 수핵 절제술, 내시경을 이용한 수핵 절제술, 자동 경피적 수핵 절제술, 레이저를 이용한 수핵 절제술, 약물을 수핵 내에 주사하는 화학적 수핵 용해술이 있다. 주사로 녹여내는 방법은 최근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 경과/합병증
추간판 탈출증에 의한 요통 및 방사통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치료의 방법에 상관없이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며, 이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염증 반응이 소실되고 수핵의 수분이 흡수되어 수핵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또한 신경근을 계속적으로 누르고 있으면 신경근의 길이가 길어지는 생체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자연적으로 증상이 없
어질 때까지 얼마나 환자를 편안하게 지내게 하는가가 치료의 근간이 된다.급성 증상이 사라지고 나면 복근 운동을 통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통증이 너무 심하여 조절이 힘든 경우에만 시행한다는 개념이 중요하다.극히 소수의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 예방방법
지속적인 허리 운동을 하는 것이 요통 및 추간판 탈출증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30분 가량 평지나 낮은 언덕을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자유형이나 배영 중 편한 것)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앞에서 기술한 대로 올바른 허리 사용법을 익히고 습관화하는 것도 요통 및 추간판 탈출증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 생활 가이드
흡연은 요통이나 좌골 신경통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므로, 흡연자의 경우 우선 금연을 시행해야 한다.
비만도 추간판 탈출증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써 적절한 체중 조절이 중요하다.
요통 및 추간판 탈출증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허리에 좋은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을 들 때에는 항상 몸에 가깝게 붙여서 들고, 무릎을 굽히고 허리는 편 자세를 유지하며, 허리를 구부리면서 비틀지 않는다. 앉을 때에는 등받이가 약간 뒤로 기울어진 의자에 허
리를 펴고 앉는다. 의자에 깊숙이 앉아 엉덩이를 등받이에 대어야 하며, 20~30분에 한번씩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준다. 팔걸이가 있고 뒤꿈치가 땅에 닿는 높이의 의자가 좋다.
서 있을 때에는 한쪽 발을 낮은 발판이나 상자 등에 올려놓으며, 작업대를 편안한 높이에 오도록 하고 작업한다. 운전할 때에는 좌석을 운전대에 가깝게 하고 무릎 쪽을 높게 하고, 허
리에 쿠션을 받쳐서 지지할 수 있도록 한다. 잘 때에는 바닥은 비교적 단단하되 약간의 쿠션이 있는 것으로 하며, 무릎 밑에 베개를 받치거나 옆으로 돌아누워서 자도록 한다.


■ 식이요법
비만인 경우 추간판 탈출증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체중 관리를 고려한 식사를 하여야 한다.


출처(제공처 정보)
[네이버 지식백과] 추간판 탈출증 [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