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문화32호

8월 - 자심탑 효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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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80회 작성일 2021-02-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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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대한 효행이 극진하여 어머니 돌아가신 후 돌을 쌓아서 탑을 세웠는데, 매일같이 그 아래에서 극락세계로 가시라고 기도를 드렸으므로 자심탑이라 한다는 이야기를 영혈사 노승 여잠이 1680년경 전하여 왔다.
옛날 양양 안심암(安心庵)에는 새벽과 저녁에 법당을 돌면서 종을 치고 목탁을 두드리며 도량을 정화하는 승려(僧侶) 자심(慈心)이 있었다.
속세에는 불교를 믿지 아니하는 부모가 살고 있었다.

 
■ 보살행 권유
그러던 중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가 홀로 남게 되었다.
“어머니 부처님을 믿으시지요?”간청하였으나 도무지 듣지 않았다.
효성스러운 자심은 어머니를 절로 모시진 못해도, 매일 한 번씩 틈 있는 대로 어머니께 문안하고 위로하는데 정성을 다하였다. 절에서 기도하는 한편 탁발도 하여 봉양도 하였다.
비록 출가한 중이라고는 하나 홀로 남아있는 어머니 생전에는 불편 없이 지내도록 효성을 다하였다. 그러나 신심이 없던 어머니가 극락에는 가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어머니 죽은 후의 고초가 걱정되었다.
 
■ 어머니 몫의 탑
자심은 어머니의 사후를 위해 어머니 몫의 탑을 세우기로 하였다. 그는 탑에 쓸 돌을 여러 곳에서 찾아 그 한 덩어리를 정성을 다하여 망치와 정으로 돌을 다듬어 어머니의 극락행을 소망하였다.
동료 승려가 그의 성실한 노력에 감동되어 협력하겠다고 자청하였으나 그는 모두 사절하고 홀로 자기 힘으로만 이 탑을 쌓아갔다. 그러다 보니 자심의 정성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

■ 어머니의 사십구재와 도반(道伴)의 합력
그러던 중 아직 탑이 완성되기 전에 어머니가 병상에 눕더니 얼마 안 되어서 세상을 떠났다.
장례와 사십구재를 마치고 절에 돌아와 보니 자심이 완성하지 못했던 탑 윗부분이 깨끗이 완성되어 있었다. 자심이 이상히 여겨 동료들에게 물었더니“자네 어머니가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기 전에 탑이 다 완성되어야 그 탑의 공력으로 극락에 가겠기에 남은 부분을 우리가 합력하여 다 마치었네.”라고 했다.
도반의 합력으로 5층 옥개석(지붕돌)과 보주를 다듬어 완성한 오층석탑은 훌륭하였다. 한편 고맙기도 하려니와 한편으로는 남의 힘으로 마치게 되어 개운치 아니한 데가 있었지만 이미 다된 것이니 그대로 두고 날을 받아 탑제를 지내기로 했다.
 
■ 자심의 꿈
그런데 탑제 바로 전날 밤 자심의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
“자심아! 나는 저승에 갔더니 염라대왕이‘너는 부처를 믿지 않아 지옥으로 보낼 것이나, 네 아들 자심이 불공드려 석탑을 다 쌓을 때까지는 미룬다.’하더라.”
자심은 어젯밤 꿈 이야기를 동료 스님에게 말 하고 양해를 구하여 겨우 그들이 납득이 가도록 설득하였다.
그날부터 자심은 전과 같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아니하고 혼자 힘으로 염불을 하며 탑을 열심히 완성하였다.
아미타불의 은덕의 결정이었다. 자심은 탑을 안고 부처님에 무한 감사로 탑제를 올렸다.
탑제 날 밤 꿈에 또 나타나신 어머니는 비단옷을 입고 연꽃 속에 앉아 있었다. 어머니는 연꽃을 타고 자심에게 오더니
“나는 그동안 극락도 지옥도 아닌 곳에서 고생하고 있었다. 이제 염라대왕이 불러 대왕 앞에 갔더니 대왕이 인과업보(因果業報)란 본인에 의한 것인데 그대는 생전 그대의 업보로는 당연히 지옥으로 갈 것이나 아들의 효성과 신심이 하늘에 사무쳐 오늘 아들 덕에 극락으로 가게 되었다.”
 
■ 자심의 효행기도
그 후에도 한결같이 부처님께 기도하기를,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극락으로 인도하여 주소서.”
“우리 중생을 고해에서 구원하여 주소서.”라고 기원하였다.
그 뒤부터 이 탑을 자심탑이라 부르게 되었고, 죽은 부모가 극락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꼭 이 탑에 와서 기도를 드렸다고 하였다.

■ 자심탑의 수난
자심탑은 일제 강점기부터 옮겨 다니는 수난을 당하였다.
일제 강점기는 안심암에서 해체되어 화일리 마을로 옮기어 져 있다가 1957년에 춘천경찰서로 5개 옥개석만을 가지고 가서 새로 탑신석을 만들어 정원에 안치하여 2000년경까지 존치되었었다.
2000년경영혈사로4개의옥개석만을영혈사경내로옮겨안치하였다. 1층옥개석은분실되었다.
2005년 천년고찰 영혈사 경내에 불사(佛事)하여 자심탑을 5층 석탑으로 복원하여 지금은 불제자와 방문객이 부모님 천도를 위해 이 탑에 와서 기원하고 있다.

다음은 고려시대 나옹선사(惠勤:혜근1320년~1376년)의 안심암에 대한 시문을 소개한다.

               懶翁禪師詩(나옹선사시)
忽到安心三兩日(홀도안심삼량일) / 홀연히 안심(安心)에 와서 이 삼일 머물고
心身歇了向襄州(심신헐료향양주) / 몸과 마음을 쉬고 나서 襄州로 향하였다.
道人蹤跡誰能挽(도인종적수능만) / 도인의 종적을 누가 능히 되살리려나
東海岩邊任自遊(동해암변임자유) / 동해안 바위 가에서 자유롭게 노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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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경찰서(1999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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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혈사(2001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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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혈사(2005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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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혈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