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12. 追錄 덧붙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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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03회 작성일 2021-02-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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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追錄 덧붙여 쓰다.


十條佳景是漁城 열 가지 아름다운 경치가 어성(漁城)이니

泉石烏烟次第成 샘물과 바위와 오현(烏峴)의 안개가 차례를 이루네.

龍沼灘鳴琴枕冷 용소(龍沼)의 여울이 우니 거문고 누워 썰렁하고

爐峰月隱斗牛明 향로봉(香爐峰)에 달이 숨어 두우(斗牛)가 밝다.

落照花林看瀑布 낙조가 든 꽃 같은 숲에서 폭포를 보고

慈雲山寺聽鍾聲 은혜로운 구름 뜬 산사에서 종소리를 듣노라.

帽岩高積奈川上 관모암(冠帽巖), 고적치(高積峙), 내천(柰川)가에

漁笛樵歌聊付生 어부의 피리와 초동의 노래에 애오라지 생을 붙인다.

可山(가산) 崔思吉(최사길)


十景重重盡碧城 십경은 거듭거듭 모두 푸른 성인데

名區泉石一村成 명승이라 샘물과 바위가 한 마을을 이루었네.

浮雲遠接樹烟起 뜬구름은 멀리 숲의 연기 일어남과 접하고

落照又迎峰月明 낙조는 또 봉우리 달 밝음을 맞이한다.

飛瀑難分漁篴聽 날리는 폭포에 어부의 피리 구분해 듣기 어렵고

鳴灘半雜暮鍾聲 울리는 여울은 저녁 종소리와 반쯤 섞였어라.

居人亦識游魚樂 사는 사람 또한 노니는 물고기 즐거움을 안다면

柰葉川邊老此生 사과 나뭇잎 시냇가에서 이 생애 늙어가리.

晩釣(만조) 崔鳳集(최봉집)


口傳名號曰雲門 입으로 전하는 이름이 운문이니

日月千秋石帶痕 천년의 세월에 바위는 흔적을 남기었네.

卜築茅茨猶勝地 띳집 지으니 오히려 명승지요

也持景物是眞源 경치를 또 가졌으니 참 근원이네.

原野烟籠靑欲出 언덕과 들은 안개 둘러 푸른빛은 다하려 하고

山亹風箒爽如飜 산과 수문(水門)은 바람이 쓸어 서늘함이 더한다.

羽衣仙客憑虛立 신선 차림의 나그네는 허공에 의지하여 섬에

六坎分明佛不言 물의 형세가 분명함은 부처도 말이 없으리라.

可山(가산)


鑒鑒混混闢洞門 보고 봐도 흐릿흐릿 골짜기 문 열리어

昔人往往筆生痕 옛사람 자주 부 흔적 남겼어라.

仙緣疑有金丹竈 신선의 인연으로 금단(金丹) 만든 곳인가 의심하고

道氣先看活水源 도(道)의 기운으로 살아있는 물의 근원을 먼저 보네.

危壁霜濃蒼蘚老 위태한 절벽은 서리 짙어 푸른 이끼 늙어가고

寒潭風動錦鱗飜 찬 연못은 바람 불어도 비단 비늘 번쩍이는구나.

勝名妙合耶溪寺 명승지는 오묘하게 야계(耶溪)173)의 절과 부합하여

賀監舊遊誰與言 옛날 노닐며 보던 곳을 누구와 함께 이야기할까?

晩釣(만조)


仙庄茶竈晩炊烟 신선집 차 만드는 부엌에 저녁밥 짓는 연기 일어

烟樹蒼蒼似去年 안개 낀 숲은 푸르고 푸르름이 지난해와 비슷하네.

年少輩人憑夢景 나이어린 사람들 꿈속 경치에 의지하지만

景明春日織文天 경치 밝은 봄날은 문채 나는 하늘을 이룬다오.

天光雲影釜淵谷 부연(釜淵) 골짜기에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어리고

谷靄林霏珠寺邊 명주사(明珠寺) 주변 골엔 아지랑이에 가랑비 온다.

邊幅靑山烏下暮 주변 한 폭의 청산은 까마귀 내려앉는 저녁이라

暮林啞啞吊歸仙 저녁 숲에 까마귀 울음이 돌아가는 신선을 조문하네.

可山(가산)


居人曾是老風烟 사는 사람 일찍이 풍경 속에 늙어가나니

峴樹蒼蒼閲幾年 고개에 나무는 푸르고 푸르게 몇 년을 보냈나?

如霧如霾深鎖壑 안개 끼고 흙비 내리면 골을 깊게 닫았다가

和雲和雨翠連天 온화한 구름과 온화한 비에는 푸르게 하늘을 이었네.

畫開鈆墨濃淡裏 먹물의 농담 속에 그림 같은 풍경이 열리어

帳設靑羅遠近邊 푸른 비단이 멀고 가까운 주변에 펼쳐졌구나.

夕照朝暉迷望處 저녁 빛과 아침 햇살이 희미하게 보이는 곳에

餐芝薪桂摠神仙 버섯 먹고 계수나무 때는 것이 모두 신선이라오.

晩釣(만조)


紅沉返照落岑花 붉은빛 감도는 석양이 봉우리의 꽃을 비추고

籠樹碧峰一逕斜 나무를 두른 푸른 봉우리에 한 길이 빗겨 있구나.

客步忙忙催策馬 나그네는 말 채찍 재촉하여 총총히 걷는데

童樵暮暮帶林鴉 아이는 까마귀 앉은 숲에서 저녁마다 나무하네.

斂將飜石山高地 산높은 땅에 은거하니 물이 돌을 뒤집고

窮且入雲海近家 바다 가까운 집은 길 다하여 구름으로 들어간다.

問是景公齊下淚 이곳이 제나라 경공이 눈물 흘린 곳174)인지 묻나니

同今視古以予嗟 옛날을 봄이 오늘과 같아 탄식하게 하는구나.

可山(가산)


峯似懸燈燈似花 봉우리는 매단 등불 같고 등불은 꽃 같으니

長明不患夕陽斜 오래도록 밝아 석양이 기울어도 근심하지 않네.

草邊雙笛驅來犢 풀 가에 쌍 피리 송아지를 몰고 오고

木末孤烟帶去鴉 나무 끝 외로운 구름은 까마귀와 함께 간다오.

溪水拖紅飜石壁 계곡물은 붉은빛 끌어 석벽에 부딪히고

林陰轉翠暗山家 숲 그늘은 더욱 푸르러 산 집을 어둡게 하는구나.

齊公當日牛山淚 제(齊)나라 경공(景公)은 우산(牛山)에서 눈물 흘려175)

千載令人堪可嗟 천년토록 사람들 탄식하게 하는가!

晩釣(만조)


銀瀑飛流碎玉潭 은빛 폭포 날아 흘러 옥 연못 부수고

四時霹靂動西南 사계절 천둥소리 주변을 진동시키네.

終看大海趍歸勢 큰 바다로 돌아가는 형세를 끝내 보리니

休道長虹雜咏談 긴 무지개 같은 허황한 말은 하지 말게나.

絶壁縣崖玄落落 절벽의 깎아지른 벼랑은 아득히 떨어지고

衝波舂臼碧淡淡 부딪치는 물결이 방아 찌어 푸르고 담담하네.

莖纓一濯滄浪外 창랑(滄浪)의 물결 외에 한 줄기 갓끈 씻어도

爽豁精神惹興酣 정신을 시원하게 뚫어 좋은 흥을 인도하는구나.

可山(가산)


削成鐵壁揷銀潭 깎아 철의 절벽 이루어 은빛 연못에 꽂으니

白割靑山限北南 흰 구름 청산을 나누어 남과 북으로 그어놓았네.

四序雷鳴眞別界 사계절 우레 울리니 참으로 별세상이요

九天河落豈虛談 하늘에서 폭포가 떨어짐이 어찌 헛된 말이랴?

紫烟耀日凝眸遠 붉은 안개에 태양 비추어 멀리 응시하니

玉屑生風拂面淡 옥가루에 바람 일어 얼굴을 담담히 만져주네.

最愛激聲聾我耳 폭포 소리 귀먹게 함을 가장 사랑하나니

不聞世利夢如酣 세상의 이익 듣지 않아 잠도 단술 같아라.

晩釣(만조)


千秋龍逝自鳴灘 천년의 용이 떠나니 절로 여울 울리는데

龍沼深深寂寞寒 용소(龍沼)는 깊고 깊어 적막하고 쓸쓸하네.

往往潮聲蕭灑急 지나고 지나도 물소리 맑고도 급하지만

源源泉脉慣聽安 깊은 근원의 샘물줄기 너그럽게 들려 편안하다.

落波古渡澎澎石 옛 나루에 지는 물결은 바위에 일렁이고

疎雨斜陽籊籊竿 석양의 성근 비에 긴 낚싯대 드리우네.

篁韻松風松水畔 대숲의 소리와 소나무의 바람과 물가에 소나무와

主人琴韻要人看 주인의 거문고 소리는 사람들이 보길 바라오.

可山(가산)


碧沼老龍吼石灘 푸른 소에 늙은 용 있어 바위 여울이 우니

怒濤聒聒入窓寒 성난 물경 넘실넘실 창으로 한기가 드네.

如聽雷動心常怵 우레 동하는 소리 들은 듯 마음 항상 두렵고

半雜風聲夢不安 바람 소리 반은 섞여 꿈자리 편치 못하네.

武曲境深元晦棹 원회(元晦)가 노 젓던 무곡(武曲)의 경계 깊고

桐江波激子陵竿 자릉(子陵)176)이 낚시하던 동강(桐江)의 파도 격하네.

揚淸滌穢原其性 맑음을 드날려 더러움 씻음이 원래 성품이니

勇義精神這裏看 용기와 의로운 정신을 이 속에서 볼 수 있느니라.


晩釣(만조)

爐峯之上月如峰 향로봉 위의 달은 봉우리 같아

恨不及時與子逢 한이 이르지 않을 때 그대와 만났지.

門戶榮光誰折桂 가문에 영광으로 누가 등과(登科)하였는가?

樓臺興味我哦松 누대(樓臺)에 흥은 나도 소나무를 읊으면 되리라.

初朒山河秋淡蕩 처음에 산하(山河)는 가을이라 맑았고

漸盈宇宙夜從容 점차 세상 가득 밤이 찾아와 조용해지네.

香烟紅日芸窓曉 향기로운 안개에 붉은 해는 새벽 창에 향기로워

高積浮雲影又濃 고적치에 뜬구름 그림자 또다시 짙어진다.

可山(가산)


峯云高積積層雲 봉우리 높이 쌓였다 해도 층층의 구름 쌓였고

每驗年豊五色分 늘 풍년 경험해도 다섯 색을 나눈다네.

化處蒼茫巫峽夢 변하는 곳은 무협몽(巫峽夢)177)이 아득하고

湧時想像退之文 솟아날 때는 한유(韓愈)의 문장을 상상하네.

歸藏洞府龍應蟄 돌아가 동부(洞府)178)에 은거하면 용도 응당 숨고

飛出天衢鴈共群 날아서 하늘길로 나오는 것은 기러기 무리이지.

大地生靈乾雨望 대지의 백성들 하늘에 비를 바라니

殷湯聖德更無聞 은나라 탕왕(湯王)의 성덕은 다시 듣지 못했다오.

晩釣(만조)


峰非高積疊浮雲 봉우리가 고적치(高積峙) 아니어도 첩첩한 구름이라

雲復如峰渾不分 구름이 다시 봉우리 같아 구분하기 어렵구나.

秋晩粧成紅樹景 가을이 깊게 물들어 붉은 숲의 경치 이루더니

春來歸帶碧山文 봄이 와 다시 푸른 산의 문양 띄네.

最喜閒中禽鳥語 한가로운 속에 새의 노랫소리 가장 좋아하니

時看這裡鹿麀群 이 속에 사슴의 무리 때로 본다오.

茶床題罷冶遊興 차 마시다 글쓰기 다하면 노니는 흥 일고

峰復如雲虛籟聞 봉우리는 다시 구름 같아 빈 울림을 듣는다.

可山(가산)


轉輾氷輪上矗峰 돌고 도는 달 옆의 무성한 봉우리

開門欣若故人逢 문 열고 기뻐함이 친구를 만난 듯하구나.

蟾光不沒香飄桂 달빛은 향기 이는 계수나무에서 사라지지 않고

鶴睡先驚影掛松 학은 졸다 그림자 걸린 소나무에 먼저 놀라네.

公遠銀橋如可見 공원(公遠)179)의 은(銀) 다리를 볼 수 있다면

嫦娥玉鏡爲誰容 항아(嫦娥)180)의 옥 거울은 누구를 위해 단장할까?

謫仙采石停盃後 이백(李白)이채석강(采石江)에서 잔을 멈춘 이후에

到此文章醉興濃 이 문장에 이르러 취한 흥이 깊구나.

晩釣(만조)


柰川歸路坐觀魚 내천(柰川)의 돌아가는 길에 앉아 물고기 구경하자니

理在深淵自得居 이치는 깊은 연못에 있으니 스스로 터득하여 사네.

搖尾飜鱗眞箇好 꼬리 흔들고 비늘 움직이며 참으로 좋으니

泳游活潑果如何 헤엄치며 노니는 활발함은 과연 무엇과 같은가?

沉蒲臥柳俄而隱 부들에 잠기고 버들에 누워 잠깐 사이에 사라지더니

沙暖風微更欲噓 모래 따스하고 바람 잔잔하니 다시 노래하고자 하네.

寄語前村敲釣者 앞마을에 부탁해 낚싯대 두드리는 사람

朝來莫向雨聲疎 아침에 와서 빗소리 성글어도 향하지 않는구나.

可山(가산)


仰昔先王信及魚 옛날 선왕의 믿음이 물고기에 미침181)을 우러르니

川潛淵躍各安居 시내에 잠기고 연못에 뜀은 거처를 편히 여겨서라.

孟曾買放恩知否 맹증(孟曾), 매방(買放)은 은혜를 아는지 모르는지?

莊亦游…缺… 별장 또한 노니는…결(缺)…

庚申孟冬粧衣 1920년10월에 표지를 입힘.


173) 야계(耶溪): 야계는 약야계(若耶溪)로, 중국 절강성(浙江省) 회계현(會稽縣) 동남쪽에 있는 시내 이름이다. 춘추 시대 월나라의 미녀 서시가 그 근처에서 연밥을 따고 빨래를 하면서 놀았다고 한다.


174) 제나라 경공이 눈물 흘린 곳:춘추 시대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우산(牛山)에서 노닐다가 자연경관에 감탄하여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가 있음.


175) 우산(牛山)에서 눈물 흘리고:춘추 시대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우산에서 노닐다가 북쪽으로 제나라 국성(國城)을 돌아보고 말하기를,“어떻게 강물이 질펀히 흐르는 이 고장을 버리고 죽는단 말인가[若何滂滂去此而死乎].”라고 말하고,눈물을 흘렸던 데서 온 말이다.


176) 자릉(子陵):후한(後漢)사람.엄광(嚴光)의 자(字)엄광이 어릴 때 광무제(光武帝)와 같이 공부하였는데,광무제가 즉위하자 숨어 사는 것을 광무제가 찾아 간의 대부(諫議大夫)에 제수(除授)하였으나 사양하고 부춘산(富春山)에 은거하였음.


177) 무협몽(巫峽夢):꿈속에 정신이 나가 노니는 것을 이른 말로, 초 회왕(楚懷王)이 꿈에 무산(巫山)의 선녀(仙女)와 정사(情事)를 가졌다는 무산몽(巫山夢)을 이른다.


178) 동부(洞府):도교(道敎)의 용어로,신선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179) 공원(公遠):당(唐)도사(道士)나공원(羅公遠)을 이름.그는 중추 밤에 계장(桂杖)을 공중에 던져 은(銀)다리를 만들어 현종(玄宗)과 함께 월궁(月宮)에 올라 선녀들의 춤을 구 경하고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을 듣고 돌아왔다 함.


180) 항아(嫦娥): 달 속에 있다고 하는 선녀의 이름이다. 하(夏)나라 때 예(羿)가 일찍이 선녀(仙女)인 서왕모(西王母)에게 불사약(不死藥)을 얻었는데, 미처 먹기 전에 그의 처인 항아가 몰래 훔쳐 먹고는 달로 달아났다고 한다. 『淮南子覽冥訓』


181) 믿음이 물고기에 미침 『주역』「감괘(坎卦)」정전(程傳)에 “지성은 금석을 관통하고 수화를 헤쳐 나갈 수 있으니,무슨 험난함인들 형통하지 못하겠는가.[至誠, 可以通金石、蹈水火, 何險難之不可亨也.]라고 하여 정성이 지극하면 불가능이 없다는 뜻이다. 『주역』중부괘(中孚卦) 단(彖)〉에 “돼지와 물고기에까지 미치게 되면 길하다고 한 것은 그 믿음이 돼지와 물고기에게까지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豚魚吉, 信及豚魚也.]”라고 하여, 지극한 정성이 있으면 감동시키기 어려운 미물까지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