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4. 花嶝落照 화등산(花嶝山)의 낙조-1

페이지 정보

조회 988회 작성일 2021-02-28 17:54

본문

4. 花嶝落照 화등산(花嶝山)의 낙조-1


60쪽


落照拖紅染嶝花 낙조가 화등산을 붉게 물들이자

婆娑人影向東斜 한가로운 사람 그림자 동쪽으로 기울었네.

翩翩飛下尋巢鶴 날갯짓하며 내려와 학은 둥지를 찾고

啞啞啼歸帶影鴉 깍깍 울며 돌아와 까마귀는 그림자 드리운다.

百代光陰弦上箭 오랜 세월은 시위 위의 화살 같았고

一時烟火水邊家 한때의 안개가 물가 집에 어렸구나.

牛山昔日齊公淚 옛날 우산(牛山)에서 제나라 경공56)도 눈물 흘렸으니

垂老人生孰不嗟 늙은 인생에 누가 탄식하지 않으랴?

龍洲(용주)


嶝花西畔藿傾花 화등산 서쪽 두둑은 콩잎이 꽃으로 기울어

奄奄遅遅照半斜 약하고 더딘 모습으로 비쳐 반쯤 기울었네.

震影長天歸短鴈 움직이는 그림자는 긴 하늘에 짧게 기러기 돌아가고

剥陰古木集寒鴉 그늘 가득한 고목에는 찬 까마귀 모였어라.

一聲樵笛來山路 나무꾼 피리 한 소리 산길에 들려오고

數點炊烟近水家 불 때는 연기 몇 점은 물가 집에 가깝구나.

誰有止戈能係索 누가 있어 싸움을 그치게 하고 계통 찾을 수 있을까?

世間耆耋昃离嗟 세상에 늙은이들 새벽에 떠나며 탄식하네.

星史(성사)


嶝西落照眼迷花 화등산 서쪽 낙조는 희미한 꽃 보는 듯하니

故曳雲紅半壁斜 예로부터 구름을 붉게 만들어 반쯤 벽에 기울었네.

遠路短鞭催去馬 먼 여정에 짧은 채찍으로 가는 말 재촉함에

群山暮景帶來鴉 뭇 산의 저녁 경치에 오는 까마귀 모였어라.

蒼凉氣色懸林木 처량한 기색은 숲 나무에 달려 있고

散射靜神入野家 흩어지는 정신에 들 집으로 들어간다.

請看陰陽消長理 음양(陰陽)이 쇠하고 성하는 이치 보기를 청하니

何須齊淚作嗟嗟 어찌 반드시 모두 눈물 흘리며 탄식하랴?

南崗(남강)


不老嶝頭不落花 늙지 않는 화등산 머리는 꽃도 지지 않아

花邊返照影東斜 꽃 주변에 반사된 빛 그림자 동쪽으로 기울었네.

蒼生遠樹投雙鳥 백성들 먼 나무에 쌍조(雙鳥)의 시57)를 던지고

紅斂孤城帶一鴉 붉은 석양의 외로운 성에 까마귀 무리 지었네.

樵曲還催村北路 초동의 곡조는 마을 북쪽 길을 다시 재촉하고

炊烟先起水西家 불 때는 연기는 물가의 집에서 먼저 일어나는구나.

日之出沒陰陽理 해가 뜨고 지는 음양(陰陽)의 이치속에

謾使景公見以嗟 멋대로 경공(景公)을 보고 탄식하게 하랴?

東溟(동명)


窓西葵影半傾花 창 서쪽은 해바라기 그림자 반쯤 기운 꽃이니

忽忽蒼蒼冉冉斜 홀연히 푸르고 푸른 빛이 점점 기울었네.

芳草前溪歸巷犢 앞 시내 꽃다운 풀에는 송아지가 골목으로 돌아가고

寒烟古木向捿鴉 고목의 찬 연기에는 까마귀 둥지로 향한다.

老僧飛杖尋山寺 노승은 나는 지팡이로 산사를 찾고

遠客停鞭問酒家 먼 나그네는 채찍 그치고 주막을 묻는구나.

千古人生於此老 이곳에서 늙어가는 천고에 인생

更看白髮正堪嗟 다시 백발을 보고 탄식하는구나.

秋畹(추원)


玉蓮千丈上開花 옥같은 연꽃이 천 길 위에서 꽃을 피우니

花嶝奇觀日欲斜 화등산의 기이한 경관에 해는 지려고 하네.

丹穴玲瓏盤下鳳 단혈(丹穴)58)은 영롱하여 봉황이 돌아내리고

寒林歷落倒飜鴉 찬 숲은 쇠락하여 까마귀가 거꾸로 날갯짓하네.

看看祗是流年處 보고 또 봐도 다만 세월 흐르는 곳이요

望望還如待月家 바라보고 바라보니 문득 달 기다리는 집 같구나.

只信此山靑不老 단지 이 산은 푸르러 늙지 않음을 믿으니

人生何必空長嗟 사람이 살아가며 하필이면 공연히 길게 탄식하랴!

小山(소산)


花嶝嶝外半殘花 화등산 고개 밖에 반쯤 꽃이 지니

萬丈花嶝自倒斜 만 길의 화등산이 저절로 거꾸로 기우네.

夾澗蒼凉爭下鳥 끼인 계곡은 스산해도 새들 다투어 내려앉고

遠山紅歛欲飜鴉 먼 산에 노을 물들자 까마귀 날갯짓하려 한다.

轉收巷北漁樵逕 거리 북쪽에 돌아 난 곳은 어부와 나무꾼의 길이요

勝出汀東洴澼家 물가 동쪽에 빼어나게 난 곳은 빨래터 있는 집이네.

費盡光陰天亦老 시간을 다 쓰면 하늘 또한 늙어가나니

幾人到此不長嗟 몇 사람이나 여기에 이르러 길게 탄식하지 않으랴?

錦樵(금초)


暈紅將斂滿嶝花 붉은 해가 지려 함에 온 고개가 꽃이니

暮景尤奇夕照斜 저녁 경치 더욱 기이하게 석양에 기울었네.

遠天孤度隨陽鴈 먼 하늘은 해 따르는 기러기의 헤아림이 외롭고

古木亂飜吊影鴉 고목은 그림자 조문하는 까마귀 날갯짓 어지럽다.

牧笛歸來山下路 목동의 피리 소리는 산 아래 길로 돌아오며 울리고

炊烟齊起水西家 불 땐 연기 물가 서쪽 집에서 나란히 일어나네.

牛岑垂淚這何事 우잠(牛岑)에 눈물 흘리니 이 무슨 일인가?

謾使浮空生自嗟 제멋대로 허공에 탄식하게 만드는구나.

石樵(석초)


緩步花山濃眼花 느린 걸음으로 화등산 오르니 눈 가득 꽃이요

殘霞紅斂日將斜 남은 노을 붉은빛 사라지고 해도 기울어 간다.

齊飛樹末投來鳥 새는 나란히 날다가 나무 끝으로 던지듯 오고

閃影雲端尺去鴉 까마귀는 번득이는 그림자 구름 끝을 자질하며 가네.

千秋寅餞羲和宅 천추에 해를 공경히 전별하는 희화(羲和)59)의 집이요

晩世狂歌趙俠家 말세에 미친 노래 부르는 조협(趙俠)의 집이라오.

人生反覆如斯否 인생이 반복된다면 이와 같겠는가?

萬劫塵寰正可嗟 만 겁 세월의 속세는 탄식할 만하구나!

近溪(근계)


花嶝落暉遍是花 화등산에 지는 노을이 곧 꽃이니

殘紅欲斂返仍斜 남은 붉은 빛 사라지려 함에 반사되는 빛도 기운다.

山雄黃處呼其犢 산은 웅장해 누렇게 물든 곳에서 송아지를 부르고

日色蒼時彩亦鴉 햇빛 푸를 때 무늬 또한 까마귀 같네.

飜入鳥聲來谷樹 골짜기 나무로 오는 새소리 뒤집혀 들리고

亘垂樵影下蹊家 집으로 내려가는 길에 나무꾼 그림자 드리우네.

漁城便作霞城赤 어성이 문득 자하성(紫霞城)60)의 붉음을 이루어

欲訪仙標一發嗟 신선 풍모를 방문하고자 하니 탄식이 나오네.

峴愚(현우)


56) 제나라 경공:춘추 시대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우산(牛山)에서 노닐다가 자연경관에 감탄하여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가 있음.


57) 쌍조(雙鳥)의 시:백성들의 근심을 나타내는 말이다.한유(韓愈)의「쌍조(雙鳥)」시에,“두 마리 새가 우는 것을 그치게 하지 않는다면 [不停兩鳥鳴], 만물이 모두 시름겨워할 것이요 [百物皆生愁], 두 마리 새가 우는 것을 그치게 하지 않는다면 [不停兩鳥鳴], 봄과 가을도 없어질 것이요 [自此無春秋], 두 마리 새가 우는 것을 그치게 하지 않는다면 [不停兩鳥鳴], 해와 달도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할 것이요 [日月難旋輈], 두 마리 새가 우는 것을 그치게 하지 않는다면 [不停兩鳥鳴], 나라의 큰 정치도 홍범(洪範)의 구 주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大法失九疇]”라는 구절이 나온다. 『韓昌黎集卷5』


58) 단혈(丹穴):단혈은 전설상의 산 이름으로, 이곳에 오색 영롱한 봉황새가 산다고 한다. 『山海經 南山經』


59) 희화(羲和):중국의 고대 신화에 의하면,여와씨(女媧氏)가 오색 돌을 구워서 터진 하늘을 꿰매고[補天], 희화(羲和)가 감연(甘淵)에서 해를 목욕시켰다고[浴日] 한다.


60) 자하성(紫霞城): 주왕산(周王山)에 있는 산성으로 일명 주방산성(周房山城)이라고도 하는데, 신라의 왕자인 김주원(金周元)이 고려의 군사를 막기 위하여 쌓은 성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