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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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09회 작성일 2021-02-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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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4


39쪽


名區泉石近雲門 샘물과 바위는 명승지인 운문에 가까우니

滌瘦形容過雨痕 파리한 모습 씻어 비 지나간 흔적 같네.

幾多俗客題詩品 얼마나 많은 속세의 객이 시를 지어 평하였나?

可愛前人學道源 옛사람의 도를 배운 근원은 사랑할 만하도다.

別有山中因勝槩 산속에 별도의 세계가 있음은 승경(勝景) 때문이요

曲流林下更回飜 숲 아래에서는 굽어 흐르다 다시 돌며 뒤집히네.

禽聲春色紅塵外 새 소리와 봄 경치는 세상 밖의 일이니

蔡老文章與共言 채팽윤(蔡彭胤)이 문장과 함께 말하였구나.

漢奎(한규)


天藏地秘作雲門 하늘과 땅이 감추어 운문을 만들어

泉石居然有古痕 샘물과 바위에 의연히 옛 흔적 남겼구나.

冬出蘇仙歌赤壁 겨울에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가 나왔고

春來漁客問桃源 봄에 어부가 도원(桃源)을 물어 찾아왔다오.

龍蟠虎伏形容怪 용이 서리고 호랑이가 웅크린 모양 괴이해

金躍璧沉影子飜 금빛 빛나고 옥이 잠겨 있는 그림자 어리네.

十里蒼苔多小景 십리에 푸른 이끼 소소한 경치 있으니

箇中難與俗人言 그 속에는 속세 사람의 말을 함께 할 수 없어라.

復來(복래)


雲門泉石繞山門 운문의 샘물과 바위는 산의 문을 두르고

肇錫嘉名訪古痕 아름다운 이름 처음으로 지어 옛 흔적 찾았네.

蹲虎蟠龍開別界 웅크린 호랑이 서린 용이 별세상 열고

跳珠噴玉發洪源 튀는 구슬 토한 옥이 넓은 근원을 발하였어라.

貪廉豈有人情變 탐욕이 청렴하게 변함이 어찌 인정이 변해서랴?

甲乙曾經歲月飜 갑을의 순서 일찍이 세월의 변함에

上有香庵奇絶處 위에는 향로암의 빼어난 곳이 있으니

于今記得古傳言 이제야 옛날 전하는 말 얻었구려.

駿秉(준병)


石磐泉洌古雲門 너럭바위 샘물 흐르는 곳이 예로부터 운문이니

三字巖鋟不蝕痕 세 글자 바위에 써 넣은 흔적 지워지지 않았네.

萬玉參差猶見勢 만가지 옥은 들쑥날쑥 오히려 세를 드러내고

兩峰瀉出可尋源 두 봉우리 사이로 물 흘러 근원을 찾을 수 있어라.

犬牙如錯深根固 개이빨처럼 들쑥날쑥 섞인 깊은 뿌리 견고하고

龜鑑無塵倒影飜 거북등 같은 바위 보니 티 없는 그림자 아른거리네.

這裡誰知風景好 이 속에 풍경 아름다운 줄 누가 알겠냐만

聊將奇怪向人言 애오라지 기괴한 풍경이 사람에게 말하리라.

昇楀(승우)


香爐巖下有雲門 향로암(香爐庵) 아래에 운문이 있으니

白石淸泉特著痕 흰 바위와 맑은 샘이 특별히 은적 드러내었네.

次第奇形題甲乙 차례대로 기이한 모양 갑을을 다투고

上頭活水有眞源 상류의 살아있는 물 참된 근원이 있어라.

隕星昔日蒼穹濶 옛날 별 떨어진 푸른 하늘은 넓고

歸海他時碧痕飜 다른 때 돌아간 바다 푸른 흔적 일렁인다.

巖額猶存司馬筆 바위머리에는 사마(司馬)의 글씨39)가 남아 있고

照然陳跡後人言 환하게 펼쳐진 필적이 후인에게 말을 하네.

基復(기복)


兩岸靑山雲出門 양쪽 언덕의 푸른 산은 구름이 문에서 나오고

中臨泉石不磨痕 가운데 샘물과 바위는 흔적 지워지지 않았네.

千年題品多奇狀 천 년 동안의 풍평 속엔 기이한 형상 있고

百里沿流見本源 백리를 따라 흐르는 물은 근원을 볼 수 있구나.

漁翁垂釣銀梭躍 어옹(漁翁)이 낚시 드리우닌 은빛 북이 뛰고

文士登臨筆陳飜 문사(文士)가 오르니 필적이 펼쳐진다.

寓目斯間眞趣足 이 사이에 눈을 두니 참된 맛이 족하여

有時嗽玉可堪言 때로 옥을 흐르는 물을 말 할 만하네.

기성(基成)


始觀一景自雲門 운문으로부터의 경치 이제야 보니

臨水層巖帶舊痕 물 옆의 층층의 암벽은 옛 흔적 남아 있네.

能耐風霜經浩劫 풍상에도 인내하고 오랜 세월 지나왔나니

不休晝夜得眞源 밤낮으로 쉬지 않고 참된 근원 찾을 수 있구나.

頭頭列立山根錯 머리마다 늘어선 산이 뒤섞여 있고

曲曲鳴來玉影飜 골짜기마다 울려오는 옥 그림자 어리네.

昔日禪菴墟尙在 옛날 절 암자 터는 아직도 있으니

今人指點以傳言 요즘 사람이 가리키며 말을 전하는구나.

昌楀(창우)


何甞禹斧導雲門 어찌 일찍이 우부(禹斧)40)가 운문으로 이끌었나?

矗立潺流邃古痕 우뚝 선 바위 잔잔히 흐르는 물 깊이 옛자취 있네.

一見能知顚米芾 한 번 보니 먼저 미불(米芾)의 서체임을 알고

遍尋猶似辨桃源 두루 찾으니 오히려 도원(桃源)을 찾는 듯하네.

漱餘氣味茶甌爽 양치질 후에 맛은 찻사발처럼 시원하고

棋罷風儀羽袂飜 바둑 둔 후에 풍모는 신선 옷소매 휘날렸네.

從古膏肓醫不得 예로부터 고황(膏肓)41) 치료했음을 듣지 못했으니

遊人到此復奚言 노니는 사람 여기에 이름을 다시 어찌 말하랴?

黃崑(황곤)


翠壁浮雲鎖洞門 푸른 절벽에 뜬구름은 골짜기 문을 잠그고

泉流噴玉石苔痕 흐르는 물이 뿜는 옥구슬 바위에 이끼 흔적 만드네.

龜形削出神功力 거북 모형은 귀신 공력으로 빚어냈고

雲影徘徊活水源 구름 그림자 살아있는 물 근원을 배회하는구나.

山下孤菴桑海變 산 아래 외로운 암자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변했고

岩頭刻字筆花飜 바위 머리에 새긴 글자는 붓의 꽃이 어렸어라.

烟波十里淸溪上 안개의 물결 10리의 맑은 계곡 가에

翫客逍遙可與言 감상하는 나그네 거닐며 이야기할 만하다오.

炳濟(병제)


39) 사마(司馬)의 글씨:녹은(鹿隱) 이형익(李衡翼)의 쓴 ‘운문암(雲門庵)’ 세 글자를 말한다.


40) 우부(禹斧):우 임금이 가지고 있던 도끼를 말한다. 우 임금이 천하 하천(河川)의 물길을 다스릴 적에 이 도끼로 용문산(龍門山)을 끊어 물길이 통하게 하였다고 하며, 중국 전체를 구 주(九州)로 나누

어 다스렸다고 한다. 『淮南子』


41) 고황(膏肓):심장의 아래쪽과 횡격막의 윗부분 사이로, 인체의 가장 깊은 곳에 있어 병이 생기면 낫기 어렵다. 불치병의 뜻으로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