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시문

구룡연〔九龍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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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6회 작성일 2024-02-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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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연〔九龍淵〕


황경원(黃景源)



구룡연은 울창한 숲속에 숨겨져 있어    九淵閟幽森

예로부터 신룡(神龍)이 사는 곳이라 했네  古稱神龍宅

비로봉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源出毗盧峰

동쪽으로 흘러 층층 쌓인 바위를 뚫고   東流穿積石

일고여덟 굽이를 휘휘 돌아         縈回七八曲

넘실넘실 드디어 못을 이루었네       灧灧遂成澤

넘실넘실 드디어 못을 이루었네       灧灧遂成澤

양 언덕은 말의 귀처럼 생겼는데              雙崖如馬耳

급한 여울이 그 틈으로 쏟아져 내리네   激湍下其隙

텅 빈 골짜기엔 우레 소리 요란하고       驚雷殷空谷

멀리 푸른 산은 흐트러진 실타래인 양 어여쁘네  散絲媚遠碧

홀연 흰 구름이 흘러왔나 했더니         忽疑白雲來

떠다니다 다시 바람에 흘러 돌아가네        徘徊風更逆

해 뜨자 바위너설 고요하고             日昇嵁巖靜

깊고 어둔 못가엔 사람의 흔적 없어         潭黑無人跡

높은 낭떠러지엔 올라갈 수 없고           懸崖不可躋

다만 소나무 잣나무만 보이네            但見檜與柏

유람객이 산마루를 타고 올라            游子緣山巓

안개를 헤치고 물줄기의 끝을 찾아          凌霧窮水脈

천만 길 벼랑에 몸을 드리우다가           垂身千萬仞

시냇가에 부질없이 신발만 남겼다네          溪上空留舃

조심조심 검푸른 골짜기를 굽어보며          怵惕臨玄壑

얼기설기 떡갈나무 더미를 붙잡고 올라가네      罥罣攀叢柞

아 보잘것없는 이 내 몸이지만            哀此六尺軀

어찌 홍모처럼 가벼이 내던지랴            豈如鴻毛擲

한가로이 걸어 동쪽 언덕에 오르니          閒步升東丘

오히려 하얗게 날아 내리는 폭포수 보이네       猶見飛流白

표표히 날리는 모습 멀리 보니 더욱 기이한데      飄颻遠逾奇

밝은 달만 흘러 흘러가는 저녁이라네          冉冉明月夕


『江漢集』




「九龍淵」

 

九淵閟幽森. 古稱神龍宅. 源出毗盧峰. 東流穿積石. 縈回七八曲. 灧灧遂成澤. 雙崖如馬耳. 激湍下其隙. 驚雷殷空谷. 散絲媚遠碧. 忽疑白雲來. 徘徊風更逆. 日昇嵁巖靜. 潭黑無人跡. 懸崖不可躋. 但見檜與柏. 游子緣山巓. 凌霧窮水脈. 垂身千萬仞. 溪上空留舃. 怵惕臨玄壑. 罥罣攀叢柞. 哀此六尺軀. 豈如鴻毛擲. 閒步升東丘. 猶見飛流白. 飄颻遠逾奇. 冉冉明月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