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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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84회 작성일 2021-02-2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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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3


35쪽


洞口深深雲作門 골짜기 입구 깊고 깊어 구름이 문을 만드니

古來泉石別盤痕 예로부터 자연에는 특별한 반석에 흔적 있었네.

秦城築日曾餘物 진나라 성 축조하던 때는 남는 물건이었으나

禹鑒當時得導源 우임금 살피던 당시는 근원으로 인도했다오.

奔流百里淸川濶 백 리를 어지럽게 흘러가는 맑은 시내는 드넓어

盤錯千秋劫雨飜 천추의 세월에 뒤섞여 많은 비에 뒤집혔으리라.

此間應有考槃樂 이 사이에 은거(隱居)하는 즐거움이 있어

故使行人指點言 행인을 가리키며 말하겠지.

石澗(석간)


杖藜徐步過雲門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어 운문을 지나니

一逕依俙戴舊痕 한 길은 희미하게 옛 흔적을 의지하고 있네.

石立怪奇無俗狀 바위는 서서 괴이하게 속세의 모양이 없고

泉流活潑見眞源 샘물은 흘러 활발하게 참 근원을 보여주는구나.

日華鮮晶斯間動 해는 화창하여 고운 수정 빛이 이 속에 발하고

風色淸凉這上飜 풍경 빛은 청량하게 이 위에서 바뀌네.

峽叟樵兒能識否 골에 늙은이와 나무하는 아이는 이를 아는가?

晩來自得付詩言 저녁 되자 스스로 깨달음을 시로 읊나니……

菊下(국하)


仙居佛氣闢雲門 신선 살고 부처 기운 있는 운문이 열리니

奇石寒泉漱篆痕 기이한 바위와 찬 샘물은 글씨 흔적 양치질하네.

錦蘚晶熒侵滑履 비단이끼 수정처럼 빛나 미끄러운 신발에 침범하고

玉波紺碧鑑淸源 옥 물결 검푸른 옥 같아 맑은 근원을 보여주누나.

秋光闒辣蒼苔老 가을빛에 다락문 닫혀 푸른 이끼에 늙어가고

夏雨禑褷白鳥飜 여름비에 깃털이 나 흰 새가 날갯짓하는구려.

想得居然歸我有 은근히 나의 거처로 돌아갈 생각 하자니

淸堪謀耳片堪言 청량함을 도모할 뿐 말하기 어렵구나.

晩翠(만취)


烟霞洞府闢雲門 안개 낀 골짜기에 운문이 열렸으니

人過百年尙有痕 사람은 백 년이 지나도 오히려 흔적 남겼구나.

白石蒼苔留李篆 푸른 이끼 흰 바위에 이형익(李衡翼)이 글씨 남겼고

落花流水似桃源 흐르는 물은 꽃잎 떨어져 도원(桃源) 같구나.

魚聽琴韻峨洋古 물고기는 아양곡(峨洋曲) 거문고 곡조를 듣고

鳥下棊盤日月飜 새는 세월이 흐른 바둑 두던 반석에 내려앉네.

恨不此生茅棟結 이곳에 나서 띳집 짓지 못함을 한하나니

回頭塵臼欲無言 속세로 머리 돌리면 말하지 않으려 한다오.

滄農(창농)


白雲山門 흰 구름 어린 산의 문에

泉飛下石留痕 샘물 휘날려 떨어지니 바위에 흔적 남았네.

何彼淸淸也皓皓白 어찌 저리 맑고도 맑으며 희고도 하얀가?

千年瘦骨萬里長源 천 년의 마른 뼈 만 리 멀리에 근원 하였으니

誰能撼我牢牢志 누가 나의 강직한 뜻을 흔들 수 있을까?

風不  打雨不飜 비바람 치나 치지 않으나 바뀌지 않는다네.

於斯自得逍遙趣 이에 소요하는 뜻을 자득하였으니

愼勿傳余非是言 삼가 전하지 않고 말하지 않으리라.

東溟(동명)


漁城田上有雲門 어성의 전답(田畓)옆에 운문이 있으니

泉石淙淙過雨痕 샘물은 바위에서 흘러 빗물 흔적이 있네.

別業誰云輞川界 별장에 누가 망천(輞川)의 경계38)를 이야기했나?

名區知是武陵源 명승지인 이곳이 무릉도원임을 알리라.

洋洋盈耳淸音奏 맑은 음악 연주가 귀에 가득 넘쳐흐르고

鑒鑒孱顔細浪飜 가는 물결 속에 높은 산 비추어 보이네.

恐汚俗塵頻嗽口 자주 입에 올려속 세의 때에 물들까 두려우니

於人最可不能言 남에게 말하지 않음이 가장 좋아라.

竹翁(죽옹)


居然泉石鎖雲門 의연한 자연은 운문을 걸어 잠그고

竹下苔連依舊痕 대나무 아래 이끼는 옛 흔적과 이어 있네.

水落寒沙精鑿色 물 떨어지는 찬 모래는 깨끗이 씻은 빛이요

鑑開半畝活來源 거울 열린 반이랑은 활수가 오는 근원이라오.

爐峰藏屋人烟起 향로봉(香爐峰)은 집을 감추어 연기만 일고

高積倒江夕照飜 고적치(高積峙)는 강에 비쳐 석양에 빛나는구나.

那得尋眞深入意 어찌 진경을 찾아 깊이 마음에 들 수 있을까?

漁樵指點到今言 어부와 나무꾼은 손으로 가리켜 지금도 말을 하네.

寄隱(기은)


竇泉盤石踞雲門 바위구멍 샘물에 반석은 운문에 걸터앉아

滑膩不曾經斧痕 매끄러워 일찍이 도끼 흔적 지난 적 없어라.

若有米卽先拜丈 만약 양식 있으면 먼저 어른 찾아뵐 텐데

未知漁子更尋源 어부를 알지 못하니 다시 근원을 찾네.

玉含遐谷淸輝發 옥을 머금은 먼 계곡은 맑은 광채 발하고

壁近長江返照飜 절벽 가까운 긴 강은 되돌아 빛이 비춘다.

看見刻書懷古蹟 새겨진 글자 보며 옛 자취 생각함에

此山一岸亦堪言 이 산 한 절벽 또한 말할 만하다네.

素軒(소헌)


洞口泉甘石作門 골짜기 입구에 샘물은 달고 바위는 문을 만들었는데

頹碑傾塔尙餘痕 쓰러진 비석과 기운 탑은 여전히 흔적 남았네.

盤谷土肥歸李愿 반곡(盤谷)은 토양이 비옥해 이원(李愿)이 은거했고

武陵春晩訪桃源 무릉(武陵)은 봄이 다해 도원(桃源)을 찾았다오.

賢人陳跡丹書在 어진 사람이 베푼 자취에 붉은 글씨 남아있고

古寺遺墟碧海飜 옛 절의 남은 터는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嗟呼壯士去何處 아! 장사(壯士)어느 곳으로 갔는가?

水自潺潺山不言 물은 스스로 잔잔하고 산은 말이 없구나.

文式(문식)


千年古寺是雲門 천년의 옛 절이 운문이니

泉石猶存舊日痕 샘과 바위는 여전히 옛 흔적 있어라.

怪怪奇奇多佛態 괴이하고 기이하게 부처님 모양 많고

潺潺曲曲達眞源 잔잔한 골마다 참된 근원에 이를 수 있네.

上流洗鉢孤僧去 상류에서 사발 씻던 외로운 승려는 떠났고

古局踈棋落子飜 옛날 바둑 두던 성근 바둑판에 열매 떨어져 구르네.

往跡蒼恾無問處 옛 자취 물을 곳 없음에 아득히 서글픈데

斜陽啼鳥解人言 지는 해에 우는 새가 사람 말 이해하누나.

齊根(제근)


白雲深處是雲門 흰 구름 깊은 곳이 운문이니

泉石依然萬古痕 샘물과 바위는 의연히 만고에 흔적이 있네.

他山淑氣千秋色 저 산의 맑은 기운은 천추의 빛이요

活水精神百里源 살아 있는 물의 정신은 백 리의 근원이라.

潺潺澗湀琴聲和 시냇물은 잔잔한 흐름 거문고 연주와 어울리다가

鑑鑑磐牙玉色飜 너럭바위 엇갈림에 흐름 부딪혀 옥빛이 뒤집힌다.

知是前人多愛惜 옛사람 애석하게 여김이 많은 줄 아나니

至今猶有誦來言 지금에 오히려 암송하던 것 와서 이야기하네.

敬堂(경당)


38) 망천(輞川)의 경계:당대의 대시인이자 문인화가인 왕유의 별장과 주변 경관을 이르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