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어성십경창화시

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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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22회 작성일 2021-02-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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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雲門泉石 운문(雲門)의 샘과 바위-1


27쪽


石根泉脈絡雲門 돌부리와 샘의 맥이 운문(雲門)으로이어져

磨洗千秋不盡痕 오랜 세월 갈고 닦여도 흔적 다하지 않았구나.

題品尙遲分甲乙 등급 씀이 오히려 더뎌도 우열을 나누고

盈科漸進有淵源 구덩이를 채우고 점차 나아가 연원이 있도다.

使君來獵楸根打 사또가 와서 사냥하며 가래나무 뿌리를 두드리고

壯士登臨屐齒飜 장사가 오른 나막신이 자국이 찍혀있네.

川上巖留三字鋟 시냇가 바위에 세 글자34)가 새겨져 있는데

此間一片亦堪言 이 사이에 무슨 한마디 말이 필요하랴!

龍洲(용주)35)


坎泉艮石闢雲門 샘물과 바위가 있는 운문동(雲門洞)이 열리니

洞口山靑太古痕 골짜기 입구의 산은 푸르러 태고의 흔적이네.

楓葉秋林斜遠逕 단풍잎의 가을 숲에 멀리 길이 비껴있고

桃花春水覓仙源 복숭아 꽃잎 뜬 봄물에서 선원(仙源)을 찾는구나.

洌淸爲酒翁皆醉 맑은 물로 술빚으니 노인들은 모두 취하고

黑白分碁世幾飜 흑백을 나뉜 바둑처럼 세상은 얼마나 변했는가?

茅棟居然吾欲問 띳집에 거처하려 내가 묻고자 하나

琴書寂寂更無言 거문고와 책은 적막하여 더는 말이 없네.

星史(성사)


臨泉巖石號雲門 샘 옆에 바위와 돌을 운문(雲門)이라 하니

不許蒼苔食字痕 푸른 이끼가 글자 흔적 먹음을 허락하지 않네.

釋子來觀疑佛界 승려가 와서 보고 부처님 세상인가 의심하고

漁卽時復覓仙源 어부는 때로 다시 신선 세계를 찾는다오.

飛花逐水人間出 날리는 꽃 물결 쫓아 인간 세상 벗어나고

返照穿林壁上飜 석양빛 숲을 뚫어 벽 위에 움직이네.

茅棟居然成管領 띳집은 저절로 다스림을 이루니

主人風月與誰言 주인의 풍류를 누구와 함께 말하랴?

南崗(남강)


古人筆力闢雲門 옛사람의 필력에 운문동을 열었는데

巖面參橫刻字痕 바위에는 세 글자 새겨진 흔적이 있네.

全石無非來佛骨 모든 돌은 오신 부처의 모습이요

一泉應是自仙源 한샘물은 응당 저절로 선원이라오.

葉千秋老飛時下 나뭇잎은 오랜 시간 지며 때때로 떨어졌고

花萬春流激處飜 꽃잎은 오랜 봄 동안 흘러가며 물결쳐 뒤집혔나?

晩矣名區曾往事 늦었도다! 명승지에 일찍이 가야 했던 일

居翁白髮爲余言 사는 늙은이 백발로 나를 위해 말을 하네.

東溟(동명)


雲影重重闢洞門 구름 그림자 겹겹한 골짜기 문을 여니

淸泉白石洗塵痕 맑은 샘 흰 바위에 속세의 흔적을 씻었네.

斷崖老立嶒崚骨 깎아지른 벼랑은 늙어도 험준한 기골로 서 있고

別澗分流活潑源 나누어진 계곡은 나뉘어 활발한 발원에서 흐른다.

細逐浮花山外出 떠가는 꽃잎은 산 밖으로 나가며 가늘게 흐르고

亂收返照壁間飜 석양은 벼랑 사이에서 비치며 어지러이 거두네.

居然此物誰非我 도도한 이 자연에서 누군들 나를 잊지 않으랴?

恐使他人或漏言 다른 사람이 혹시나 누설할까 걱정스럽구나.

秋畹(추원)


一區泉石曰雲門 한 지역의 아름다운 경치를 운문이라 하는데

不見飛塵點染痕 날리는 먼지에 오염된 흔적 보이지 않는구나.

回想瑤溪非別界 아름다운 계곡을 회상하니 별도의 세상이 아니요

到頭活水是眞源 흐르는 물 거꾸로 오르니 참된 근원이네.

嶽僧留偈白雲在 산 중이 남긴 게(偈) 흰 구름 속에 있고

蔡老題詩紅葉飜 채희암이 쓴 시 붉은 낙엽에 나부낀다.

此地從來仙佛境 이곳은 예로부터 신선과 부처의 경계였으니

誰家能筆肇名言 누가 뛰어난 필치로 일찍이 명언 남겼나?

小山(소산)


泉石作家雲作門 자연이 집을 짓고 구름이 문을 만들었으니

也知眞宰費精痕 조물주가 힘을 쓴 흔적 또한 알겠구나.

何來大筆題前面 언제 와서 대필로 전면에 글씨 썼는가?

尙說仙居在上源 오히려 말하기를 신선 거처 상류에 있다 하네.

幽境轉深松桂老 그윽한 경계 소나무와 계수나무 늙어 오히려깊 고

古庵想像鷰鴻飜 옛 암자에서 제비와 기러기 나는 것 상상한다오.

靑山似護神慳地 청산은 신이 아끼는 땅을 지키는 것 같은데

萬疊回回不欲言 만 겹으로 돌고 돌아 말하려 하지 않는다.

錦樵(금초)


幽泉邃石闢雲門 그윽한 샘물 깊은 바위에 운문이 열리니

俗累全空一点痕 세속의 때는 한 점의 흔적으로 모두 사라지네.

層壁奇岩開佛界 기암의 층층 벽은 부처 세계를 열었고

曲流淸瀉達眞源 맑은 폭포 굽이 흐르는 진원에 도달하네.

客來篆跡溪山重 나그네 온 아련한 흔적 계곡과 산은 첩첩하고

僧去庵容歲月飜 스님 떠난 암자 모습 세월에 바뀌는구나.

到此悠然多古想 이곳에 도착하니 유유히 옛 생각 많아지고

居人習誦世傳言 사는 사람 세상에 전하는 말 익히고 외우네.

石樵(석초)


萬朶浮雲護洞門 만 갈래 뜬 구름이 골짜기의 문을 지키고

別區泉石古留痕 특별한 산수의 경치에 옛 흔적이 남아 있네.

千層巖立靑山麓 천 층의 암석은 푸른 산의 기슭에 서 있고

半畝鑑開活水源 작은 거울은 살아 있는 물의 근원에 열렸구나.

坐愛平圓苔蘚碧 평평하고 둥근 바위에 앉기 좋아하니 이끼는 푸르고

急流曲折痕花飜 굽이굽이 급히 흐르며 도화 꽃잎 뒤집힌다.

分明三字誰題刻 선명한 세 글자 누가 새겼을까?

想得當年野老言 생각해보니 그 해에 시골의 늙은이라 하네.

近溪(근계)


靑山佛劫老雲門 청산의 부처는 영겁 동안 운문에서 늙어가고

水石參差漲落痕 수석은 들쭉날쭉하고 오르고 내린 흔적 있구나.

頂上奇岩曾李篆 정상의 기이한 암석에는 일찍이 이 씨의 전서가 있고

眼前別地可桃源 눈앞의 별천지는 가히 도원이라 할만하구나.

翠崖霧捲晴嵐滴 푸른 벼랑에는 안개 걷혀 아지랑이 나타나고

丹壁霞生返照飜 붉은 벽에는 노을 반사되어 비추다가 뒤집어진다.

願作膏盲茅棟結 고질병처럼 띳집을 만들기를 원하며

興來携酒欲無言 흥이 올라 술도 마시니 말하고 싶지 않다오.

峴愚(현우)


34) 세 글자:운문동(雲門洞)이라는 세 글자로 추측됨.


35) 용주(龍洲):이 모임을 주관한 용주(龍洲) 이용선(李容璇)을 이른다. 이 이후로는 이미 앞에 나온 사람이므로 이름을 생략하고 호만 썼다.